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감상 평가 '두마리 토끼를 잡고 건강식 요리까지' [장문][스포]
아이맥스로 오디세이 어제 보고 왔다.
이 영화는 작정하고 어떤 분석 영상도, 감상글도, 분석글도, 나무위키 해석도 보지 않고
보고 나서도 마찬가지로 참고 없이 순수한 내 해석 내 관점으로 적을 수 있다.
이거 적고 나서 이제 다른 사람 관점과 감상도 리딸 해 볼 수 있게 되어서 기쁜 글이다.
자, 과연 이번에는 놀란이 영상에 무슨 마법을 부릴까?
흥미진진하게 한 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 아이맥스 스크린 속으로 들어간다.
이 이하로 앞으로 감상하실 건데 스포 싫어하는 분, 실수로 클릭하신 분, 장문레르기 있는 분은 뒤로 가기를 추천한다.
1. 앞서 본 스파이더맨 처럼 뜨거운 감정이 일렁일렁 올라오는 영화는 아니었다.
광활한 지중해 연안 대자연에 힘들고 힘든 여정을 눈으로 따라가다
직접 달리지도 않았음에도 내 온몸의 팔다리가 알이 배길 것 같은 영화였다.보는 내가 다 숨찰 것 같은 영화였다.
그만큼 작중 인물들이 힘들어하고 힘들어하는 영화였다.
우리들이 어려서 봤던 동화나 애니에서 묘사된 '고대의 영웅의 모험'이 흥미진진하고
힘과 용기와 단합으로 뭐든 해낼 것같은 기분이 들었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 그 실상이 얼마나 막막하고 무서운 여정인지 실감 난다.
아니, 저 앞에, 저 지평선에, 저 산등성이에서, 저 동굴 안에서 다가오는 무리들이
거인일지 괴물일지 마녀일지 적대적인 초강력 전사일지 친절한 사람들일지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일지
도무지 알 길이 없는 상황에서 용감하게 노크할 자신이 쉽게 생길 리가 없었다.
우리가 아무리 트로이 전쟁 영웅이건 뭐건 간에 먹을 것이 없어 기력 다 떨어져 있는 데,
앞에는 표정 변화도 없는 무슨 석상같은 거대한 괴물들이 들이닥치면
아무리 우리 측이 용맹하고 수가 많아도 노답일게 손에 잡힐 듯 실감 났다.
이 영화가 보여준 고대 시대의 모험길은 전혀 계산이 서지 않 수 없는 상황에 섰을 때의
공포심과의 싸움이 제일 어려운 걸로 묘사된다. 무슨 헤라클레스 같이 슈퍼맨 같은 영웅이 아니고서야.

2. 사이클롭스, 라이스트뤼고네스 족, 스킬라,
동화책으로 보면 그냥 호등갑 떨 거 있나? 물리칠 수 있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그 '아킬레우스'와 옆에서 같이 싸웠던 용사들도 혼비백산할 이유가 있었다.
놀란의 영화는 소설이나 우주 공간이나 만화나 신화의 공상 세계의 스케일을
스크린 속 현실 스케일로 가져와 주되, 그게 실제로 있을 법 하게 드러내 주는 재주가 있는데,
그 재주가 가장 빛을 발한 건 이 영화가 아닐까 싶다.
바로 집에 침입한 남자들을 보고 겁탈 걱정에 벌벌 떨던
이웃집 평범한 아줌마로 보이는 여자가 실은 무서운 마녀였고,
동화책에서는 '사람을 돼지로 만들었습니다'가 그냥 그런 줄 알고 넘어가는 문장에 불과하지만,
그걸 시각적으로 표현하면 얼마나 섬뜩한지 제대로 눈 뜨고 똑바로 보여준다.
과거의 죽은 전우들이 망자로 일어나는데, 그 모양이 좀비의 그것과 같아서 무서웠고...
솔직히 이 영화는 공포 영화로서도 제법 수준이 높았다.
그리스 로마신화, 일리아드 오딧세이는 현실적으로 묘사하면 공포물도 된다는 걸 제대로 확인했다.
3. 일단 영화가 재미있다. 이미 줄거리를 아는 내용이라고는 해도,
영상에서 해석해 나가고 재연해 나가는 풀이가 참 재미있게 흘러나간다.
게다가 그 놀란 최고의 재능인 '시간 잘라 편집 트릭' 능력이 이번에도 빛을 발한다.
아틸라(오디세우스의 국가) 상황 / 지중해의 표류 여행 / 일리아드 트로이 전쟁
이 3가지 시간선을 교차 편집 하면서 보여준다.
요즘 영화들도 놀란의 기법을 많이 쓰곤 하는데, 그 영화들은 너무 정신없이 장면을 전환하곤 한다.
그런데 원조(?)의 맛은 달랐다. 제법 긴 호흡으로 해당 사건을 진득하게 보여주다가
다른 시간선으로 전환 시킬 때 딱 그 화제가 겹치는 부분을 부각시키고 나서,
그 다음에 그걸 이어 받아서 다른 시간선으로 건너가며 영화가 진행된다.
그래서 요즘 영화들의 단점을 잘 극복했다.
놀란을 편집의 마술사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
어떤 영화가 연구해 보면 상당한 깊은 의미를 담았기 때문에
평론가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은 명작 영화일 순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깊은 의미를 일단 재미있게 그려내는 것이 중요하고,
그 깊음을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해내는 것 역시도 중요하다.
감독은 그걸 못 해내면서 '내 잘 만든 영화를 몰라주는 우매한 대중들 어쩌고~' 하면서 탓해선 안된다.
물론 깊이를 떠나서 일단 재밌게 영화 만들기도 쉽지 않다.
넷플릭스 시대 이후로 대중의 눈은 많이 높아졌다.
재미있는 영화들의 공식 그대로 답습해서 만들다가는 반대로 '늘 하던대로 뻔한 평범한 영화다'는 평가 밖에 못 받는다.
그래서 재미있게 만들기도 어렵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깊이 생각할 거리를 잘 던지는 놀란 감독 영화들의 재미 타율은 매우매우 높다.
그나마 테넷 정도가 (이건 안 봐서 뭐라 못하겠다) 대중 평가에서 저조한 재미로 평가 받는 것 같은데,
닥나 3부작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오펜하이머 등등 실패를 모르는 감독이다.
새삼 대단하다고 재확인 한다.
4. 자, 그럼 이번 영화를 통해서 놀란이 말하고자 하는 건 뭘까?
그 전에 잠깐 지금 현재 세계적 상황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전세계를 보면 뭘 떠올릴 수 있을까?
트럼프를 상징으로 하는 세계의 변화와
AI를 아이콘으로 하는 세계의 변화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여기서 전자를 봤다.
짤막하게 정치 이야기를 하자면,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우파의 결집'이라고 간단히 말하지만
그렇게 간단한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면 어쨌든 '과거의 모던한 사회 질서를 부정하고 돈과 힘과 본능이 지배하는 것을 동경하는' 흐름이 강세이고 이들이 유권자로서 큰 힘을 발휘하는 추세이긴 하다. 그리고 SNS와 유튜브에서는 그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크던 작던 미국이건 유럽이건 남미건 아시아건 이런 현상은 공통적이고, 그 가장 큰 상징은 바로 트럼프다.
'(뒤가 구리건 간에 어쨌든) 명분과 질서, 상호 신뢰를 고리타분 하게 따지는' 것과 '어떤 위험이 닥칠 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가 모르는 것은 일단 적으로 간주하는' 것 중에서 후자에 점점 힘이 실리고 있다.
갑자기 왜 이런 뜬금없는 시사이야기를 꺼내냐 싶긴 하겠지만,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꾸준히 던지는 질문이 있다.
청동의 시대의 질서 :
제우스가 지시한 질서 1 : 집을 가진 자는 나그네를 환대하고 대접하라
질서 2 : 나그네는 대접하는 집에 칼을 들고 들어가지 마라
질서 3 : 내가 대접 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 (즉, 먼저 목숨을 노린 자에게서 살아난 자는 복수할 권리가 있다)
철의 시대의 질서 :
집을 가진 자는 나그네의 침입에 대비해서 격퇴하라
나그네는 집을 가진 자를 침입하고 약탈하여 그 물자로 목숨을 도모하라. 음식은 언제 떨어질 지 모르고 언제 구할 수 있을 지 모른다
목숨을 노리건 말건 일단 내게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는 자는 죽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빵 맞고 죽는다
단순 영화상의 비유가 아니라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황금의 시대 / 은의 시대 / 청동의 시대 / 철의 시대로 구분하는 표현을 그대로 가져온 거다.
가만히 보면 이 영화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은 이 두 질서의 담론을 백그라운드로 두고 일어난다.
오디세우스는 청동의 시대가 철의 시대로 넘어가는 경계선에서 고민하고 방황한다.
그러다가 답을 찾고 아내를 찾아 서쪽으로 떠난다. 그게 이 영화의 큰 요약이다.
그런데, 놀란 감독은 단순히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걸 은유로 현재를 말하고 싶은 것이었다.
청동의 시대와는 좀 다르지만, 냉전 이후의 세상이 추구했던 이치는 청동의 시대의 룰에 비유할 수 있고
철의 시대와는 좀 다르지만, 코로나 이후의 세상이 이동해가는 이치는 철의 시대의 룰에 비유할 수 있다.
사이클롭스의 집에 들어갈 때, 오디세우스와 그 부하들은 제우스의 룰을 어기고 무기를 들고 들어갔다.
대화를 할 수 있음에도, 말했다가 바로 죽을 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화 시도를 하지 않고 집주인을 공격한다.
그 결과 포세이돈의 저주를 받고 긴 표류가 시작된다.
그냥 떠날 수 있었음에도, 먼저 목숨을 노린 자에게서 살아난 자는 복수할 권리가 있다고 화살 한 대 더 쐈다가
부하를 더 잃고, 그 사건 때문에 이후 트로이 전쟁을 끝낸 영웅임에도 부하들 사이에서 권위가 급락한다.
마치 지금 시대에 '데이트 폭력 살해 사건이 났기 때문에', '이민자가 ㄱㄱ 사건을 냈기 때문에',
'조현병 환자가 파괴했기 때문에' 뒤에 숨은 전제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우리가 해침을 당할 것 같다는 공포'다.
오딧세우스와 그 부하들이 사이클롭스의 동굴로 들어가면서 느꼈던 그 감정 말이다.
사이클롭스만이 아니다.
라이스트뤼고네스 족과 키르케 이벤트에서는 반대로 그걸 역으로 오디세우스와 그 부하들이 당한다.
오디세우스 일행만 그랬을까?
트로이 전쟁에서 생환한 또다른 영웅 메넬라우스와 아틸라에 남은 페넬로페 왕비도 공통적으로 말한다
"바다 민족에게서 문명이 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강력한 왕을 중심으로 군대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영화상에서 그 구호는 그리스 뿐만이 아니라 지중해 세계적인 구호처럼 보인다.
지금 세상에서 그 "바다 민족"에 무엇을 대체해도 되는 것들이 많이 보인다.
(역사 학도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었던'고대 문명들을 집어 삼킨 바다 민족'에 대한 이론은
가끔 유게 베스트에 올라오곤 한다.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70305795?search_type=subject_content&search_key=%EB%B0%94%EB%8B%A4+%EB%AF%BC%EC%A1%B1&page=3
비교적 최근에도 올라왔다.
지중해 고대 역사에서 어느 날 바다 건너 침략 민족들이 와서 발전해 가던 문명을 싹 멸절 시켰다는 이론이다.
놀란이 이걸 다루었다는 점에서 자기 아는 거 나왔다고 신난 10덕 처럼 반가웠다.)
그 자리에 중국을 넣어도 되고, 이슬람을 넣어도 되고, 이민자를 넣어도 되고,
반대 성별을 넣어도 되며, 공산주의자를 넣어도 되고... 많다.
어찌되었거나 작중에서 바다 민족을 바라보는 그 뒤에 숨은 정서는 현재와 동일하다.
바로 '우리를 해칠 거라는 공포'라는 키워드로 말이다.
그런데, 영화 말미에서 이 모든 여정 끝에 내린 오디세우스의 결론은
"트로이와 10년 전쟁에서 억눌린 그리스군이 목마 전술을 성공시키고 광기를 해방시켜 자행한
파괴 약탈 할 때야 말로 트로이에게 바다 민족의 시간이었다."
"청동의 시대의 룰의 수호자라고 생각했던 우리야 말로 청동의 시대의 룰을 어기고 트로이 목마 작전을 수행했다."
그래서 영화 후반부에서 오디세우스는 울고 괴로워하고 쓰린 표정이 대부분이었다.
그 계기는 오디세우스 본인이 짠 설계였으니까.
5. 그럼 이 영화는 어떤 대안을 제시하나?
이것들을 말하기만 하고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허무한 고발극으로 끝난다.
그런데, 여기서 오디세우스는 아내 페넬로페와 함께 '서쪽으로 떠나서 자신의 여정을 통해 죽은 이들을 조문한다'
로 결론짓는다.
그리고 자신들의 세대는 은퇴하고 아들의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으로 결정한다.
영화는 흑백논리로 "청동의 시대의 룰이 옳으니까, 그 시대로 회귀해야 한다"고 말하진 않는다.
오디세우스의 아들 텔레마코스의 시점 스토리에서
그 '청동의 시대 제우스의 룰'을 일부러 악용한 구혼자 일당들을 통해서
(로버트 패틴슨 진짜 얄밉게 악역 안티노오스 연기 했다 ㅋㅋㅋ)
더 이상 청동의 시대의 룰을 묵수하기에는 한계가 왔다는 것을 보여줬다.
마녀 키르케 역시 그 룰을 악용해서 방문객들의 무장을 해제하고
그들을 탐욕스러운 존재로 억지 규정하고 동물로 만들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했다.
오히려 헤겔이 말한 정반합의 구조를 보여준다.
오디세우스는 거창한 새로운 질서를 낸다기보다
최소한 자신에게 주어진 은원의 책임은 수행하는 것(서쪽으로 떠남)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편집 트릭으로 트로이를 파괴 약탈 학살하던 시점으로 돌아가서
자신이 만들었던 트로이 목마가 불타는 장면을 보여준다.
주변 트로이 성의 건물들처럼 그 목마도 넘어지는 것처럼 연출되다가
넘어지지 않고 건물벽에 기대서 서 있는 장면을 보여주고
오디세우스는 안심하는 표정을 짓는데, 거기서 영화는 마무리된다.
아마도 자신들의 세대에서 한 것은 이 트로이성처럼 불타 사라지고
허무하게 될 것이라고 절망하다가 넘어지지 않는 목마를 보고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희망을 본 것일까?
왜 이렇게 다층적으로 의미를 담은 이야기 구조를 스펙터클한 신화 모험 영화에다가 정성스럽게 차곡차곡 넣어놨을까?
아마도 이렇게 정의와 가치에 대해서 고민하는 부분을 크게 부각시킨 놀란의 의도는
'이렇게 분별있는 인물인 오딧세우스가 트로이 대파괴를 가해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봤을까?'하는 의문으로
시작하지 않았을까 하고 상상해 볼 수 있었던 후반 전개였다.
6. 텔레마코스가 생각보다 비중이 컸다.
텔레마코스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서사를 모두 한 몸에 받는 역할을 수행했는데,
그 반대편에서 안티노오스를 대표로 하는 구혼자 무리들의 폭거를 상대하는 새세대로 나온다.
사실상 이 영화의 부주인공이라 불러도 될 수준이었다.
앞에서 말한 청동의 질서와 철의 질서 사이에서
힘든 유산을 받을 절은 새세대를 은유하는 인물이 아닐까 추측된다.
청동의 시대의 질서를 준수하려는 노력을 하는 쪽을 오디세우스와 페넬로페로 둔다면
청동의 시대의 질서를 악용하려는 쪽을 안티노오스 무리로 둘 수 있다.
그 때문에 새로운 철의 시대의 질서가 준동 하려는 때에 새 시대를 물려받은 인물이 텔레마코스였다.
그는 어려서부터 전 세대 어른들의 대립 속에서 고생 많이 한다.
이 납득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구혼자들을 상대해야 하는데
온갖 모욕과 위협을 이겨내야 하는 상황 뒤에서
마치 지금의 갈등과 변화를 받아내야 하는 젊은 세대들이 비쳐보였다.
그리고 새삼 톰 홀랜드라는 배우가 얼마나 크게 성장했는지를 며칠 전에 본 스파이더맨 브랜 뉴와 함께 재확인한 영화이기도 했다.
아버지 역의 멧 데이먼의 반대 측면에서 져야 할 영화적 무게를 든든하게 버텨 냈다.
7. 내가 너무 무거운 이야기들만 늘어 놓은 것 같지만,
이 영화는 스펙터클하고 보는 맛이 좋은 헐리웃 대작 영화다.
이 영화는 오디세이지 일리아드는 아니라서, 대규모 인간 동원 장면이 나오지는 않지만
대자연의 광활함과 그 속에 숨은 두려운 위험들과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일행들의 모습이 잘 담긴 재밌는 영화였다.
아, 트로이 성문 열림 씬에서 아가멤논 장면은 참 간지 폭발이었다.
난 처음에는 04년 영화 '트로이'처럼 이 때까지 아킬레우스가 생존했다는 각색인 줄 알았다.
아켈레우스인 줄 착각할 정도로 멋있었다.
아마도 그 간지와 그 최후의 허무함을 대비 시키려는 의도였겠지만, 어쨌든 멋진 건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쭉 서술한 영화상의 가치관들의 대립, 인연의 얽히고 섥힌 구조들과
내러티브와 시각적인 감동들이 하나 하나 긴 여정의 막바지에 모여 정리되고
활시위를 매기려는 오디세우스에게 모이고 편집상 숨겨진 서술 트릭들이 드러나면서
최후의 전투씬으로 넘어가는 영화적인 완성도!
크으~ 이게 영화지 싶다.
8. 그런데... 매번 놀란 영화에 꼬리표가 붙는 것 같지만
그래도 말 안 할 수 없다.
이번에도 마지막 구혼자들과 결투 씬에서 아쉬웠다.
일단 연출 설계 자체는 좋았다.
모두 무기가 없는 와중에 오디세우스만 활을 들고 일망타진하다가,
적들도 역습으로 무기들을 하나 둘 시간 차를 두고 천장 구멍으로 떨어뜨려 가면서
대검 격투, 대창 격투, 대 방패 격투 등등 차례차례 다른 격투 액션을 보여준다...
는 설계는 훌륭했다.
그런데, 안 그래도 아이맥스 화면 때문에 스크린 시야가 너무 넓은 상황에서
촬영하는 카메라 쉐이키 캠 기법 때문에 전체 액션을 파악하는 시인성이 너무 떨어졌다.
그래도 텔레마코스의 격투 액션과 분할 되는 시점에서는 핸드 쉐이킹을 줄이긴 했다.
하... 놀란 감독에게서 딱 그 분야에서는 뭔가 하나씩은 찐빠가 난다.
다 잘하는 분이 딱 하나에서 뭔가 허접하면 '인간미'라 하겠지만,
그 인간미가 매번 반복되면 점점 편견이 될 거 같다.
안 그래도 표류할 때 나오는 적들과 영웅적으로 싸우기보다는 도망 일색의 장면들이 많아서
액션 퀄리티에 대한 목마름이 해소되는 장면이라서 세세하게 잘 만들었어야 했는데,
아... 그 작은 찐빠가 자꾸 거슬렸다.
분명 액션 연출 설계 자체는 좋았고, 그거 외에는 괜찮았는데 말이다.
9. 오펜하이머를 보고 나올 때도 나는
'재미도 있고, 의미도 깊다'면서 계속 영화 장면을 곱씹으면서
멀티플렉스를 뒤로하고 집에 갔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야구에서 3할을 넘으면 강타자라고 하고
영화 감독도 5할을 넘으면 제법 좋은 감독이라 부를 만 한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한 9할 타자는 되는 것 같다.
재미있으며 지적으로도 푹 빠진 3시간 이었다
![[오디세이] 감상 평가 '두마리 토끼를 잡고 건강식 요리까지' [장문][스포]_1.webp](https://i3.ruliweb.com/img/26/08/06/19fd61748341e4262.we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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