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글 미리 미안.
그냥 어디든 글을 써보고 싶었음.
제작년에 내 생각보다 좋은 회사에 좋은 조건으로 들어갔었음
평균 근속연수가 엄청 높은 회사니, 그만큼 좋은 회사일거라 생각했었음
(이번 사건 겪고 나니 평균 근속연수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결코 좋은 의미가 아님을 알게 됨)
회사를 여러군데 다녀봤는데, 이렇게 정치질이 심한 회사는 처음봤음.
말하는 것도 무슨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대사를 씀. 가끔은 드라마가 현실을 못이김.
일도 중구난방 그 자체. 체계가 놀라울 정도로 없어서 깜짝 놀랐음.
들어가자마자 이 회사 나랑 진짜 안맞는다 싶었음
하지만 어쩌겠나. 집안에 환자가 많다보니,
회사에서 주는 가족 병원비 지원이 너무나 소중했음.
최소한 다들 퇴원할 때까지는 이 회사에 있자 싶어서 열심히 일했음.
올해초에 부서가 사라짐. 정말, 갑자기 사라짐.
희망퇴직을 받는다는데, 나는 희망퇴직을 할수 있는 상황이 아님
이때는 몰랐음. 어떤 인원들에게 '희망퇴직'이라는 옵션을 줬다는건
그냥 나가라는 소리임. 버텨선 안됨.
그렇게 회사에 잔류하겠다는 의견전달후,
원래 하던 일과는 전혀 다른 업무를 하게 됨.
뭐 아는게 있나. 나이먹은 신입이지.
그래도 열심히 일했음.
하루 이틀 지나니까 뭔가 쎄한 느낌 들기 시작.
서로 인사를 안하는 특이한 문화를 가진 회사인데,
이젠 그 정도가 아님. 그냥 공기취급.
그리고 뒷다마를 까는게 귀에 들리기 시작.
아쉬운건 나니까 안들은척, 못들은척 함.
그런데 상급자(고인물)들이 가슴에 못박는 대사를 치기 시작.
욕 한마디 안쓰고 상대방의 위장을 훑어버리는것만 연구한 놈들인가 싶었음.
그리고 부서 뺑뺑이를 돌리기 시작. 파견 얘기도 나오기 시작.
원래 우울증이 있어서 약을 먹고 있었는데, 슬슬 공황이 오기 시작.
자다가 위액 토하기 시작.
이렇게 살다간 ㅈ되겠다 싶어서 회사에 얘기를 함.
그런데 농담아니라, 퇴사 프로세스가 바로 진행됨 ㄷㄷ
업무 조정에 대해서 얘기했는데, 퇴사프로세스를 진행시켜버림.
하도 허탈하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냥 퇴사하자고 함.
원래는 한달 가까이 여유기간 주는게 관례였는데
진짜 다음날에 바로 퇴사하라 함. 연차소진후 회사 나오고 그런것도 하지 말고
그냥 짐챙겨서 바로 나가라고 함.
웃긴게, 사람들이 뭐 위로해주고 그런걸 바란건 아닌데
굳이 찾아와서 빈정거림. 이건 정말 대단했다.
내가 어디가서 남을 빈정거린 적도 없고,
뒷다마같은것도 안함. 애초에 남과 말하는거 자체를 즐기는 타입이 아님
그냥 열심히 일했는데, 뭐 그리 원수를 졌다고 그러는걸까.
정말 다행히 취업은 바로 됨.
바로 일할수 있긴 하지만, 아직도 공황 후유증 같은게 있어서
한달간 텀을 두기로 함. 그 기간동안 어떻게든 진정시켜 봐야지.
이번 일을 겪으면서 알게 된건
1. '희망 퇴직'과 '회사 잔류'라는 옵션을 줬다면, 사실상 옵션이 아니다.
2. 처음에 느낌 쎄하다 싶으면 아닌거 맞다.
고생했음. 나도 전직장에서 구조조정 있을때(ㅈ소도 아니고 나름규모 있었는데 윗대가리 사고치고 나락감) 남은 인원들 9-20굴리다가 퇴사압박줘서 ㅈ같아서 나왔는데 바로 재취업하고 잘 사는중 힘내
이런 케이스가 많나보네. 지금 님이 말한 케이스가 딱 나와 같음. 피차 힘내자. 댓글 달아줘서 고마워.
우리회사도 너처럼 쫓아낸 사람있었는데 저러다 고소당하지 않을까싶을정도로 괴롭히더만 결국 일년 존버하다가
2년 연봉받기로하고 나감
그걸 버텼다고? ㄷㄷㄷㄷ 짊어진게 정말 많은 사람이었나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