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전문가'나 'X문가'라는 표현은 지양해야 함 (feat. 국민연금)
(어떤 댓글을 보고 쓰는 글임)
물론 자기가 전문가가 아닌데도
잘못 알았던 걸 정정하지 않고 틀린 주장을 하며 뻗대는 건 당연히 안되지.
그런데 그걸 경계한다면서
'X문가' 프레임을 쓰는 것도 매우 안 좋은 습관임.
저 프레임이 퍼지면
전문가 타이틀을 가진 사람이 잘못된 주장을 할 때,
일반인들 사이에서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분위기가 생기거나
일반인들이 해당 분야를 비판적으로 따져보는 시도 자체가 말살되는데,
이건 '정상적인' 전문가에게는 결코 좋은 일이 아님.
전문가 중 선하게 살고 싶은 전문가라면
자기 분야에 대해 일정 수준의 이해도가 있는 대중이 있는 편이 안전함.
알아주는 사람이 적으면
자신이 소수인 전문가 집단 내에서 입바른 소리를 했을 때 매장당할 뿐이고
심하면 거꾸로 대중으로부터 욕을 먹을 수도 있음.
'당근을 흔들어주세요' 라고 말해주고
'당근을 흔들고 있구나' 라고 알아차리는 대중이 있어야 보호를 받지.
아무튼
국내정치 금지 게시판을 보니
국민연금 SAA (자산군 비중) 세부 목표 비공개를 쉴드치면서
2021년에도 잘만 했었는데
왜 지금 세부 목표 비공개는 문제 삼냐,
절차적 정당성 다 있다, 라면서
방구석 어쩌고 쪽주는 댓글이 있던데
좀 이상한 이야기임.
그 때 국민연금은
이번 정부의 국민연금처럼
한시적 리밸런싱 유예와 같은 수준의.. 주가부양을 위한 움직임을 노골적으로 보인 적이 없었고
국민연금의 본래 운용 목적과 원칙에 따라 착실히 리밸런싱을 하다가
'너네 때문에 증시 안 오른다'는 다소 어처구니없는 항의를 받은 상황이었기에
그 땐 정상적인 연기금 운용을 위해서는
'국민연금 투자전략 노출 방지'가 필요했음.
게다가 그 때는 지금보다 비중 오차 허용범위가 훨씬 작고
( 그 당시 SAA 허용범위 +-3%p, 현재 SAA 허용범위는 비공개 상태인데 추정치는 약 +-6%p )
연기금 규모도 지금의 절반 수준이어서
오차 허용범위가 원화 단위로는 1/4 수준이었으니....
더욱 더 포지션 노출을 줄일 필요가 있었음.
그러니 국민연금법 제103조의2에 따라 비공개를 하는 게 타당했다 볼 수 있음.
그런데 지금의 국민연금은??
7월부터 SAA 허용범위를 대폭 늘려놓고, 얼마나 늘려놨는지도 비공개한 상태임.
그럼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는 폭이 큰데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공개한다고 전략 노출이 된다고 볼 수 있나?
아무튼 뭐......
한시적 리밸런싱 유예라는 빅똥 때문에
국민연금에게는 수익 실현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이 없긴 해.
국민연금 보험수지 적자의 압박이 들어오기 전에, 국민연금 재정 고갈의 시점을 어떻게든 뒤로 미루기 위해
주식시장을 박살내지 않으면서도 어떻게든 팔아치워야 하고, 그러면서도 개미를 덜 털어먹어야 하는
매우매우 어려운 포지션인 걸 누구나 다 알지.
(그 빅똥을 사서 만들었다는 건 일단 넘어가자)
그렇게 생각해보면...
장기적으로 국내주식 비중을 어떻게 줄여나갈지를 보여주는 계획인
중기자산배분안 비공개를 할 수도 있긴 함. 이해는 해.
근데.... 내가 봐온 지금 정부의 행적들을 보면
그렇게 마냥 믿어줄 수가 없다는 게 문제야.
"윤석열 불법 계엄이라는 거악부터 일단 해결해야 한다."라는 말부터 생각을 해보자고.
그래 그거 맞는 말이지.
근데 민주당 너네가 이재명에게 3권을 다 쥐여줄 생각을 그 '옳은 말, 절차적으로 정당한 말' 속에 숨기고
윤석열 불법 계엄만 문제삼는 게 문제였잖아.
지금도 마찬가지야.
지금의 목표 비중 비공개가 투자 전략 노출 방지 때문이고,
그래서 국민연금법 제103조의2에 따라 절차적 정당성을 얻어서 비공개가 된 거,
그래.. 명분도 있고 절차적 정당성도 있어.
그런데 그걸 방패삼아서
실제로는 리밸런싱 제대로 안하고
계속 주가 방어하고 폭탄을 더 크게 키우는 포지션으로 갈 계산을 하고 있는 거 아니야?
도대체 어떻게 믿겠냐는 거지.
전략 노출 꺼리는 게 사실이라면,
그동안 '한시적 리밸런싱 유예'를 하면서
대놓고 언제까지 주가 부양하겠다는 포지션 노출한 건 어떻게 설명할 건지?
리밸런싱 재개하면서
하루 리밸런싱 조정 한도를 왜 이전보다 1/4 수준으로 굳이 낮춘 건 뭔데?
더 예측당하기 쉬워지는데?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8/read/38691568
지금도 어떻게든 국장 떠받치고 싶은 포지션 노출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정부, 정당, 정치인들의 행적을 언급할 수 없는
국내정치 언급 금지 게시판에서
위와 같은 내용으로 반박하는 건 불가능하니까
그 점을 노리고 우회정떡 뿌리는 게 아니라면..
정치인과 밀접한 이런 주제의 이야기는
좀 정정당당하게 정치 언급 가능 게시판에서 이야기합시다.
덧)
내가 이 글에서 생략한 국민연금 관련 배경 정보는 아래 글을 통해 확인 바람.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8/read/38561001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8/read/38590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