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모 비행단 대공방어대 근무했을 때 이야기임.
대공방어대 사무실 바로 앞에는 연못이 하나 있었음.
여기가 비행단 낚시 명소였음.
대공방어대 간부들도 낚시의자나 양산 설치해놓고 일과 끝나면 퇴근 안하고 낚시하고 주말에 와서 낚시하고 그랬음.
게다가 외부에서 낚시해온 어류를 이 연못에다가 풀어서 나중에 또 낚시하고 그랬음. ㅎㄷㄷ
어종이 내가 아는 것만 해도 메기, 가물치, 붕어 등 이것저것 있었음.
이건 대공방어대 다른 부사관이 잡은 가물치 사진
주변에 낚시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니까 나도 호기심이 생기더라고, 어렸을 때 낚시 다니시던 아버지 생각도 나고 했지.
그래서 그 날로 부대 밖에 있는 걸 알아뒀던 낚시용품점에 가서 낚시 입문하려고 하니 한 세트 맞춰달라고 해서
낚싯대 하나, 등받이 있는 낚시의자 하나, 떡밥 한 봉지, 떡밥 그릇 하나, 낚싯대 지지대 한 개, 낚시 바늘 몇 개, 낚시 찌, 낚싯줄 조금 이렇게 샀음.
그래서 차 트렁크에 싣고 있다가 일과 끝나고 부사관들한테 물어봐서 첫 낚시를 시작했음.
나한테는 이상하게 초심자의 운이라든가 이런 것이 있나보더라고.
낚시 놓고나서 처음으로 그 날 바로 붕어 한 마리 잡아봄.
이게 그 첫 붕어임.
사진만 찍고 다시 풀어줬음. 잡았을 때는 이미 상처가 있는 것이 가물치 같은 놈한테 물린 것 같았음.
아무튼 낚시하다보니까 다른 부사관이 자기는 안 쓰는 낚싯대 있다고 나한테 잘 쓰라고 주기도 하고 그랬었음.
그러면서 이제 혼자 낚시도 할줄 알게 되니까
어느 저녁에 또 낚시하고 앉아있었는데, 누군가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다가 "어, 너 뭐하냐?" 이러더라고
뒤돌아보니까 이번에 취임하신 단장님이 자전거 타고 비행단 돌아다니시다가 나 보고 말 거신 거임. ㅎㄷㄷ
장군이랑 일대일로 대화해본 건 그게 처음이었음.
아무튼 그 분은 또 낚시를 좋아하시더라고? ㅎㄷㄷ
그 결과 그 분 전용 낚시 좌석이 대공방어대 사무실 앞 연못에 조성되었음.
땅 다지고 좋은 낚시의자 하나 놓고 파라솔 하나 놓고, 낚싯대 지지대들 설치하고 주말 대공방어대 당직사관들은 단장님의 불시 출몰에 대비해야 하게 되었지.
그래도 나름 해피엔딩이네
이게 해피엔딩이라니 이 분 최소한 장성급 멘탈
안 없앤 게 어디여
높으신분 취미가 민물낚시면 진짜 좋긴 좋은데........ 진짜 어디 휴일마다 산 끌려 가서 봉우리 다찍고 오거나 휴일날 쉬고싶은데 축구나 다른 운동 한다생각 하면 ㅎ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