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S 타이타닉이 빙산 충돌의 여파로 침몰하기 시작하여 필사적인 구조 요청을 보내자
이를 수신한 경쟁사의 여객선 RMS 카르파티아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도달하기 위해 양현 최대 전속을 발령. 최고속도로 타이타닉의 위치로 향했다.
그런데 당시의 양현 최대 전속이라는게 지금 자동차마냥 페달 쎄게 밟는다는 수준이 아니라.
폭주기관차마냥 마구 폭주하는 증기기관이 내부 압력을 버티지 못해 리벳이 펑펑 터져나가고 증기압을 버티지 못한 파이프의 연결부가 작살나며 구동부에서 뜨겁게 달궈진 윤활류가 뿜뿜 쏟아져나오는 헬지옥을 어떻게든 기관사들이 달라붙어 메꾸고 때우고 다시 채우면서 버티게 만드는. 보일러와 기관사들의 생명력을 속도로 바꾸는 극한의 행동인데다. 그마저도 삐끗하면 시마카제마냥 보일러가 대폭발하여 배를 잡아먹기 때문에 텔레그래프가 최대전속을 가리킨다는건 함교가 기관실에게 "미안하지만 죽어달라." 라고 명령 하는것과 다를바가 없었다.
그래서 민간선박이 최대전속으로 달리는 일은 거의 없었지만. 차디 찬 바다에서 일분 일초에 목숨이 걸렸다는사실을 기관실도 알고 있었기에
"에라이 시발 보일러가 터지든 물에 빠진 놈들이 살든 둘중 하나다." 라고 내달렸고 어차피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걸 알고 있었기에 압력 계기판 따윈 무서워서 일부러 안봤다고. 신이 도와주면 안터질거고. 아니면 터지겠지.
그것도 모자라 난방이나 온수 가열에 쓰일 증기까지 전부 엔진에 따려박은 결과. 건조시 테스트로 확인했던 최대속도인 15노트를 능가한 17노트로 폭주하여 타이타닉에 도달할수 있었는데. 이는 침몰 직전이였던 타이타닉의 접이식 구명정 두척을 살려낼 소중한 시간을 벌수 있었다
카르파티아만 그런게 아니라. 황급히 타이타닉을 구조하러 접근하던 배들중엔 똑같이 최대전속으로 내달리다 결국 연료부족으로 보일러가 뻗어버려 예인해줘야 했던 배도 있었다.
구명정이 많았었으면 생존자도 많았었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