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사님께서는 공주님을 평생 사랑하고 아껴주실 것을 맹세하십니까?"
대주교의 말에 용사는 마음을 다잡았다.
잠시 심호흡 후 입을 벌렸다. 그때였다.
"용사님."
공주가 입을 열었다.
"이건 신성한 예식입니다. 여기서 맹세하신 것을 지키지 못하시면 벌을 받으신다는 뜻이죠."
"공주님, 갑자기 무슨..."
당혹한 대주교의 말을 들으며 용사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공주가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알아차렸다.
말없이 공주를 쳐다보자, 공주는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공주님, 고맙습니다."
공주에게 그렇게 말한 용사는 단상을 내려가, 한 사람을 찾았다.
"이게 무슨...." "이러시면..." "신성모독..."
그런 외침들이 쏟아졌지만, 용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카이....?"
외교, 관습, 종교, 명예, 지위 이런 것은 상관없었다.
그는 오직 어릴 때부터 기억하던, 그 온기만을 찾았다.
"가자. 세라."
"제정신이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성녀는 그 손을 뿌리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