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와 부딪치는 사고가 났는데 경상인 건 고증오류일까?
만화에서 보면 그런 장면이 많은데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피렌체의 상인인 프란체스코 발두치 페골로티의 핸드북(당대 물류 이동속도를 알 수 있는 아주 귀중한 사료이다.)에 따르면 당대 마차의 속도는 하루에 10시간 정도 이동할 수 있어서 시간당 7~8km였다.(이건 해당 지역이 평원에 가까워서 가능했다고 함)
물론 중간중간 속도가 빨라지는 곳도, 느려지는 곳도 있겠지만 당대 말이 얼마나 귀할지 생각해보면 마차를 끄는 말을 수십km/h로 겁나게 빠르게 모는 일 따윈 있을 수 없다.
즉 말에 부딪치는 건 당연히 위험한 일이긴 했지만 자빠링 상태에서 놀란 말에게 공격을 당하는 등의 2차사고가 없다면 큰 일은 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단 주제는 빠르게 해결됐고, 이제 '짐칸이 비어 있으면 속도가 더 빠르지 않은데스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
1419년, 영국의 법전 같은 관습법 책(영미법 체계다보니 명문화된 법전이라기보다 판례와 조례, 규제 등이 담긴 백서에 가까움)인 Liber albus에 따르면
"마차는 짐이 없어도 짐이 꽉 찼을 때와 똑같은 속도로 움직여라. 과속 ㄴㄴ해"
라는 규정이 있다. 즉 당시에도 과속만 안 하면 말은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다!
또 고대로마에는 마차가 지나는 길에 이런 횡단보도가 있는데
소수설이지만 이게 마차의 과속을 막기 위해 저렇게 높게 만들었다는 말도 있다(정설은 지나가는 사람이 물이 범람해도 잘 이동하라고 했다는 거)
"그럼 정말 마차사고 나면 살았던 거 맞음?"하는 의문도 들텐데 아쉽게도 관련 기록은 없음
하지만 1300년대 영국 검시관 일지에 말을 타고 가던 사람이 아이를 안고 있는 여성과 부딪쳤고 그로 인해 크게 자빠진 기록이 있긴 하다.(다행히 아이와 여성 모두 다치진 않았다고 함)
참고로 그 사람은 '조심 좀 하세요!'라고 말한 구경꾼에게 분노해서 그 사람을 죽이고 도주한 미친 새끼여서 세계 최초(아마)로 난폭운전/보복운전(?)/뺑소니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고 전해진다
마차사고 기록은 아쉽게도 찾지 못했는데, 반대로 말하면 마차로 인한 상해/사망사고가 그렇게 심각한 이슈가 아니었다는 뜻이 되겠다!
출처: 악역영애 갤러리
말 나온 김에 알아보구 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