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방, 장문) 후타나리에 대한 이야기.futa
유게 인문학 시리즈
1화: 자지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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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보지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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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ㅅㅅ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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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후타나리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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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헤라클레스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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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게 인문학 시리즈 그 네번째, 후타나리에 대한 이야기
본래 4~6편은 수간 및 인외종 간의 성교에 대한 이야기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pixiv에서 개쩌는 후타짤을 봤기 때문에 후타나리에 대한 글로 급격한 방향 전환.
이 시리즈는 필자의 성욕에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후타나리, 라고 이야기하면 좀 뭣한 느낌이 들지만 여성성과 남성성을 동시에 지닌 존재들은 고대부터 여러 전설과 상징으로 등장한다. 고대부터 인류가 역시 성이란 무엇인지, 육체적인 성이 지닌 한계는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의 흔적일 것이다.
위 사진에 나온 조각상은 로마와 그리스에서 숭배한 신, "헤르마프로디토스Hermaphroditus"다. 헤르메스가 아버지, 아프로디테를 어머니로 두고 있다. 그리스의 시인, "오비디우스Publius Ovidius Naso"는 자신의 서사시 "변신 이야기Metamorphoses"에서 헤르마프로디토스의 기원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본래 그는 "헤르메스Hermes"와 "아프로디테Aphrodite"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굉장한 미소년이었다. 그는 여행을 하던 중 "할리카르나소스Halicarnassus"란 도시를 지나가게 되었다. 도시를 지나가던 중 그는 호수에서 옷을 벗고 목욕을 하기로 마음 먹는다. 그가 목욕을 하며 쉬던 중 호수에 살던 한 "님프nymphe(: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자연의 정령들)"가 그 모습을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된다. 그 님프의 이름은 "살마키스Salmacis"로 그녀는 헤르마프로디토스를 유혹하려다 실패하고는 결국 그를 범하려 한다.
몇몇 독자들은 지금 '???' 이러고 있을 수도 있는데 원래 님프들 종특이 미소년 납치 강/간이다.
헤르마프로디토스가 단단히 저항하자 그녀는 신에게 '우리 둘이 결코 떨어질 수 없는 몸이 되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게 된다.
아니, 이 강/간범년이 지금 무슨 미친 소리를 하는 거냐?
더 어처구니 없는 부분은 신들이 그 소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결국 둘은 한 몸이 되어 여성도 남성도 아닌 몸을 이루게 된다.
전설에 따르면 그 호수에서 몸을 씻는 사람은 저주로 인하여 남성도 여성도 아닌 몸으로 변하게 된다고 한다.
이것 참 무시무시한 신화가 아닐 수 없다. 헤르마프로디토스는 무슨 죄인가?
이렇게만 보면 헤르마프로디토스는 어처구니 없는 또/라이에게 단단히 걸려 피해를 본 불쌍한 젊은이다.
오비디우스는 이런 이야기를 통해 여성이 가진 유혹자의 면모, 여성성의 덫에 대해 이야기하고 이제 막 피어나는 소년성이 상실되는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다(사실 굉장히 농밀하게 묘사되고 있기 때문에 직접 읽어보는 것을 필자는 추천한다).
다만 변신이야기는 기원후 8년에 나온 것으로 알려진 서사시집이다. 오비디우스가 말하는 헤르마프로디토스의 모습 이전에 더 강력한 신으로서 존재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렇다면 헤르마프로디토스의 신격이 박탈 당하거나 변형되기 이전의 모습을 추측해보자.
이 신상은 "아프로디투스Aphroditus"라고 한다. 이 종교는 기원전 7세기 정도에 그리스에 상륙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 신은 풍요의 신으로 여성 차림을 한 남자들이 제의를 주관했다고 한다. 비록 이름은 다르지만 여성적 면모와 남성적 면모가 공존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아프로디투스가 헤르메프로디토스와 같은 신격임을 알 수 있다.
자지편을 읽고 온 사람들은 기억하겠지만 필자는 남근숭배의 한 예로 고대의 헤르메스 숭배를 제시했다. 반면 아프로디테는 전형적인 여근숭배에 속한다. 아프로디테는 "셈족Semitic"의 "아스타르테Astarte," "수메르Sumer"의 "인안나Inanna" 등에서 기원을 찾는다.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지중해로 건너온 후로도 인안나-아프로디테는 풍요신으로 여겨며 지중해의 해안가 도시들에서 숭배받았다. ㅅㅅ 편에서 그리스 신화의 크고 지역신이나 이국의 신들이 주류 신화에 편입된 경우가 많다고 했은데 그 좋은 예다.
결국 헤르메스는 남근의 상징으로, 아프로디테는 여근의 상징으로 숭배되는 신이다. 이런 두 신의 특질을 물려받은 헤르마프로디토스는 여근과 남근을 동시에 지닌 모습으로 묘사되며 풍요와 성력을 지닌 신이다.
더 나아가 아프로디테의 원형 중 하나로 평가받는 여신인 인안나의 경우를 보자.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강 사이에는 인안나의 많은 신전들이 있었다. 그 곳에서는 자웅동체의 몸을 가지고 있는 여성스러운 남자들이 인안나 사원의 예배와 의식 관행에 참여할 수 있었다.
이렇듯 헤르메프로디투스는 본래 풍요의 신이었지만 기원후 1세기 즈음에 이르러 그 성격을 상실하고 여성도 남성도 아닌 존재로 전락하고 만다.
하지만 중세에 이르러 연금술은 헤르마프로디투스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게 된다.
헤르메스의 경우에는 남근신의 면모도 있지만 양 극을 잇는 중간자로서 신앙 되기도 한다. 헤르메스는 "연금술alchemy"에서 중시되는 신이기도 한데 신비주의자들에겐 이집트 지혜의 신 "토트Thoth"와 동일시하여 "헤르메스 트리메기스투스Hermes Trismegistus"로 숭배되어 "헤르메스 주의Hermeticism"라는 신비주의 교단을 이루기도 한다.
연금술사들은 궁극적인 목표로서 완전성, 불멸성을 추구했으며 그 과정에서 만물이 삼원질로 이루어져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소금/유황/수은, 육체/정신/영혼 등의 비유로 말해지는 이 삼원질은 말하자면 '여성성'과 '남성성' 이라는 두 상반된 요소와 그 둘을 조화롭게 연결해주는 '세 번째 원질'을 의미한다.
"신방," "결혼식"으로 말해지는 세 원질의 결합 과정을 통해 현자의 돌이나 육체, 정신의 완전성을 얻을 수 있다고 연금술사들은 믿었으며 따라서 남성과 여성이 한 몸에 공존하는 헤르메프로디투스를 완전성에 대한 비유로 삼았다. 그리고 이런 접근은 더 나아가 화성과 금성, 수성에 대한 천문학적인 접근과 결합하여 헤르메스를 연금술의 상징으로 내세우는데 일조하게 된다.
이번엔 동양으로 시선을 돌려볼까? 헤르마프로디토스 신앙의 원형 역시 동양에서 왔다고 말해지고 있는만큼 필자는 이번 기회를 통해 동양-특히 힌두교에서의 양성성에 대해 말하고 싶다.
필자는 ㅅㅅ 편에서 남근상, "링가linga"와 여근상 "요니Yoni"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링가는 "시바Shiva"의 남근으로 기둥 형태를 하지만, 요니는 "프리바티Parvati"의 여근으로 링가를 올려놓는 제단 형태를 하고 있다. 링가와 요니 둘 중 하나라도 없다면 "샤크티shakti(:성력 숭배)"는 완성되지 않는다.
이러한 면모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힌두교의 "아르다나리쉬바라Ardhanarishvara"다.
위에서 말한 링가와 요니가 시바와 프리바티의 성력숭배를 말한다 했는데 이 아르다나리쉬바라는 바로 그 시바와 프리바티가 결합한 상태의 신격을 의미한다. 힌두신화를 따르면 "브라흐마Brahma"가 남성신 "프라자파티Prajapati"에게 창조의 임무를 내렸을 때 브라흐마의 예상과 다르게 창조의 속도가 점점 줄어들었다. 브라흐마는 시바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그 때 시바는 자신의 아내 프리바티와 함께 이 모습으로 나타나 브리흐마에게 깨달음을 준다.
시바가 파괴적 원리인 것처럼 프리바티는 그 안에서 다시 생겨나는 창조력을 의미한다. 결국 아르다나리쉬바라는 "푸루샤Purusha"와 "프라크리티Prakriti", 즉 남성성과 여성성, 수동적인 힘과 능동적인 힘, 파괴와 창조 조 두 가지 힘이 서로를 포용하고 존중하고 공존할 때 우주가 순환을 이룬다는 만고의 진리를 의미한다.
이렇듯 고대인들은 남성과 여성이 서로 존중해야하는 존재임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관념의 상징으로 남성성과 여성성을 한 몸에 지닌 존재들을 만들어 냈다.
남성과 여성 간의 갈등은 현대 사회 제일의 이슈 중 하나가 되었다. 필자는 이런 현실에 대해서 고대인들이 지닌 지혜를 되세기며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사회가 오기를 바랄 뿐이다.
후타나리에서 시작한 글이 어쩌다 여기까지 왔는지...
후타나리 얘기 끗!
(유게 인문학 시리즈는 비정기적으로 계속 연재될 예정이며 항상 쪽지와 댓글을 통한 관심과 질문을 기다리고 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