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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나ㅡㅡㅡ 하야세 유우카는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의 학생이자, 세미나의 회계 담당이다.
오늘은 당번을 맡아 샬레에 와 있었다. 선생님의 업무를 돕고 있는데, 선생님은 평소보다 일을 1시간 일찍 마치셨다.
"유우카, 오늘 일은 여기까지 하고, '호스트에게 빠지지 않기 위한 교육'을 하도록 하자."
"아, 요즘 교육 하신다 하셨죠. 밀레니엄 학생들도 얘기하더라고요."
"그래. 유우카도 받아야지."
호스트에 대한 주의와 설명을 들은 후, 다른 층으로 이동했다. 거기엔 의자가 여러 개 놓여 있는 휴식 공간이 있었다.
"그럼 유우카는 5분 뒤에 들어와 줘."
"5분 뒤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은 떠났다. 그러자 자리를 바꾸듯 의외의 인물이 나타났다. ㅡㅡㅡ노아였다.
"어? 노아? 혹시 노아도 함께 교육 받는 거야?"
"아뇨. 저는 이미 교육을 받았어요. 오늘은 초청을 받아 교육을 도우러 온 거에요."
"교육을 도와? 무슨 소리야?"
"저는 호스트바 중독자로서, 유우카 쨩에게 호스트바에 다니자고 권유하는 친구 역할입니다. 유우카 쨩은 거절하면 돼요."
"그, 그래......?"
"자주 있는 이야기잖아요. 친구의 권유로 ㅁㅇ을 시작하게 됐다...... 같은 거요. 실제로 보여주고, 거절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인 것 같아요."
"그렇구나. 그래도 '호스트에게 빠지지 않기 위한 교육'까지 해야 한다니, 그렇게까지 심각한 문제였구나."
"요즘 뉴스에도 자주 나오잖아요. 호스트에 빠져 인생을 망친다는 얘기."
"노아는 괜찮을 것 같은걸."
"유우카 쨩도 심지가 곧으니 호스트에 빠질 일은 없을 것 같아요."
잡담을 하다 보니 5분이 지났고, 나는 문을 열었다.
"ㅡㅡㅡㅡ"
말문이 막혔다.
화려한 인테리어의 가게 내부, 검은색을 기조로 한 벽, 황금빛 샹들리에, 은은한 청자색으로 불을 비추는 벽면의 조명, 가게 안에 흐르는 화려한 배경 음악.
휘황찬란한 빛과 매혹적이 분위기, 어수선하면서도 현란한 공간, 독특한 분위기에 휩쓸려 압도당했다.
"ㅁ...... 뭐야, 이 층은?! 샬레에 이런 곳이 있었어?!"
"호스트 클럽 『S.C.H.A.L.E』에 어서 오세요."
슈트를 입은 남자 직원이 반갑게 나를 맞이했다.
나와 노아는 자리까지 안내받아 가죽 소파에 앉았다.
"괴, 굉장하네...... 조금 긴장돼......"
공간이 어두워선지, 정말로 밤거리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긴장해 몸이 굳어진다.
"유우카 쨩, 남자책부터 보죠."
"남자책?"
"이 책자 말이에요."
노아가 건네준 책자를 보니, 이 호스트 클럽에서 일하는 호스트들과, 그들의 프로필이 실려 있었다.
"추천은 료마 군이에요. 왕자님 스타일의 상냥한 분이죠. 타이가 군은 오레사마 타입이라 초보자에겐 조금 허들이 높을지도요. 인기 넘버 원인 이츠키 군은 지명해 봐야 다른 공주님들도 많이 찾고 있어서 그다지 테이블에 오래 있어주지 않으니 주의해야 해. 샤르 군은......"
"빠...... 빡세잖아...... 친구가 호스트 중독이라는 설정 진짜 싫다고......!"
마치 정말로 호스트에 빠진 것 처럼 열정적으로 이야기하는 노아. 그 진지한 연기 때문에 점점 진짜 호스트 클럽에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때, 나는 어처구니 없는 것을 발견하고 말았다.
"이, 이거 선생님 아니야?!"
"네. 선생님도 일하고 계셔요. 시험 삼아 지명해 볼까요?"
노아가 직원을 불러 선생님을 지명했다.
그리고 1분 뒤......
"지명 감사드립니다, 유우카 양."
찾아온 것은ㅡㅡㅡ 검은 외투에 회색 슈트를 입은, 머리도 호스트처럼 정리한 선생님이었다.
우, 우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ㅏ아아아아아아아아아ㅏ앗?!
에, 에, 엣, 선생님?!
멋있어......!
너무 미남이잖아.......
가슴에서 솟구치는 강한 충동, 심장을 꿰뚫린 것 같은 기분, 선생님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선생님, 엄청난 차림을......"
"어울려?"
"네, 정말로 잘 어울려요......!"
점내엔 광원이 적어 어두웠다. 그 어두운 공간 속에서 샹들리에의 빛에 비친 선생님의 얼굴은, 너무나도 멋졌다.
선생님이 내 옆에 앉았다.
안 돼, 심장이 쿵쿵 뛰고 있어.
계속 선생님을 바라보게 돼.
"뭐라도 시킬까?"
"아, 어......"
메뉴판을 보니
"뭐, 뭐야 이게...... 전부 엄청 비싸잖아......"
전체적으로 마실 것들은 비싸게 책정되어 있었다. 가장 비싼 것은 한 병에 200만엔짜리도 있었다.
분명 호스트에 빠진 사람은 이런 걸 주문해 버리겠지.
하지만, 세미나의 회계인 이 내가, 호스트 바에서 파멸해 버리는 일 따윈 있어선 안 된다.
"그, 이걸로 주세요."
내가 주문한 것은 비교적 저렴한 '아메지스트 샤워'.
자줏빛이 짙고, 호화로운 병도 잘 어울리는 것이 고급 와인으로 보인다. 내용물은 포도주스지만.
선생님이 따라주시고, 건배했다.
"......"
......맛있, 는 걸까......? 선생님 얼굴만 계속 보게 돼서, 맛을 잘 모르겠어......
그 때, 노아가 선생님에게 물었다.
"선생님, 이 테이블에는 얼마나 계실 건가요?"
"걱정하지 않아도 오늘은 계속 여기 있을 거야."
......? 무슨 의미? 지명받은 호스트는 보통 테이블에 계속 있는 거 아닌가......?
"아, 유우카 쨩은 처음이라 모르는군요. 저기 좀 보세요."
노아가 가리킨 테이블을 보자, 몇몇 호스트들이 정신없이 테이블들을 오가고 있었다.
"인기 호스트는 다른 공주님이 지명을 할 수 도 있어서, 저렇게 테이블을 오가게 돼요. 돈을 많이 쓰면 그만큼 오래 있고요."
"그렇구나. 몰랐어."
그러자 선생님은 나를 향해 웃으시며ㅡㅡㅡㅡ
"오늘 하루, 나는 유우카의 것이야."
"......읏!!!!!!!!!"
......!
......좋았어!
방금 거, 진짜 좋았어! 두근!했어! 한 번 더 말해주면 좋겠어!
"선생님이, 저의 것, 인 건가요?
"응. 나는 유우카만의 것이야."
"......!"
아, 위험해.
입꼬리가 올라갈 것 같아.
이상한 미소가 새어 나올 것 같아.
하지만, 안 돼. 세미나의 회계인 내가, 이런 뻔히 보이는 달콤한 말에 마음이 흔들린다니, 있어선 안 될 이양.
마음을 굳게 먹고, 얼굴 근육을 단단히 조여, 평상시의 표정을 유지한다.
"계속 이 테이블에 있겠다 하셨는데, 선생님은 다른 여자에게 지목받지는 못한 건가요?"
"그, 부끄러운 얘기지만, 지금까지 난 본지명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어서. 그래서 헬프로 가거나 첫회차 손님밖에 받지 못했어...... 역시 내게 돈을 주면서까지 함께 있고 싶어 하는 여자는 없는 걸까......"
그렇게 말하는 선생님은, 여태 본 적 없는 서글픈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둡고 그늘진 미소. 억지로 꾸며 짓는, 슬픈 미소였다.
연기인 줄 알면서도 가슴이 아팠다.
선생님이 힘들어하는 것은, 싫어. 선생님이 인기 없단 취급을 받고 있다니, 분해.
"제가, 선생님을 지명하겠어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강한 어투로 이렇게 말해버렸다.
선생님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눈으로 나를 보셨다.
"나, 나로 괜찮은 거야......?"
"선생님이 좋아요."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나.
선생님은 지금 연기 하시는 건데,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이상한 말을 해버렸어......
위험해. 엄청 부끄러운 말을 해버렸을지도.
일단 냉정해지자. 진정 좀 하고ㅡㅡㅡ
"고마워 유우카!"
"?!?!?!??!?!!?!!"
ㅡㅡㅡ선생님이, 껴안아 주셨다.
앗앗앗
위험해 좋은 냄새 나, 몸집 커다래, 이거, 굉장해...... 가 아니라, 안 돼!
"앗, 잠, 가, 가까워요 선생님!"
"앗, 미안해 유우카. 너무 기뻐서 그만......"
선생님은 바로 떨어지셨다.
앗...... 조, 좀만 더 껴안고 있어도 괜찮았는데.
"그래도, 그렇구나, 유우카. 또 만나러 와주는 거구나.....!"
"......으읏!"
그, 그렇게 기뻐 보이는 표정 짓지 말아줘......!
선생님이, 나를 또 볼 수 있다는 것을 기뻐하고 계셔.
연기인데, 거짓말인데.
그런 말을 들어버리면, 히죽거리는 걸 멈출 수 없다고......!
엄마 거기서 뭐 합니까?
정신 차려! 100kg!
엄마 거기서 뭐 합니까?
정신 차려! 100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