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발매된 메뉴들은 아쉽게도 기억에 남질 않았다. 맛이 나쁘다는 이야기 보다는 사실을 말하자면, 우리동네에 kfc 매장 자체가 없었기에 kfc에서 치킨을 먹게 될 일 또한 희소했으며, 만약 먹었었다 하더라도, 어릴 적 기억의 끝무리를 더듬어 찾아내보아 한들 맛의 일부라도 추상해볼수 조차 없을만큼 오랜 기억일 것이다.
kfc가 존재하질 않던 이유를 예상해보자면 내가 살던 도시는 아직 개발이 되기 전 도시였다. 개발을 하기위한 제대로 된 구실이 없는데다, 주변에서 찾을 수 있는 관광명소 또한 없었기에 가뜩이나 적은 kfc나 파파이스 매장이 도시에 놓일 일은 없었다. 이후 사람들을 이끌만한 건축물이나 매체가 놓여질 것 만을 고대하고 있는 이른바 '기우제' 형식의 도시였지만 2010년 이후부터 그것이 이루어졌다.
하나의 연결점이 구축되자, 이를 따라 다양한 문화시설들이 놓여졌으며, 새로운 관광명소 탐구하기 시작한 뻗었었던 공무원들이 기적과도 같이 새로운 관광명소까지
찾아내게 되어 새로운 문화의 도시로 거듭나게 되었다. (우리집은 떡상하기 전, 집값이 바닥을 치고있던 때에 집을 팔아버렸다.)
옛날 얘기는 제쳐두고 내가 kfc를 자주 가게 된 경위는 단순하기 그지없었다. 새로운 지역, 새로운 만남 속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해메고 있던때 근처 백화점 지하 2층에 감사하게도 kfc 매장이 있었다. 일을 끝마치고 난 이후 마치 정해진 일과와도 같이 kfc에서 치킨 한 조각을 시켜먹다보니 kfc를 좋아하게 되었고, 비록 그때의 즐겨찾던 매장은 배트남 쌀국수 집이 되고 말았지만, 근처의 다른 kfc 매장을 매주 찾아갈 만큼의 단골 손님이 되었다. 그때부터 만나뵙기 시작했고, 아쉽게도 사라지고 만 kfc의 메뉴들을 기억 회상하듯 한번씩 들춰보고자 이 글을 써본다.
짜지만 갖은 향식료가 일궈내는 다양한 향미를 지닌 오리지널과, 바삭함과 육중해질 것만 같이 듬뿍 남겨진 기름기 가득한 튀김옷을 지닌 크리스피에 꽂혀 kfc에서 날이면 날마다 치킨을 즐겨먹을만큼 나는 치킨 애호가였다. 닭 다리, 가슴살, 날개살, 허벅지 살 구분없이 모든 부위를 사랑했으며, 꽃의 알랑임과 같이 아름답게 피어난 크리스피의 튀김옷 또한 사랑했으며, 오리지널의 속을 채운 향식료들이 아름다운 피부를 이꾸는 듯 보이는 갈색 피부의 튀김옷 또한 사랑했다.
하지만 한정된 이 두 종류의 사랑스러운 치킨들이라 한들, 먹다보면 언젠가는 질리는 법이다. 1년, 2년 매번 먹다보니 슬슬 물리기 시작했고, 새로운 전환점이 되어줄 치킨이 필요했다. 첫번째로 내가 만나본 바리에이션 치킨은 갈릭 치킨이었다.
(시간상의 순서가 명확히는 기억나질 않지만, 적어도 이러했을 것이다 싶은 순서대로 글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갈릭, 갈릭, 갈릭.
요리를 하는 사람이나, 해왔던 사람이나, 집에서 간간히 요리를 해나가는 사람들이라면 알 터이다. 식재료의 기초이며 세계에서 가장 두루 사용되고 있는 향식료 '마늘'을.
그런 마늘을 세번의 공정에 모두 투입한 치킨이라니... 기존의 조리들을 그대로 해나가야 할 알바생들의 일과에 새로운 고난의 장벽이 되어줄 악랄한 마늘침공의 시작일 지도 모르겠지만 소비자인 나의 입장으로 보자면 매우 감사할만한 신 메뉴였다.
메뉴의 평가가 어떠했는 지는 기억나질 않지만,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던 메뉴였다. 끈적거리는 짙은 농도의 마늘 소스가 위에 끼얹어진 수준의 단순 크리스피지만, 그 소스가 품고있는 달달함과 마늘의 구수한 향기로 소스가 묻은 부위의 맛은 여지껏 먹어온 치킨의 길 중에서 가장 뛰어난 위대한 마늘의 기적이었다. 이 메뉴가 나오고 난 이후부터 위생장갑 없이는 도저히 먹을 수 없는 치킨이지만 적셔진 마늘소스의 맛을 잊지 못해 단종되기 전 까지 꾸준히 찾아먹었던 메뉴였다.
이 메뉴가 처음 맛본 kfc의 바리에이션 치킨이자, 마지막으로 나는 군대에 가게 되었다.
스윗갈릭치킨이라는 것이 나왔었다는데, 당시 군인이었던 나는 이걸 먹어보질 못한채 단종되고 말았다.
이건 내가 못 먹어봐서 아쉬웠다.
군인이 되고 난 이후. 휴가를 나오게 되어 만나게 된 치킨이 타바스코 치킨이었다.
핫소스로 튀김옷을 만든 것인지, 놀랄수준으로 뻘겋게 뜬 치킨은 알바생들의 기름갈이로 발생할 고생이 눈에 훤하다.
타바스코를 치킨에 뿌려내어 적당한 매운 맛과 함께 튀김옷의 경도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어 바삭함이 크게 느껴질 정도였다.
아쉽게도 이놈또한... 휴가나와서 한번 먹은게 전부였기에 그리 큰 기억이 남아있질 않다.
군대는 ㅈ같다.
젊은이들의 인생은 중요하다고 외치는 세대들은 언제나 군대는 가야한다며 젊은이들을 이끌고는 한다.
이곳에서 밖의 시간에서 경험해보질 못할 경험과 교훈을 얻어내보고자 노력도 해보았으나, 알게된 것은 상하관계에서 일어나는 온갖 부조리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더욱 큰 힘이 필요하나, 이는 언제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감내하고 버텨나가야 한다는 것과, 사람은 극한의 상황까지 내몰리게 된다면 끝까지 굴복하지 않는 정신력과 의지를 지녔다 한들, 꺽여 쉽사리 목숨을 버리고 만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주변 부대에서는 간간히 자.살 소동이 벌어졌으며, 차량 전복 사고등 안타까운 목숨이 사라지는 사고들이 벌어지곤 했다. 우리 부대에서는 다행스럽게도 후임 원정 도박이나 폭행사건, 방화사건 등 밖에 벌어지지 않았다.
가장 중요할 시기, 인생의 공백기가 되는 2년의 시간동안 제대로 된 월급도 받질 못하면서 부당한 대우를 밥먹듯이 받아가는 비울한 신세에 처하게 되는 안타까운 젊은 세월들이 그저 비통스럽기만 하다.
'드디어 전역했다.'
전역하고 난 이후 다시 만나보는 kfc에서 뵙게 된 아름다운 녀석! 메이플 치킨이다. 조리를 하는 알바생들의 고충을 충분히 고려하여 포스기를 맡은 매장 직원이 메이플 소스와 아몬드를 뿌리는 것이 전부인 메이플 치킨! 메이플 시럽의 달콤하고 풍요로운 향기를 머금은 치킨의 맛은 단짠단짠의 새로운 개척지가 되어주었으며, 전역 이후, 달콤한 메이플 시럽의 고열량과 기름진 치킨의 고열량이 만나 이루어 낸 고열량 플러스의 하모니는, 나의 디룩디룩한 지방살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일등공신이 되어주었다.
이때 메이플 치킨은 존나 달고 짠 것을 좋아하던 저에게 혈관의 폭언을 무시할 정도로 깊은 유혹이 되어 매일 사먹을 정도로 치킨에 ㅁ친놈이 되어주게끔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싫어할 것이고, 좋아할 사람들은 좋아하겠지만, 저에게는 그 어떠한 치킨보다도 제 취향의 아이였습니다.
단종되기 전 까지 끔찍히 사랑했던 이 치킨은
그때 그 맛과 향기는 아닐지언정, 지금까지도 코스트코 커클랜드 메이플 시럽의 향기와 함께 여김없이 저희 집에 찾아온답니다.
또한 새롭게 나온 알바생들에게 빅엿을 쳐멕일 것 같은 메뉴. kfc 메뉴 개발진들은 알바생들 고문을 취미로 삼는건지는 모르겠지만, 간혹가다 알바생들이 만들기 힘들 메뉴들을 만들고는 한다. 지침상 오븐에 한번 더 구우라고 명령이 내려왔으니, 이를 지켜야겠고... 지키자니 일의 범주가 늘어나게 되어, 동선이 꼬여 일에 지장이 갈법한 이미지가 그려진다.
맛이 안좋았던 것은 아닐탠데, 묘한 중국풍 치킨의 기억은 언제나 깐풍기 맛이 나기 마련이다. 깐풍기 때문에 맛이 기억 안나는건지, 정말로 깐풍기였기에 기억이 안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깐풍기 느낌의 치킨이었다는 기억만이 남아있다.
맛이 기억나질 않았기에,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메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빨간맛 치킨보다 두배는 더 맛있었던 kfc의 양념치킨.
빨간맛 치킨이 단순히 매운 양념치킨의 맛을 내세웠다면, 이 인디 치킨은 인도의 커리의 향이 느껴질 정도의 마살라의 향기에 매운맛이 더해진 가람 마살라 치킨이었다.
탄두리 치킨이라면 인도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잘들 알고있을 것이다. 인도식 요구르트와 향식료들을 섞어 그곳에 닭을 마리네이드 하고난 뒤 화덕에 타도록 그을린 그 닭고기를.
그정도 수준의 탄두리를 생각하자면 아쉽게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프랜차이즈에서 이끌어낼 수 있는 인도식 양념치킨으로서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점에 이르렀다고 생각된 양념치킨이었다.
다시한번 설명을 읽어보니, 이 메뉴가 단종되고 빨간맛 치킨으로 대체된 이유가 납득이 가버렸다.
치킨을 오븐에 넣는 행위는 알바생들의 적이다.
모바일: 가독성 시발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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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riff
내가 글을 못써서 그래.
인디 사라져서 너무 슬픔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