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주의) 메이저리그 시청자로서 한국 야구의 최고 장점.gif
첫째는 빠던
둘째는 빳따 던지기
셋째는 배트 플립
거의 생애 첫 기억이 날 때부터 아빠랑 같이 박찬호 박세리,
좀 커서는 최경주 서재응를 보면서 자랐고
일종의 국뽕에서 스포츠를 입문했다보니, 스포츠를 볼 때 항상 성적이나 수준보다는
감동과 임팩트를 중요시 하게 됐는데,
항상 주로 봤던 건 MLB랑 PGA였고 KBO는 고향 팀 소식만 듣는 정도였지만,
어제 한화 경기에 나오는 이진영의 만루포에는
응원팀도 아닌 사람인 나까지, 보는 것만으로 이렇게 신나도 되나 싶은 쾌감이 있었다.
MLB에서 가장 유명한 빠던 장면 둘일 것 같은데
위의 페타주와 호세 바티스타 이외에도 MLB의 빠던은
'야 봤냐?' '내가 너 졷발랐다.' 정도의 뉘앙스를 깔고 던짐
그래서 싸움이 남
진짜로 아주 크게 남
미국이 그거 좋아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게 타자들이 더 조용하게 베이스를 도는 이유가 되어서 솔직히 답답한 적이 더 많음.
대부분의 팬들은 선수 기뻐할 때 같이 기뻐하니까.
크게 기뻐하면 크게 기뻐하니까.
우리나라의 빠던처럼 자연스럽게 스윙 따라 이어지는 쾌감을 표출하려는 의도가 아님
'보란듯이' 던짐
이 부분의 차이가 가장 크다.
'대신 경기 수준 높잖아,' '메이저가 더 잘하잖아.' 라고 말한다면
나는 팬으로서 볼거리의 재미를 줄이면서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상훈 위원의 말마따나 '팬들에게는 기록이 아니라 감동이 중요하다.'는 말에 백번 동감하고,
이진영이라는 선수는 솔직히 동명이인으로만 알았지만,
저 빠던으로 초면이지만 그 이름 다시는 잊지 못할 정도로 너무 고마울 정도로 잘 봤다.
수준 차이 나는 건 맞지만, 당장 미국이 국제전 안 나가던 이유도
한국한테 손민한-에이로드 삼구삼진, 이범호-돈트렐 만루홈런 등의 자존심의 이유 분명히 있음.
"언젯적 이야기냐." "지금은 차이 더 난다." 해도
그 실력 차이가 재미 없는 태도로 팬이 원하지 않는 걸 해도 되는 정도의 차이는 절대 아니라는 이야기다.
미국에는 볼거리와 경기 수준 둘 다 잡지 못하면서
심지어 경기장 주변 지역 치안도 못 잡는 오클랜드가 있다.
그래서 더욱 한국 야구의 자연스럽게 자신의 기쁨을 표출하는 빠던이 가치 있게 느껴짐
상대가 싫어하면 어때 내가 당장 좋아 죽겠는데.
스포츠에서 신사적으로 굴 거면 제이미 바디는 피파 새춤 출 때 맞아 죽었어야 함.
보복구가 안 들어오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투수들도 '아 맞았다.'라고 생각하지,
'저 새기 던졌네? 졷같네?'
이런 태도 보이면 그 쪽이 이상한 놈 취급 받는 이 문화가 너무 소중하다.
선수들도 그만큼 알아주는 팬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팬들도 우리만의 문화가 있는 걸 소중하게 생각해주면 KBO는 계속 경쟁력 있다고 생각한다.
이 아래부터는 한국빠던 스페셜
개인적으로 최고라고 생각하는 김상현의 빠던
자연스럽게 스윙 후 폼에 놓는 듯한 자세가 묻어 있어서
던질 때 날아가는 빳따가 경쾌하기 그지 없음.
내츄럴 플립이라고 해서 한국 빠던 영상이 진짜로 엠엘비닷컴 메인에
오랫동안 올라가있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때도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스타일의 빠던.
박병호의 3루 강습 빠던
아무리 빠던 좋아하던 나도 '이거...괜찮은 걸까?...' 싶은 세리머니
미네소타가면서 고친 덕택에 살변은 일어나지 않았고
본인도 자중하면서 다시 보기 힘들지만
역시 멋있어서 계속 보게 된다.
솔직히 미네소타 최장거리 홈런 기록 때 보여줬으면 역사에 남으며 영원히 멋있었을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역사에 남는 최고는 양준혁의 반만세 빠던
선수 생활 말기, 항상 만세 타법을 고수했지만
빳따에 감기는 손맛이 드는 순간 만세는 증발하고 냅다 빠던만 남는
저 절묘한 맛은 이 세상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민족의 얼이 담겨있다.
wRC+스탯 좋아하는 나에게는 최고의 타자이자 최고의 빠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