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앓고 있으려니까 너무 답답하고 서러워서 여기에 써봐.
가족끼리 이야기 나누다 보면 주제가 많이 바뀌잖아.
처음에는 웃긴 이야기도 하고 화목한 분위기였다가
전쟁이야기나 최근 미국 대선 이야기가 나오면서 좀 진지한 주제로 가더니
한 명 입에서 동덕여대 관련 이야기가 나왔어.
동덕여대 재학중인 학생들이 너무 불쌍하다,
여대이기 때문에 여기에 입학한 건데, 갑자기 공학전환을 해버리니 어떡하냐.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길래
이번 일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모른다고 생각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됐어.
자세한 가족 구성을 적고 싶지는 않아서 시위에 옹호하는 쪽이랑 시위를 비판하는 쪽이라고 할게.
옹호:
동덕여대에 남자가 6명 입학했다 하더라. 그런데 이게 학교 측에서 비밀리에 공학 전환을 위해 입학시킨 거다.
반대:
학교 측에서 비밀리에 남학생을 입학시킨건 아니다.
입학 과정이 있기 전에 논의를 거쳤고, 그 중에는 현재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총학생회의 대표도 찬성하여 서명을 했다.
학생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학생회에서 찬성을 했으니 학교 측에서는 이에 대해 잘못이 없지 않냐.
옹호:
그건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한해서 결정된 사항이지, 모든 전교생이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당하다.
그러한 서류 자체가 조작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대: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그것도 학생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학생회에서 찬성 의견을 냈는데도 이것이 부당한 것인가?
옹호:
그건 그 사실을 알리지 않은 대표가 이상한거지, 학생들은 억울할 수 있다.
반대:
학교 측 입장에서는 학생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인물과 이야기를 나눴기 때문에 비밀리에 진행했다고는 하기 힘들다.
그리고 전교생이 남학생 입학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게 아닌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서는 서로 오해의 여지가 있었다고 해도, 시위 방법은 잘못되었다. 이건 시위가 아니라 테러다.
훼손한 시설들에 대한 배상은 누가 책임을 져야하냐.
옹호:
시위를 하면서 사전에 미리 배상할 것을 생각하고 하는 것이 아니다.
이렇게 다소 과격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면 듣지 않으니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 않았나.
동덕여대가 여대이기 때문에 들어온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학생들에게는 남학생이 자신도 모르게 여대 입학을 한 것에 불쾌함을 느끼는 것은 타당하다.
애초에 피해를 본 것은 동덕여대의 학생들인데 부외자인 우리들이 왜 이에 대해서 왈가왈부 하고 있느냐.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기사가 전부 왜곡되어 여론몰이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외부인은 이 일에 참견할 자격이 없다.
반대:
보도 내용이 전부 왜곡되었을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선량하다는 식의 의견은
보도 내용이 전부 진실이고 학교측이 피해자의 입장일 수 있다는 말과 같다.
따라서 그러한 의견은 의미가 없다.
또한 과격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으면 듣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되었다.
학교는 논의 후 공학 전환에 대해 발의를 하여 학생들의 의견을 묻고자 하였지, 물밑에서 강행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다.
제대로 공학 전환이 이루어 진다고 확정난 것이 아닌데도 이러한 테러를 벌인 것은 잘못됐다.
옹호:
제대로 공학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아니다. 이미 전교생이 알지 못하는 채 6명의 남학생이 여대에 입학을 하지 않았는가.
반대:
(같은 대화만 반복할 것 같아서 여기서 주제 전환을 함)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수 있는 사항이라 치고,
그렇다면 같은 여대의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어떻게 설명이 되는가?
대학교 내 모든 학생들이 반대를 하는 것은 당연히 아닐 것이다.
그러한 학생들은 시위를 하고 있는 사람들과 동일하게 동덕여대의 학생이고, 여성이다.
졸업 및 취업을 준비하던 학생들은 이러한 테러 때문에 크게 손해를 보고 있는데, 그 사람들의 의견은 어떻게 되는가?
설령 대학이 학생들 몰래 공학 전환을 시도했다 가정하더라도, 처음부터 이러한 폭력시위는 잘못됐다.
우리나라는 촛불시위라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인물인 대통령을 끌어내린 전적도 있는 나라이다.
이들은 학교와 대화를 시도하기도 전에 테러를 강행해버리지 않았는가.
시위의 목적이 정당하더라도, 시위의 방법이 잘못되었다면 이는 비판받아 마땅하며, 정당화될 수 없다.
이러고 반대측에서는 제대로 된 의견이 나오지 않고 대화가 흐지부지 마무리 됨.
나름 잘 말했다고 생각했는데 표정은 납득하지 못한 것 같아 보이더라.
어렸을 때부터 커다란 마찰 없이 완만하게 지낸 사랑하는 가족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오는 게 충격이었다.
화목하게 지내던 과거는 전부 잊어버린 듯, 어느 순간 부터 자신은 항상 불행했고 피해자였다고 이야기하더라.
사람들은 살아온 삶이 다르기 때문에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지 않으며 불만을 토로하는데, 이걸 도대체 어떻게 말해야 설득할 수 있을까.
착잡하고 슬프다.
이게 무서운거임 외부자 들도 옳고 그름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그저 보이는 워딩에 현혹돼서 피해자가 가해자가 돼버리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돼버림
언론이 저렇게 눈가리를 한 결과가 여기 나오네 허..
이게 무서운거임 외부자 들도 옳고 그름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고 그저 보이는 워딩에 현혹돼서 피해자가 가해자가 돼버리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돼버림
허..ㅋㅋㅋㅋ
언론이 저렇게 눈가리를 한 결과가 여기 나오네 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