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09:49 AM」- 월슨 호텔 지하 벙커 대피소
광장으로 계속해서 밀려든 사람들의 숫자가
거의 300에 육박할 무렵,
무장한 이들 중
유일하게 방독면을 착용하고 있지 않은 사내,
벤조가
중앙의 연단 위에 올라섰다.
『가져와.』
벤조의 지시에
부하 둘이
보안 콘솔과 연결되어있던 대형 모니터를
연단 위에 설치했다.
툭 튀어나온 광대뼈 때문에
더욱 냉소적으로 보이는
사십 대 백인 사내가
확성기를 손에 쥐었다.
삐이이익.
- 모두 주목.
웅성거리던 이들의 소리가
일시에 멈췄다.
- 가만있자.
연단 아래를 쭉 훑은 벤조가
불안한 표정으로 서 있는 남자 하나를 손으로 찍었다.
그러자
총을 든 부하들이 다가가
팔을 붙잡고
강제로 연단 위로 올려세웠다.
『왜 이러시오!』
붙잡혀온 남자의 목에 걸린 이름표를 본
벤조가 말했다.
- 그래···카일 교수?
무슨 전공인지 말해주겠어?
확성기를 입에 대자
공포에 질려있던 남자가 더듬더듬 대답했다.
- 스위스 연방공과대학에서 생화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 그 정도면 충분한 권위자겠군.
화면을 봐봐.
깜깜하던 모니터에
거품이 이글거리는 붉은 발광체가 담긴 큰 원통이
모습을 드러냈다.
원통 주변엔
복잡한 기계장치가 잔뜩 달려있었다.
- 이게 뭐라고 생각하나?
화면을 살피던
카일 교수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적색으로 빛나는 유기체.
그것을 순간적으로 증발시키는 장치.
생물학무기금지조약 기구에서 본 적 있는 물건이었다.
- 설마······.
- 저것이 어떤 물건인지 모르는 사람도 있을 테니 자세히 설명해 주겠나?
카일 교수가
그 자리에 얼어붙어 말을 잇지 못하자
총을 들이대고 있던 부하 중 하나가
개머리판으로 등을 툭 쳤다.
움찔한 교수에게서 즉시 대답이 나왔다.
- 새, 생화학 물질 확산 시스템.
생물무기입니다.
모니터 화면이 축소되더니
원통이 장치된 방의 이름이 나타났다.
[윌슨 호텔 중앙환기시스템]이란 글자를 본
대피소 안의 사람들은
죄다 카일 교수와 똑같은 표정이 되어 버렸다.
- 다들 박사 직함 하나씩은 보유했을 테니
잘 알 거야.
이게 터지면 어떻게 될까?
힌트를 주자면
저 안에 있는 세균은 인체에 매우 치명적이야.
벙커의 천장에서 돌아가고 있는 환풍기의 큼지막한 팬의 소리가
모두의 귓가에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
『우리한테 왜 이러는 거야?』
연단 아래의 어떤 남성이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 좋은 질문이야.
많고 많은 행사 중에
왜 하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두뇌를 보유한 학자들의 모임을 택했을까?
그건···
벤조가 부하에게 손짓하자
광장 한쪽에 설치된 수많은 모니터에 불이 들어왔다.
팍팍팍, 켜지는 화면 속으로
‘합금 무름화 작용제’ 공식부터
‘고출력 전자파 발사’ 기술,
‘다리와 건물을 급속 노화시키는 미생물’ 제조법에 이르기까지
특수한 목적을 가진
신종무기들의 공정이 떠올랐다.
- 이번 당신들 모임이 무슨 주제였지?
공간과 시간의 양자구조 논의?
오우, 지루해.
여러분의 훌륭한 지성을 고리타분한 일에 낭비하고 싶어?
보다 신나는 일을 해보는 게 어때?
이 뒤의
미완성 연구들을 완성하는.
『테러범이 사용할 무기를 우리 손으로 만들라고?』
놀라는 사람들을 둘러보던
벤조는
확성기로 말을 이었다.
- 나만 테러분자고
나만 국제사회에 손해를 끼쳤다고 생각하나?
너희 과학자들이
그동안 개발한 첨단의 연구는
거대 자본을 소유한 기업의 배만 불리는 결과를 낳았어.
자본주의를 빙자한 소수의 지배.
우린 그것을 바로잡고자 활동하는 사람이고,
우리의 의지를 강요할 수 있는 저 무기들이 필요···
『난 죽어도 그런 짓 못 해!』
사람들 틈에 서 있던 어떤 남성의 외침에
벤조의 말이 멈췄다.
벤조는 비릿한 미소를 지은 뒤
그대로 권총을 빼 들어
소리친 남성의 무릎을 겨냥했다.
탕!
남성이 처절한 비명과 함께 주저앉았다.
- 내 연설이 지루했나 보네.
미안,
짧게 말하지.
벽에 있는 저 연구과제 중에서
단 하나라도 개선한 과학자에겐 방독면을 지급한다.
머리 잘 굴려봐.
세상에 처음 공개되는 생물무기의 1번 희생자로 이름 올리고 싶지 않다면.
덜커덩―!
지하 벙커의 철문이 굳게 닫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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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우가 보입니다.
정확하십니다.
오.....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