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요약하면
부활. or 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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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본에서 가장 화두가 되는 게 있다면 바로 '인플레이션'임.
대부분 알고있듯이 일본은 이른바 버블경제가 터지면서 '잃어버린 xx년'을 수십년간 보냄.
이 기간동안 일본은 정체내지 미약한 턱걸이 성장만 겨우 겨우 해왔음.
한국이 IMF라는 경제적 재해를 겪었음에도 (내 기억이 맞다면) 2010년대 중반 즈음 일본하고 생활수준이
비등하거나 사실상 넘어설 수 있던 까닭도 일본이 그렇게 자멸해가고 있던 게 컸음.
그러나 일본내에서도 이 심각성을 충분히 알았기 때문에 결국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무지막지한 돈풀기를
시전했음. 목적은 다른 거 없음.
돈을 저금리로 무진장 풀테니 소비와 투자를 활성화하고 동시에 일본의 통화인 엔화 가치도 절하시켜 물가상승을
유도하겠다는 것.
그러나 아베가 그리던 큰 그림은 정작 본인 집권기간 중 별 소득이 없었음.
정확히 말하면 있긴 했는데 재벌이란 단어를 만든 오리지널 아니랄까봐 대기업에 그 이익이 집중됐고
소시민들은 실질 임금상승같은 게 없이 되려 소폭 깎였으며 엔화가치까지도 이 기간중 오르는 모습까지 보임.
그런데 이게 코로나가 터지고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구급으로 물가가 미친듯이 오르며 전혀 다른 양상이 됨.
최근 일본의 물가압력은 상당한 수준이며 오죽하면 아베 때 임명된 일본 중앙은행 총재가 물가 오른단 소식에
희희덕거려서 자국민들한테 눈총받았을 정도;
물론 이렇게 된 까닭은 보다 여러 변수가 있지만 눈에 띄게 잘 드러난 점들을 취합하면 이럼.
현재 일본은 물 들어올 때 노저어야 한다며 정부에서 직접 나서서 기업들에게 임금 인상을 확실히 하라 주문했으며
산업 전반적으로 이같은 임금인상이 이뤄질 시 일본은 마침내 일시적인 인플레가 아닌 진짜 인플레에 완전히 진입할
가능성이 최근 2~30년 사이 어느때보다 큼.
이거는 다시 말 하면 일본이 경제적으로 '정상국가화' 될 수도 있다는 의미이며 이게 시사하는 바는 보통이 아님.
만약 일본이 정말 경제적으로 부활한다면 그건 한국에게 있어도 매우 다양한 영향을 줄 수 있음.
그러나 일본에게 지금 빛만 있냐면 그게 아님. 갚을 빚도 넘친다.
아베 때 돈을 저금리로 무진장 풀었다 했지? 그 돈이 과연 어디서 나왔을까..그건 당연히 일본이 찍어낸 거임.
근데..화폐가치라는 게 그냥 누가 막 이유없이 찍어내면 안 됨. 그런 식으로 찍어내도 멀쩡한 나라는 현재로서
미국 정도며 어줍잖은 나라가 이 짓거리 했다간 하이퍼인플레 꼴이 날 수도 있음.
그러니깐 이 화폐를 찍어내는 만큼 일본 중앙은행은 그걸 사줬음. 정확히는 일본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면
그 국채를 일본 중앙은행이 사줌으로써 시장과 정부에 풍부한 현금을 선사한 것.
일본도 고령화가 됐다보니 자체 세수로만 충당할 수 있는 한계가 명확해졌고 때문에 빚으로 충당하는 건데
이게 어느정도냐면 한 해 국가예산에서 거진 1/3 가까이가 빚 갚는데 쓰인다.
과거 발행했던 국채이자와 원금, 즉 원리금을 갚는데 예산 30% 정도를 쓰고 나머지 70% 정도 남는거로
나라살림에 씀.
이게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렇게까지 문제되진 않았었다.
왜냐하면 그때 일본은 미친듯한 저성장과 저물가로 고통받는 나라였기 때문에 금리도 마이너스로 향해
맛이 가려했기 때문. 그런데 물가가 오른다? 그럼 어느정도 적정수준까지 기준금리를 올려야 함.
근데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여기서 두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 기준금리를 올리게 되면 과거 발행했던
일본 국채에 평가손실이 발생함. 문제는 일본 국채를 많이 들고 있는게 바로 자국민이라 자국민들에
경제적인 피해를 준다는 것.
이해하기 힘들다면 최근 미국의 SVB인가 하는 곳이 파산한 거 보면 됨.
걔네가 망한 이유가 여럿 있지만 특히 세간에서 화제가 된 게 자산 매각할 때 손실을 엄청봤다가 꽤 컸는데,
그거 대부분이 미국 국채였음. 기존에 찍어서 나왔던 미국 국채를 왕창 들고 있었는데 미국이 지난 한해 긴축한다니 뭐니
해서 계속 시장을 달구다보니
기존에 사둔 국채의 채권시장내 가격은 영 아니올시다 였음.
게다가 일본 국채를 가장 많이 들고있는 주체는 다름아닌 아베노믹스를 떠받친 일본은행인데 얘네는
전례없는 수준으로 자국 국채를 푸짐하게 들고 있어서 중앙은행계의 이단아라 불림.
다른 문제는 바로 금리가 올라갈 시 생기는 미래의 압박임.
일본정부의 한해 국가예산의 1/3이 빚 갚는데 쓰인다 했지? 근데 그 빚 갚는데 쓰이는 돈은 또
국채 발행해서 마련한다(...) 하지만 과거엔 초저금리였으니깐 그렇게까지 심각한 부담이 아니였음.
그러나 인플레가 비교적 잘 자리잡는다면? 일본의 기준금리도 당연히 상향조정될 것이고
이건 다름아닌 일본 국가예산에서 원리금 갚는데 쓰일 돈의 비중과 재정압박이 꽤 커질 소지가 있음.
일본 입장에서 30년 가량 자신들을 옥죄어온 디플레에 일단 빠져나오는 게 우선이니까 그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재무부 관료들은 머지않은 미래에 이걸 어찌 감당할 지 계획 짜느라 미쳐버릴 거임.
심지어 일본은 GDP 대비 세계에서 가장 국가부채를 많이 들고 있는 나라기에 결코 가벼이 볼 게 아님.
다만 이걸 해결할 방법은 하나 있긴 하다.
바로 고성장임.
일본이 다시금 인플레가 자리잡고 고성장하는 국가가 된다면 그걸 보고 국내외로 자금이 일본에
유리한 조건으로 몰려올 거임. 세계적으로 일본이 부채가 많다는 건 경제적으로 거의 상식수준인데 그걸
상회할 만큼 고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면 커버가 충분히 될 거라고 봄.
그래서 일본정부도 적극적으로 기업들에게 임금 올려줄 것을 지시하는 걸테고. 현재 시장을 교란하는
국제적인 인플레 이슈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뭐가 됐든 코로나처럼 아마 길어도 2~3년 내로는 잡히리라
생각하는데 그때 일본의 성장률 지표가 일본은 물론 우리에게도 많은 걸 시사하게 되지 않을 까 싶다..
일본이 고성장을 하려면 인플레이션 말고도 그에 기반한 성장동력이 있어야 하는데 눈에 띌만한 게 있나? 반도체를 이제와서 쫒아가기도 뭐하고 소재산업 이외는 점점 경쟁력 잃어가고 있는데
그게 문제긴 함. 현재 일본에서 내로라할 수 있는 산업은 꽤나 제한적이니
ㄴㄴ 두번째 방법이 있음
덧붙이자면 일본 채권은 현재 공매도 당하는 중이며 덕택에 올해 1월에는 채권보유비율이 100퍼센트가 넘기도 했다 보통 이렇게 죽자고 치는 건 망한다에 배팅이 꽤나 된다는 것
작년부터 오지게 처맞긴 했지..엔화가 작년 원화보다도 크게 가치가 떨어지기도 한 이유가 결국 지속불가능한 통화정책을 고수한다는 걸 전세계 채권 트레이더들과 헤지펀드들이 매의 눈의로 쪼고 있으니..
아마 일본이 추락해도 국민들이 고통 받을 뿐이겠지...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