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중세과학이 현대 과학 이상으로 '합리적'이었다는 사람들을 간과하는 사람들이 많다.
위 사람은 갈레노스라는 사람으로 중세까지 활용되었던 서구 의학을 만든 사람이다.
그리스 의학의 성과를 집대성하여
해부학, 생리학, 병리학에 걸친 방대한 학설들을
이론적으로 아름답게 설명했고
이것은 이후 1,000년 이상 유럽 의학을 지배하면서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특히 히포크라테스를 근거로 한 4 체액 이론을 체계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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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람들이 보면 저게 뭐가 합리적이야?
라고 생각하겠지만....
당대로서는 최고의 도구와 연구를 기반으로 한 결론이었다.
갈레노스는 1세기 사람이었다.
진짜 문제는 토마스 아퀴나스 때 발생한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역사상 한두번 나올까말까 한 초 천재로서
신학과 이성을 일치시키거나,
오히려 이성을 통해 신의 섭리를 증명하는게 맞다고 보았다.
그래서 당대 있었던 성유물이나, 약물들을 전부 가져다가 실험을 했다.
문제는 중세는 과학적 방법론이 발달하지 않았고
통계학이나, 변인통제는 지극히 미흡한 상황에서
약물의 효과는 언제나 동일하지 않았고,
성유물도 마찬가지로 그 작용이 확률적이었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결국 인간의 관찰 범위를 벗어난
오차 많은 실험결과들은
신의 섭리라고 정의내렸다.
=이걸 오해하면 곤란한데,
이는 사실상 '운빨'이라고 정의내린거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운빨이기 때문에 '검증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다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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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아리스토텔레스때부터 이어진
"눈으로 관찰되지 않고
이론적으로 증명되지 않은것은 '오컬트'다'
라는 주장이 아퀴나스에 의해 적극적으로 재발굴되었다.
덕분에 그 작용이 명확하지 않은 약학에 관한 태도는 나락으로 떨어져서
갈레노스가 언급하지 않은 약초에 관한 내용들은
전부 요새 '건강증진식품'이 받은 유사과학 취급과 동일하게 되었고
그 결과 벌어진 일은
책으로 공부한 의사만 진짜 의사고
실험을 하는 의사 = 사이비 의사,
니가 갈레노스랑 비교했을때 뭘 안다고 그래?
이론도 없는 놈이 실험결과만 가지고 뭔 개소리야?
라는 식이 되었으며
해부학이나 외과술을 하는 사람들도
'기술자'/ '미신이나 믿는 신비주의자/
옛날 사람들이 다 연구해놓은걸 뭣도 모르고 헤집는 ㅁㅊㄴ' 취급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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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유럽의 약학은 합리주의자들에 의해
오컬트와 유사과학으로 탄압받다가
이슬람 의학체계가 통채로 수입되고
르네상스 이후 실험체계가 부활하고
계몽시대 이후 본격적으로 과학적 방법론이 체계화되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하게 됨.
정작 이슬람은 오히려 쇠태하고 유럽쪽이 초대박치다가 자기들끼리 미친 전쟁으로 박살 그와중에 옆동네 쌀국이 엄청나게 커저버림 =_=
이슬람도 잘 살펴보면 아퀴나스 이후 중세 기독교와 신학적으로 동일한 테크를 탔던게 관찰이 가능함. 실험과 개인의 경험을 억압하는 사회로 변했지.
반대로 의외로 기독교에서 르네상스로 넘어올때 의학 뿐만 아니라 이슬람 신학도 엄청 수입해왔고 개신교나 가톨릭한테 은근히 영향을 많이 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