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말하는 풍미 좋은 맥주는... 아쉽지만 국내 메이커들이 출시하기 어려운게, 마이너 맥주 벗어나기 힘들어서임.
소위 말하는 오줌맥주는 우리나라 맥주가 2차 맥주를 맥주라는 이름으로 판매 가능한 것과 탄산을 섞은 발포주에 대한 좋지 못한 기억이 남아서임.
요즘은 국맥 대부분이 그냥 맥주가 맞고, 미국식 아메리칸 라거 - 버드와이저, 밀러 등 - 에 비하면 오히려 맛이 나은 경우가 많음.
게다가 거기에 소주 섞어먹는 문화가 있는데, 이게 맛이 진하고 풍미 좋은 맥주 시장을 만드는데 방해가 되는 요소임.
에일에 쓰는 원재료가 몰트나 페일몰트인데, 이게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는 일종의 향료로 느껴져서 호불호가 강함.
구스IPA나 사뮤엘아담스 - 이건 라거지만 - 같은 맥주가 한때 흥하다 조용히 판매가 줄어드는게 맛이 너무 강하고 쓴맛이 길게 남으며 페일에일이 주는 향에 대한 호불호가 강하기 때문임.
그런 이유로 도수가 높은 맥주나 에일은 국내 메이커가 만들어도 충분한 시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에, 국맥은 주로 아메리칸 라거에 국한되는 경향이 큼.
퀸즈에일이라는 걸출한 에일이 한때 나왔었는데, 결국 판매시장을 확보하지 못하고 단가는 높아 빠른 단종을 맞은 케이스도 있음.
퀸즈에일 엑스트라비터는 꽤 수준급의 좋은 에일이었는데.
원가는 높고 생산량은 작으며 수입 에일에 가격경쟁력 맞추지 못하니, 국산 메이커들은 그 제품을 생산할 수 없는게 현실임.
통일 가자고. 진짜로.
덧. 대신 국맥이 아메리칸라거에 비해 향이 좀 풍부하게 나오게 되었다는 훈훈한 결론은 덤.
예전 오줌맥주는 탄산 일부러 넣어서 청량감을 극대화 시킨 물건이라, 맥주가 아니라 발포주 혹은 2차 맥주로 불러야 맞음.
테라라던가.
에일 나는 참 맛있게 마시기는 하는데 정작 주변에 권하면 한 모금 마셔보고는 "이 건 대체 왜 마시냐? 무슨 진한 보리차 먹는 기분이네"라고 반문하면서 멀리하더라고, 심지어 1년 전에 잠깐 나왔던 크라운맥주 에일 같은 건 통하겠거니 하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영 별로라고 하는 거 보면 확실히 한국 맥주의 대세는 바디감 낮추고 청량감 높게 만든 라거가 맞는 듯
ㅇㅇ 그 크라운 맥주에서 퀸즈에일 2종 나왔었거든. 하나는 엑스트라비터, 하나는 무슨 블론드인가 뭔가. 엑스트라비터는 정통 에일이고 블론드 머시기는 라거에 가까운 물건이었지. 결론적으로 화장품 맛 난다는 평으로 고이 접힌 비운의 라거 되시겠습니다. 한국인들은 맥주에 소주 넣어서 강하게 먹는건 좋아해도, 향은 싫어하는 편이라서.
에일은 아니지만 에일 뺨치는 라거 샤뮤엘 아담스 드셔보세요. 취향 잘 맞으실 듯.
그거이 만약 스타우트와 IPA의 바디감과 비슷하다면 잘 마시겠읍니다
일단 한번 트라이 해보십셔. 호박색 영롱한 그 맥주, 맛납니다.
오오오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