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성(覺醒)하다- 요즘 자주 악몽을 꾼다. 오늘도 꿈을 꾼다. 어느 계단 밑 캄캄한 곳에 내가 서 있다. 그런데, 이것은 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어 마음을 진정시켜 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나는 각성하였다. 그렇다 이것은 분명 꿈이다. 나는 어딘가에 전화를 하였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스포츠카가 배달이 되었다. 왜냐하면 이것은 나의 꿈이기에 내 마음대로 할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와하하, 나는 각성하였다. 그런데, 내가 꿈에서 깨어 버리면 이 모든 것이 허사가 아닌가? 그렇지, 스포츠카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겨놓고 꿈이 깨면 다시 꺼내자! 나는 스포츠카를 냉장고 깊숙이 숨겨 두었다. 그리고, 잠에서 깨었다.....
-샌드맨- 오늘은 내 반드시 꿈을 지배하리라. 나는 매트리스의 각을 잡고 침대에 누워 족심법(足心法)을 시행하였다. 잠이 들 찰라, 방문이 열린다. 오오, 이건 꿈이야. 수십개의 창으로 된 샌드맨이 비열한 웃음을 흘리며 내게 덤벼들었다. 나는 황급히 창문을 열고 날아갔다. 비행 중에 뒤를 돌아보니 샌드맨이 낭선창을 휘두르며 쫓아온다. 이건 꿈이야. 각성하라 네오! 마음을 진정시키고 감각을 컨트롤해! 그래, 내맘대로, 내맘대로,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나는 서둘러 캇!을 외치고 꿈을 종영시켰다. 이윽고, 쾌활한 상업광고방송이 시작되고 나는 빌딩 모서리에 앉아 휴식을 취한다. 그런데, 곧이어 2부가 시작된다는 멘트가..... 저쪽 자판기에서 커피를 마시던 샌드맨이 다시 내게 달려든다. 나는 다시 대오 각성하여 샌드맨과 싸운다. 와하핳! 각성한 나는 멋진 무술과 엄청난 힘으로 샌드맨의 죽창을 날렸고, 샌드맨은 눈물을 줄줄? 흘린다. 그렇다. 샌드맨은 사실 사장님 이였던 것이었던 것이다. 제길슨, 이젠 끝장이다. 이야말로 막장코메디야. 도망쳐라. 흩어지는 감각을 컨트롤하며 나는 이 모든 꿈이 시작된 매트리스를 향해 날아올랐다.
-에필로그- 여기는 신들의 섬 발리. 나는 거북이섬 선착장에 가로누워 곡토를 깎고 있다. 이제 곧 석양이 질 것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인생인가. 문득, 이게 꿈이 아닐까하고 슬며시 걱정이 된다. 각성하자. 아니 꿈이면 깨지 않기를.....
*족심법(足心法)-'야선한화 ( 夜船閑話 )'란 책에서 나오는 백은선사 ( 白隱禪師 ) 가 행했던 치료법. *곡토-발리어로 '조각'이라는 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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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자각몽(自覺夢) 에 갇힌 노숙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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