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성격이 외골수거나 대인기피증이 있는 경우가 아닌 일반적인 오덕이 취미가 다른 사람들과 대화가 안 되는 이유는 이거임.
지식의 공간에 일반적인 이야기를 채워넣을 시간적/공간적 여유가 없음.
당장 옛날에 일요일마다 개콘 보면서 주말을 끝내던 때를 떠올려 보면, 어디 식구들이랑 외식이라도 가거나 교외에 여행이라도 다녀와서 개콘을 놓치면 월요일에 친구들 얘기할 때 낄 수가 없었음. 친구들이 자기 이마를 때리면서 춤추며 서로 웃는데 그게 왜 웃긴지 난 모르거든.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 제일 잘 나가는 드라마 볼 때 난 그 시간에 애니를 보거나 게임을 하니까 드라마가 어떤 내용인지 알 수가 없지.
거기다 사람의 지식이라는 게 은근히 한계가 뚜렷해서 일상적인 것들, 그러니까 학생이면 공부고 사회인이면 업무가 차지하는 자리가 큼. 취미에 할당할 수 있는 영역이 제한적인데 그걸 서브컬쳐로 채워놨으니 다른 걸 또 넣기가 힘들지.
그런고로 오덕이 취미가 다른 사람들과 대화가 안 되는 건 문제가 있다기 보다는 현실적인 한계라고 보는 게 맞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