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맨션엔 나를 포함한 세가구가 살았다.4층짜리 조그마한 건물이었지만 층당 한가구가 차지하고 있을만큼 제법 좋은 건물이었다.
1층엔 아무도 살지않고 2층엔 생사를 알수없는 노인이,3층엔 어쩌면 살기위해 매춘을 할지도 모르는...어린 여자아이가,그리고 4층엔 내가 살고있었다.
2층에 사는 노인은 이야기만 들었을뿐 한번도 본적은 없다.좋은의미로 생각하기로 했다.그는 건강하게 잘 살아있을것이라고
그가 거주하는 203호 앞에 서면 낡은문뒤로 오래된 음식이 부패된듯한 미묘한 냄새가 흘러나오기는 하지만 말이다.
3층에 사는 소녀는 내가 이 맨션을 발견하고 들어온 날 딱 한번 보았다.아직 어린티를 못벗은 앳된 얼굴의 소유자였지만 어지럽고 피곤한 삶을 사는듯한, 지칠대로 지친
고단함이 묻어있는 그런 얼굴이었다.허리까지 내려오는 길고 이쁜 금발이 인상적이었지만 그 머린 지독하게도 헝클어져 있었고 그 한없이 추웠던 겨울에 그녀는 원래의 몸보다 조금 큰
무늬없는 티셔츠에 낡고 지저분한 검은색 재킷을 걸치고 있을뿐이었다.날보고 희미하게 웃어주었기에 나쁜 첫인상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좋은 인상도 아니었다.하나 생각나는게 있다면 나이를 정확하게는 알수없지만 정말이지 아름답다는 정도
여하튼 가슴한 켠 찝찝함을 남기게 하는 첫인사였다.그뒤로는 그녀를 제대로 본 기억은 없지만 생각한것보다 서른이 다 되도록 자리 잡지
못하고 허송세월하는
나보다 어떤 의미론 좀더 나은 삶을 사는 아이일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생각해보니 그녀는 나보다 한참 어려보였고 나는 그녀에게 관심이 있는걸지도 모른다.정말이지 한심하고 모자란 생각이 아닐수 없다 되뇌이며
창문에 나무 판자를 대고 못질을 하기 시작했다.못이 하나 박히고 망치질을 할때마다 그녀는 어린아이일 뿐이라고 모자란 나를 책망하며..
못질을 잘못 한건지 망치질이 셌던건진 몰라도 왼쪽 검지손가락이 벌겋게 부어올랐다.아프진 않았다.
다만,왠지 모르게 씁쓸하고 이 상황에 혼자남겨진 내 인생이 정말이지 딱하게 느껴졌다.마치,간격을 잘못 잡은탓에 박혀진 판자들 사이로 조그맣게 벌어진 틈사이로 들어오는 찬 바람처럼
부어오른 검지손가락을 붕대로 감으며 그녀를 회상해보았다.어쩌면 죽었을지도 모르는 그것도 어린 여자아일 마음에 품는다는 것은 정말이지 몹쓸짓이었지만
생각해보면 그 아이에게 가진 감정은 설렘이나 소유욕 그런것이 아닌 만약에 살아있다면 나와 같은 처지에 처한 사람이란 공통점때문에 느껴지는 동질감일지도 모른다.그 와중에 저 바깥에 돌아다니는 이상한 것들은 밤낮없이 울어대는군.들어주기 힘든 정도가 아니라 어린아이가 우는듯한 기분나쁜소리.
마지막 남은 담배 한 개피를 피며 곱십어본다.저 울음소릴 내는 것들의 정체를,
나는 그것들의 정체를 잘 알고있다.절때 마주해서는 안되는 ... 너무나도 무서운것들.. 내가족을 뺏어가고 나를 지상에서 가장 쓸쓸한 남자로 만든 그것들..
마주할 용기는 없지만,만약게 아래층 그녀가 살아있다면 그녀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선 저놈들과 마주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 상황에 어떤 식으로 죽음을 맞이하던 추하고 의미없는 죽음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살려주세요! 제발!."
"얼른 묶어! 도망가지 못하게 잡으라고!"
"내가 먼저인건 잊지말라고? 알았냐?"
심장이 뛰었다.내가 들은건 환청이 아니다.분명,나말고 다른사람의 목소리였다.이 근방의 모든 사람은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생각하는 것이 아니길 바라며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바깥을 살폈다.풀숲이 길게 늘어선 태초적인 느낌의 도시...내가 태어나기 몇십년전에는
수많은 사람이 살았고,문명이라는 것이 존재했던 곳.도로에 녹이슬고 찌그러진 저 흉물스러운 기계는 자동차라는 것이었다.사람을 태우고 먼거릴
이동하는 신기한 기계...내가 태어나기 몇십년전에 있던거라 어떤 것인지는 크게 흥미가 가진 않지만,
그런데 그 사이에,그곳에 죽었을거라 생각했던 그녀가 서너명의 시커먼 사내들에게 붙잡혀있었다.침을 꿀걱 삼켰다.
내가 무엇을 할수있을까.그냥 보고만 있는것이 현명한 것일까?내가 저들하고 싸워 이길수 있을까?
머리가 아팠다.이 겁쟁이 머리는 승산없는 싸움이라 말리고 있었지만 몸은 이미 낡은 망치 한자루를 들고 현관문을 나서고 있었다.반년만의 외출이었다.
아무렴,내가 아무리 겁이많다 한들 이판국에 승산없는 싸움을 한번 해본다는 것은 그렇게 크게 의미가 없는 건 아닐것이라 생각한다.
안녕하세요! 글쓰기가 취미인 청년입니다.얼마전에 라오어 리마스터를 클리어하고 엔딩을 보고 너무 깊은 감격을 받은탓에(?) 즉흥적으로
소설을 써봤습니다.말이 취미지 글재주도 없고 내용을 기승전결에 맞게 정리하는게 부족한탓에
글내용이 이해가 안되는 분도 계실거에요 ㅠㅠ
그래서 한번 읽으시고 이해가 안되시면 설명을 듣고 다시 보시면 이해가 되지않을까 싶어...요약하고 대충 설명올려봅니다.
1.우선 라오어와 같은 세계관입니다.주인공 이름은 아직 정하지않았고 주인공이 사모하는(?)여자 역시 이름을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
2.배경은 라오어보다 짧게는 몇십년 길게는 근 백년 후로 바이러스가 퍼지고 멸망한 세계를 넘어 이젠 문명이 완전히 사라지고(조그맣게 흔적만 남은,
주인공이 사는 건물이나 널부러진 차 들이 그것입니다.)지구는 완전히 자연화되가는 그런겁니다.
3.따라서 주인공이나 다른 등장인물들은 문명이 사라지고 나서 태어난 인물들이 많다보니 문화가 다릅니다.
4.크리처들이나 탐욕적인 갱들은 그다지 중요한 소재는 아닙니다.(크게 다루진 않을겁니다)
제가 영어를 못해서 ㅎㅎ;; 제목의 뜻이 뭔가요??
세상의 끝에도 희망은 있다 "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