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편의점 심부름을 돌아오는 길에
분리수거장 가로등 아래서 춤추는 사내를 보았다
마스크를 벗은 채로 쓰레기 하나 버리고 추임새와 몸을 비트는 것이 신나보였다
가까이 가면 날 피할까 싶어 멀리서 잠시 바라보고 있노라니
이윽고 세상을 들이삼킬듯이 숨을 쉬고 내뱉고는 마저 쓰레기를 버렸다
이 세상에서 마스크 없이 숨 쉬기가 누군가의 소망으로 나타날 수 있단 강렬한 장면이었다
어설픈 춤사위에서 얹혀있는 그의 행복은 말로는 표현을 다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맨 얼굴로 바람을 쐬고 숨을 내쉬고자 이 시간에 나와 있는 그의 선택은 대단하고 안타까웠다
코로나가 끝나고 언젠가는 햇빛 아래서 그의 꿈이 이뤄지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