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을 쓰러뜨린 자, 마왕이 되어 버틸수 있을 때까지 버텨 암흑의 군세를 제어하여, 더이상 버티지 못할때 용사에게 쓰러져 마왕을 넘겨야 한다.
그것은 세계의 시작부터 이어진 순환이다.
마왕이 된 나는 암흑의 군세를 이끌며, 더이상 충동을 이기지 못할 때 용사가 와서 나를 죽여주리라 믿었다.
근데 2천년이 흘러버렸다.
왜지?
왜 나를 죽이려고 오지 않는거지?
오래살기도 지겨운 나는 마왕성에서 벗어났다.
용사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찾아가면 되지.
그리고 세상을 정말 오래만에 보았는데...
저 하늘에 닿을 것 같은 건물들의 숲은 도대체 무엇인가?
마왕과 용사, 마법이 한낱 전설과 신화가 되고, 과학이 잠식한 세계.
마왕의 사명인 어둠의 군세를 제어하는 역활은, 더이상 하지 않아 넘쳐니도 '공격 헬리콥터'라는 무시무시한 소환수에 의해 제거되고 있는 상황.
이러면 용사를 찾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지만, 불로불사인 인생이 시시헤져서 죽고 싶은 마왕에겐 아무래도 상관없는 이야기다.
이리하여 마왕은 인세로 나왔고, 용사를 찾기 위한 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암시장에서 재산을 후려친 가격에 팔고 나와 방을 빌린다.
그리고 현대문물에 타락하여 방구석에 처박힌 히키코모리가 된 것이다.
젊어보이는 누나가... 방에서 안 나온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원룸 건물을 관리하며 세를 주고 있는 소년 김용사는 몇달전에 입주한 입주민이 신경쓰인다.
그도 그럴것이, 이 누나만 6달째 얼굴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월세는 꼬박꼬박 들어오고 있는데... 왜 사람이 나오지 않는 걸까.
무슨 일이 있는지 걱정된다.
아무래도 확인을 해보고 싶은데, 무슨 이유로 확인하지?
김용사는 오늘도 고민에 빠져 있었다.
혹시 집이 쓰레기로 가득 차 있으면 어떡하지?
청소업체를 부르면 돈이 많이 드는데 받아낼 수는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