이루
사거리였어요
저는 앞으로 가고 있었는데, 왼쪽에서 가로로 지나가던 사람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서 제 뒤를 쫒는거에요
처음엔 길 잘못 들어서 그런 줄 알았거든요?
근데 이걸 언제 스토킹인줄 알앗냐
지나가다가 갑자기 뭐 핸드폰을 본다던지 그래서 가만히 멈춰있잖아요?
그러면 옆으로 슬쩍 빠졌다가, 다시 걷기 시작하면 얼마 안가서 제 앞에서 다시 만나가지고 제 뒤를 쫒는거에요
이게 한두번도 아니고 3번이나 이러면 스토킹이 맞잖아
그때 무슨생각이 들었냐면 솔직히 자존심이 상했어요. 그 스토커가 엄청 말랐거든요?
내가 그래도 검도 유단자고 대회에서 입상도 한 사람이라 나름 덩치가 있는 편인데
'진짜 내가 얼마나 만만해 보였으면 저런 멸치가 나한테 저러지?' 라는 생각이었어요
저 그때 직장때문에 화가 이빠이 난데다 스트레스도 엄청나서 눈이 돌아갔었거든요
그러다가 내 집 주소가 알려질까봐 아빠한테 전화해서 마중 나와달라고 하고 편의점에 갔어요
물건 고르고 있는데 잘 보니까 편의점 직원이 엄청 덩치가 큰거에요
그래서 "제 뒤에 누가 왠 남자가 계속 쫒아오는데 잠깐 봐주시겠어요?" 라고 부탁했는데
그 점원이 "누가 쫒아온다고요?" 라고 말하시더니 금방이라도 두들겨 팰 기세로 나가셔서 봐주신거에요
그리고 다시오셔서 그런 사람 안보인다고 하시니까
그때서야 갑자기 막 눈물이 터져서 엉엉 울다가 아빠 오고 나서 들어갔어요
들어가는길에 또 분노에 사로잡혀서 아 이새끼 한번만 더 걸리면 내가 잡아 조져야지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근데 그거때매 3주동안 엄청 심란했어요
내가 회사때매 분노에 눈이 돌아가 있어서 그게 위험할거라는 생각을 전혀하질 못했다가 다음날에 직장동료가 말해 줘서 알았어요
알고 나니까 "그사람이 나중에 날 해치면 어쩌지?" 싶어서 3주동안 막 퇴근길도 바꿔보고 별 짓을 다해봤는데 소용이 없었어요
그때 진짜 어느정도 였냐면, 지나가다가 골목에서 다른 사람이 후레쉬를 켰거든요? 전혀 상관 없는 사람인데
근데"저 후레쉬가 나 스토킹했던 그 사람이면 어떻하지?" 하는 생각때문에 후레쉬 꺼질때까지 그자리에서 돌 처럼굳어 있었어요
아무튼 이 얘기의 교훈은 뭐다?
회사가 문제다
회사때매 분노에 눈이 돌아가서 그게 위험하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다.
ㅎㄷㄷ;;
제일 무서운건 사람이야 유단자고 뭐고 칼 앞에선 평등해..
ㄷㄷㄷ 왠 ㅁㅊㄴ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