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프랑스 차기 대선 2차 투표 가상대결 – 1
마린 르펜(우익-극우): 50.5%
에마뉘엘 마크롱(중도): 49.5%
마린 르펜 1.0%p차 사상 첫 접전 우세
2022년 프랑스 차기 대선 2차 투표 가상대결 – 2
에마뉘엘 마크롱(중도): 53.9%
장 뤽 멜랑숑(좌익-극좌): 46.1%
에마뉘엘 마크롱 7.8%p차 우세
2022년 프랑스 차기 대선 2차 투표 가상대결 – 3
에마뉘엘 마크롱(중도): 60.8%
에릭 제무르(극우): 39.2%
에마뉘엘 마크롱 21.6%p차 절대적 우세
2022년 프랑스 차기 대선 2차 투표 가상 대결 – 4
에마뉘엘 마크롱(중도): 65.9%
발레리 페크레스(중도우파): 34.1%
에마뉘엘 마크롱 31.8%p차 절대적 우세
(에마뉘엘 마크롱, 마린 르펜, 발레리 페크레스, 장 뤽 멜랑숑, 안 이달고, 니콜라 뒤퐁에냥, 장 라살, 나탈리 아르토, 필립 푸투, 에릭 제무르, 야니크 자도, 파비앙 루셀)
2022년 프랑스 차기 대선 1차 투표 가상 대결 – Atlas Politico
에마뉘엘 마크롱(중도, 전진하는 공화국): 27.0%
마린 르펜(우익-극우, 국민연합): 20.7%
장 뤽 멜랑숑(좌익-극좌, 불복종 프랑스): 18.1%
에릭 제무르(극우, 재정복당): 11.7%
발레리 페크레스(중도우파, 공화당&연합): 5.1%
야니크 자도(중도좌파-좌익, 녹색당): 4.8%
니콜라 뒤퐁에냥(우익, 약진하는 프랑스): 2.9%
안 이달고(중도좌파, 사회당): 2.3%
파비앙 루셀(극좌, 프랑스 공산당): 2.2%
장 라살(중도-중도우파, 저항!): 1.3%
나탈리 아르토(극좌, 노동자투쟁당): 0.6%
필립 푸투(극좌, 반자본주의신당): 0.4%
에마뉘엘 마크롱 6.3%p차 1위
조사기관: Atlas Politico
조사기간: 4/4-6
지난 21년 6월, 프랑스 정치는 중도 Vs 극우의 양강 구도를 띄고 있었으며, 녹색당 등 신규 주자들이 틈새 시장을 파고들려 노력하는 중이었습니다.
기존 양당 중 공화당은 차기 주자들의 경쟁력이 점점 높아지면서 결선 진출을 노리고 있으며, 사회당은 지난해 기초선거에서 재선하며 주목을 받은 안 이달고 파리시장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아직까지는 확고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아직 대선까지는 1년 간의 기간이 남아있어서, 6월에 있을 광역단위(레지옹/데파르트망) 지방선거에서의 선전 여부에 따라 초반 대선구도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였습니다.
특히 공화당&연합은 여러 차기 주자들(자비에르 베르트랑, 발레리 페크레스, 로랑 보키에)이 레지옹(오드프랑스/일드프랑스/오베르뉴론알프)의 수장인 만큼, 선거전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판단됐습니다.
한편, 6월에 치러질 광역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시행된 Harris의 연초 프랑스 차기 대선 가상대결 결과, 1차 투표에선 공화당/사회당 후보가 누군지에 관계없이 마린 르펜 국민연합 대표가 1위에 올랐으며, 결선 지지율에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고작 4%p차로 추격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인기가 올랑드나 사르코지 등 동시기 전직 대통령들에 비해 높은 편에다, 조사기관 해리스 인터랙티브가 마크롱에게 가장 유리한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접전 구도가 형성되어버린 것입니다. 프랑스인들의 높은 방역 정책 불신과 만연한 백신 음모론, 신자유주의적 경제정책에 대한 좌파유권자들의 반감 등이 이러한 결과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가운데, OpinionWay의 레지옹 조사에서도 국민연합이 2015년처럼 전국 지지율 공동 1위에 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추세로 갈 경우 15년처럼 2차 투표에서 중도와 좌우파를 막론한 공화국 전선이 다시금 펼쳐진다 할지라도 국민연합이 최소 한 곳에서 당선자를 낼 거라는 예측이 대두되는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집권 여당 전진하는 공화국은 20년 기초선거에 이어 또다시 부진하며 단 한 곳에서도 당선자를 내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리고 6월 20일 프랑스 광역 지방선거 1차 투표가 치러져 뚜껑을 열어본 결과, 연초 예상(전국 득표 1위)을 뒤엎고 국민연합이 크게 부진하여 15년과 달리 전국 득표율이 10%대로 추락하고 대다수의 레지옹에서 2위도 간신히 지켜내며 결선 경쟁력이 매우 악화된 것이 두드러지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직전 여론조사 결과(전국 26%)와 15년(27.89%)에 비해서도 크게 뒤떨어지는 결과로, 그나마 1위를 차지한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에서도 40%대의 예상 1차 득표율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12개 본토 레지옹 중 오베르뉴론알프, 일드프랑스, 페이드라루아르 정도를 제외하면 전부 1위까지 기대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대부분 2위에 그쳤으며 브르타뉴 같은 경우엔 5위까지 추락했습니다.
이를 5월 프랑스 하원 재보선에서 전 지역에서 더블 스코어 이상으로 패한 것과 함께 고려해 볼 때, 내년 대선을 앞두고 국민연합에게 여론조사에도 못 미치는 지방 득표 악화라는 큰 고민거리가 생겨난 셈입니다.
그에 반해 공화당&연합은 30%에 육박하는 월등한 전국 득표율을 보이고 가장 많은 레지옹에서 1, 2위를 차지하면서, 2차 투표에서의 높은 경쟁력이 예상되는 중입니다. 또한 차기 대선 주자들이 여론조사 이상의 득표능력을 선보이면서 내년 대선을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편 사회당&연합은 득표율이 2015년(23.12%)에 비해 떨어졌지만, 오히려 본토에서 15년(2곳)보다 많이 1위를 차지하였으며, 녹색당&연합도 페이드라루아르, 오베르뉴론알프, 일드프랑스에서 사회당&연합과 불복종 프랑스&연합의 2차 투표 지원을 받아내며 프랑스 좌파의 강대한 한 축이 되었음을 확고히 했습니다.
하지만 집권 여당인 전진하는 공화국&연합은 매우 부진하여 과달루페, 기아나와 같은 해외영토를 제외하곤 그 어느 곳에서도 1, 2위에 들지 못하며 마크롱 대통령에게 본인을 제외한 소속당 대부분의 선거 경쟁력 미숙이라는 큰 숙제를 남겼습니다.
프랑스 광역 지방선거는 대선, 총선과 같이 결선투표제로 시행되며, 1차에서 과반 달성 후보가 없을 경우 10% 이상을 득표한 상위권 후보 간의 결선투표가 진행됩니다. 결선투표일은 6월 27일로 예정되었으나, 코로나 사태가 갑작스럽게 악화될 경우 2020년 프랑스 기초 지방선거처럼 기약없이 밀릴 가능성이 존재 했습니다.
당시 가장 주목받고 있던 곳 중 하나는 국민연합이 1위인 이탈리아 근방의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이며, 극우 국민연합이 1차 투표에서의 부진을 뒤로 하고 3위 녹색당 후보의 결선 사퇴로 결성된 반 극우 공화국 연합을 꺾으며 사상 첫 레지옹 확보를 이룩할 수 있을 지가 관심사가 됐었습니다.
그리고 6월 27일 치러진 지방선거 2차 투표 결과, 낮은 투표율이 원인이었는지 국민연합 후보들이 여론조사에 비해서도 훨씬 부진하며 기대했던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에서도 15%p차로 참패하는 혹독한 성적표를 받게 됐습니다. 여기에 더해 전진하는 공화국&연합도 1차 투표처럼 매우 부진하며 해외영토인 과달루페 확보를 제외하곤 변변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반면에 제1야당 공화당&연합은 지방선거 대선전 버프를 받아 우파연합 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자비에르 베르트랑 오드프랑스 주지사(우파연합 내 중도파, 로랑 보키에 공화당 대표 시절 우경화에 반발하여 탈당) 사상 처음으로 대선 지지율 20%대에 등극하며 상승세인 마크롱과 하락세인 르펜을 포함하여 3명이서 대선 최상위권을 형성하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몇 년간 중도 Vs 극우 구도가 재현될 것처럼 보였던 2022년 프랑스 대선 정국에 크나큰 격랑이 이는 상황입니다.
그에 반해 범좌파(사회당+녹색당+불복종 프랑스)에서도 지방선거 선전(본토 우세 지역 확보, 해외영토 추가)의 기세를 몰아 대선 단일후보론이 형성되고 있지만, 조사 결과 단일화가 이루어진다고 해도 표 결집이 제대로 되지 않아 경쟁력이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는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르펜의 온건화에 불만을 품은 극우 강경파가 새로운 대안을 모색한 끝에 에릭 제무르 돌풍이 불면서 프랑스 정국이 급변하게 됐습니다.
유명 텔레비전 진행자 겸 평론가 출신인 63세의 제무르는 프랑스 보수지 르피가로에서 오랜 기간 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일했으며, 2014년 프랑스의 자.살이라는 책에서 이민자와 동성애가 프랑스를 종말의 길로 이끈다며 반-톨레랑스, 반-68혁명, 200만에 달하는 외국인 추방을 외치며 프랑스 우파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EU집행부가 제국주의 독재정치를 일삼는다며 유럽연합 탈퇴를 주장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을 부패한 주류에 맞서싸우는 투사로 동치시켰으며, 이슬람이 백인의 자리를 대체하려는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면서 그 기반이 되는 아동 이민자 역시 추방과 이슬람 이름 사용 전면 금지 등을 외쳤습니다.
여기에 더해 나치의 괴뢰 정권이었던 비시 프랑스를 이끈 페탱 원수의 유대인 학살 책임론을 거부하고, 노르망디 상륙작전이 프랑스의 미국 식민화를 부추겼다며 과거사 반성 거부와 반미 감정 역시 명확히 했습니다.
이러한 주장들은 프랑스 사회로부터 극단적이고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으나, 르펜의 온건화에 실망한 극우층으로부터는 시원시원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돌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오랜 정치 입문기간 동안 각종 논란을 쌓아온 르펜 가문의 망언 이미지를 피할 수 없는 마린 르펜에 비해 정치입문 기간이 짧아서 품위있고 지적이나 확실한 극우파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제무르의 알제리 출신 유대인 이민자라는 가족적 특징에 주목하여, 자국 영토라고 생각했던 곳에서 재산을 잃고 프로방스 등으로 추방된 알제리 거주 프랑스인들(피에 누아르)의 반-알제리 정서가 이슬람권 전체에 대한 반감으로 확산되어 르펜 가문의 국민전선에 대한 탄탄한 지지로 연결되었으나, 이제는 제무르로 떨어져 나갈 가능성을 보고 있었습니다.
제무르는 대선 공식 출마선언과 비슷한 시기에 자체 정당을 창당하면서 이름을 재정복당으로 칭하여 과거 스페인의 레콩키스타들의 이슬람 정복 기독교 성전사 이미지를 대입시키려는 등, 반-이슬람 정서에 기반한 지지기반을 확대할 것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에 호응하여 아버지 르펜, 그리고 마린 르펜의 조카이자 국민연합의 차세대 강경파 주자로 주목받았던 마리옹 마레샬 르펜이 제무르 지지선언을 하는 등, 기존 극우 진영 사이에서 상대적 온건파(르펜)와 강경파(제무르)가 갈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35살 연하의 사라 크나포 보좌관(시앙스포, ENA 출신)과의 불륜 논란이 터지며 사생활 침해라는 반발과 성문제에 관대한 프랑스임에도 불구하고 도덕적 기준을 강조하는 발언에 주목했던 강경 우파를 중심으로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게다가 지나친 강경 발언 및 총기로 기자 위협 논란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고 구체적인 공약이 미비하다는 지적이 잇따름에 따라 한 때는 르펜을 꺾고 18%까지 달했던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서며 결선 진출 가능성이 차츰 떨어져버렸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프랑스 범좌파의 지리멸렬은 지방선거 선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했으며, 사회당의 희망이라고 생각했던 안 이달고의 부진 속에서 사회당 출신의 아르노 몽트부르 전 경제장관이 잠시 주목을 받았지만 여전히 매우 낮은 지지율을 보여주며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하는 중입니다.
강경 좌파 진영에서도 불법 정치 자금 조성 의혹 수사에 나선 공권력에 격렬히 저항하여 벌금형을 선고받으면서 상당한 인기를 잃은 멜랑숑의 대안으로 파비앙 루셀 프랑스 공산당 대표 등이 거론되었으나, 역시 낮은 지지율로 그들만의 리그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편, 녹색당의 야니크 자도 후보는 당 내 경선에서 여러 도전을 뿌리치며 후보직을 확정지음에 따라 좌파 1위인 멜랑숑을 위협할 정도로 지지율이 일부 상승하였으며, 앞으로 있을 범좌파 경선을 치르는데 있어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12월 1-2일 치러진 프랑스 공화당 경선 1차 투표에서도 작은 이변이 일어났습니다. 주춤하던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당 경선 결선 진출이 유력했던 자비에르 베르트랑이나 미셸 바르니에 등이 결선 진출에 실패하고, 이민자들을 격리시킬 프랑스판 관타나모 수용소를 만들겠다며 제무르처럼 반-이민 발언을 공공연히 설파했던 강경파 에릭 시오티 하원의원이 1위에 오르며 발레리 페크레스와 함께 결선에 진출하게 된 것입니다.
이에 결선 탈락 온건파 후보들은 상대적 온건파인 발레리 페크레스 후보를 지지선언하여 로랑 보키에 때처럼 강경파 후보의 공화당 장악으로 인한 결선 경쟁력 약화 가능성 조기 차단에 나섰으며, 해당 연합은 그 즉시 효과를 보면서 12월 3-4일 치러진 결선에서 페크레스 후보가 무려 21.9%p차로 압승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프랑스 명문학교 ENA를 졸업한 후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보좌관으로 정치 입문하고 파리를 포함하는 수도권 일드프랑스 주지사로 재임 중인 페크레스 후보는, 스스로를 영국의 마거릿 대처와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에 빗대었으며 중도우파 공화당이 돌아왔다면서 르펜과 제무르로 대표되는 극우 정서에는 분명히 선을 긋되 공화국의 적으로 스스로 자리매김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겐 단호히 대응할 것임을 표명했습니다.
또한 자랑스러운 드골의 당에 사상 처음으로 여성후보가 탄생했다면서 여성 지지층의 호응을 계속 이끌어 낼 것을 외쳤으며, 프랑스의 긍지 복원을 주창하고 주 35시간 근무제한 완화 및 폐지, 비대해진 예산 삭감, 이민 통제, 불법 이민자 추방, 전통적인 가족 가치 복구,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하였습니다. 또한 마크롱의 중도노선이 좌우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것이라며 스스로 보수주의자임을 확고히 했습니다.
그리고 구 소련의 청소년 캠프에서 러시아어를 익혔던 경력을 강조하면서 동독 출신으로 러시아어를 학습했던 메르켈처럼 대러시아 정책 등에서의 전문적 외교 대응이 가능함을 역설하였습니다.
그 동안 확고한 구심점이 없어 거대한 양측인 마크롱으로 이탈하고 르펜에 솔깃하던 프랑스 중도우파 유권자들이 페크레스라는 확실한 후보가 정해짐에 따라 집결하기 시작하면서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였으며, 경선 직후인 12월 6-7일 Elabe 본선조사에서는 무려 11%p 폭등하며 마크롱의 1위 자리를 위협하고 결선조사에선 4%p차로 역전하는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대선까지는 아직 5개월 가량의 시간이 남은 만큼 해당 지지율 상승이 경선으로 인한 집결 효과인지, 아니면 실제로 공화당이 대선에서 부활한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6월 지방선거 이후 시행되었던 조사들에서도 베르트랑이 선거 버프로 결선에서 마크롱을 꺾은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페크레스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이에 조급해진 페크레스 진영은 경선에서 2위를 했던 당내 극우파 시오티와 함께 르펜-제무르 진영의 배타주의적 주장에 동조하는 우경화 공약을 대거 내놓았으나 오히려 중도층의 이반을 촉진시키는 역효과만 불러일으켰습니다.
그 결과, Odoxa 조사에서 페크레스 지지율은 무려 7%p 폭락하면서, 회복세를 보이는 르펜과 제무르를 꺾기는 고사하고 좌파 내 지지율 1위 후보 자리를 무기로 좌파 지지층을 규합하며 10%대에 오른 멜랑숑과 4위 자리를 다투는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연성 중도우파층에게도 실망감을 안겨주면서 르펜보다도 못한 결선 경쟁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중도좌파의 기대주였던 아르노 몽트부르 후보는 계속되는 낮은 지지율을 견디지 못하고 불출마를 선언하였으며, 프랑스령 기아나 출신의 전 법무부 장관 크리스티안 토비라가 범좌파 전반에 걸친 높은 호감도(좌파 진영 비공식 호감도 투표 압도적 1위)를 등에 업고 출마선언 했습니다.
이후 몽트부르 지지층을 대부분 흡수하고 추락세를 거듭하는 안 이달고 사회당 후보를 누르며 중도좌파 내에선 상당한 존재감을 보이나, 대선 전체적으로 봤을 땐 그들 만의 리그에 그치는 상황입니다.
반면에 강경 좌파 진영에선 파비앙 루셀 프랑스 공산당 대표가 멜랑숑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름의 세를 불리면서, 향후 있을 좌파 단일화 경선 가능성 등에도 상당한 지분을 요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렇게 타 후보들이 오르락 내리락 하며 2위 자리에 오르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마크롱 대통령은 코로나 와중에도 상당한 경제 성과(21년 경제성장률 잠재치 7%로 2020년 하락치 거의 회복, 집권 이후 실업률 대체로 하락세)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1위를 유지하며 비교적 순항 중이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이 대두됨에 따라 외교안보 이슈가 대선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게 됐습니다.
극좌(멜랑숑, 루셀)와 극우(르펜, 제무르) 진영은 반-백신 의무화 시위대에 어느정도 동조하는 것에 이어서, 마크롱 정권 아래서의 대러 강경책 가능성에도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데 그치지 않고 아예 분쟁 탈피와 국익을 위한 NATO 탈퇴와 대러 제재 완화 또는 해제를 주장하는 등, 미국-유럽연합의 대러 전선 자체를 부정하는 움직임을 취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듯 양 극단으로부터 공격받는 상황에서, 대러 정책(우크라이나의 핀란드화, 러시아 안전 존중 주장)에 대해선 영국이나 미국, 폴란드, 이탈리아, 하다못해 발트 3국의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노력에 비해서도 훨씬 어정쩡하고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었고, 테러가 이어지던 말리에 파견된 프랑스군이 쿠데타 정부와의 갈등 끝에 별 성과 없이 10년 만에 철수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마크롱 정권 하에서의 아프리카 내 영향력 감소 우려가 커지고 기존의 유럽 통합(유럽통합군 창설 및 균일화 외교노선) 주장 또한 제대로 된 실천 없는 보여주기 식이라는 비판을 유럽 안팎에서 받게 되면서, 대선 막판에 변수가 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대격변을 일으켰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선전 속에서, 프랑스의 민심이 여러 불만사항에도 불구하고 푸틴과의 담판 속에서 대러 강경책을 주창하던 마크롱의 외교안보노선에 손을 들어준 것입니다.
그 결과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평가는 17년 7월 이래 최고치(Kantar), 18년 2월 이래 최고치(YouGov)를 찍으며 역대급 결과를 얻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대선 지지율에서는 마침내 1차 투표 지지율 30%대 돌파에 이어서 2위인 르펜과 무려 16%p 격차에 더블 스코어라는 성적을 받아 들었습니다.
또한 결선에서도 타 후보들을 더블스코어로 압살하고 르펜과의 대결에서도 20%p차 압도적 우세를 노려볼 수 있게 됐습니다.
이에 반해 온라인 선거 홍보물에 푸틴 사진을 박아 놓을 정도로 대러 관계 호전을 외쳤던 르펜 후보는 침략 전쟁에 성난 프랑스 민심을 맞닥뜨려 과거 푸틴과의 관계를 해명해야 할 처지에 놓였으며, 제무르는 푸틴을 강한 지도자로 치켜세웠던 과거 발언이 공격받으면서 한 자릿수 대로 추락하고 결선 경쟁력에 치명타를 입었습니다.
반대로 페크레스는 대러 강경 노선을 부각시키며 극우/극좌 후보들의 대러 온건 노선을 비판했으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선 경쟁력이 르펜에게 계속 뒤지면서 점점 지지층 결집을 위한 호재가 사라지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친러 논란에서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고 범좌파 지지층 결집에 성공하고 있는 멜랑숑에게 4위 자리마저 뺏기고 한 자릿수 대로 떨어지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그 와중에 크리스티안 토비라 후보는 선출직 공직자 500인 이상 서명 요건 충족에 실패하면서 좌파 내에서의 광범위한 호감도에도 불구하고 고정 지지층 달성 실패에 이어 대권의 꿈마저 접게 됐습니다.
하지만 전쟁으로 인한 깃발 효과가 사그라들고 마크롱 본인이 대선 토론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으며 불성실한 대선 캠페인으로 인해 스포트라이트가 다른 곳으로 돌아간 데다, 법인세 탈루 논란이 있던 특정 회사에 코로나 방역 정책 자문을 몰아주며 온갖 조달 계약 특혜를 남발했다는 의혹의 맥킨지 게이트가 터지면서 인플레로 인한 생활 이슈에 집중하던 르펜과 멜랑숑에게 이목이 쏠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은 반이민을 제외한 상당수 공약을 온건화(EU 탈퇴 포기, 국민연합 일부 차원의 이슬람계 대한 사과)한 르펜으로, 대부분의 본선 조사에서 1위인 마크롱과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2.0%p-6.3%p)에 들어오고 결선에서도 10%p차인 Odoxa를 제외하면 한 자릿수 대(3.0%p-8.0%p)로 좁혔습니다.
이렇게 일부 본선 조사에선 고작 2%p차(Kantar-Epoka, DataPraxis/YouGov)로 추격한 것에 이어, Harris의 결선 조사에선 3%p차까지 쫓아왔습니다.
게다가 처음 실행되고 표본크기가 없어서 신뢰도가 불확실하긴 해도 저명한 브라질 기관의 조사에서는 본선 격차는 비교적 크지만 1%p차로 마크롱과의 결선대결 사상 첫 역전에 성공하기까지 했습니다.
이에 반해 멜랑숑은 극우 후보의 당선 가능성 확대에 불안감을 느낀 범좌파에서 이달고 후보가 일부 조사(DataPraxis/YouGov)에선 1%라는 굴욕적 지지율을 받아들 정도로 결집하고, 일부 마크롱 지지층의 좀 더 수월해 보이는 마크롱 Vs 멜랑숑 결선 시나리오를 노린 전략적 투표와 함께 홀로그램을 이용한 효과적인 캠페인을 통해 3위로 르펜을 맹추격하고는 있지만 격차(브라질 기관 제외: 5-8%p)가 영 좁혀지지 않는 중입니다.
프랑스의 운명을 좌우하고 6월에 있을 총선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2022년 프랑스 대선은 4월 10일, 4월 24일에 1, 2차로 치러지게 됩니다.
러시아가 난리인데 친러후보를 뽑겠다는 프랑스 국만들도 참
전세계가 코로나로 힘들다보니까 죄다 정치권력이 극우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있음.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헝가리에 이어 프랑스마저 르펜이 된다면 러시아의 국제정치적 숨통이 트여버릴지도....
안되는데 르펜이 집권하면 eu 공조 ㅈㅁ하는거 아닌가
스리랑카, 노르웨이, 페루 할 것 없이 인플레가 전세계 정치를 죄다 휩쓸고 있더라고. 특히 연료값....
대단한 프랑스다 르펜 결선에 올리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걸 보면 걔네들이 맨날 주장하는 자유 평등 박애가 얼마나 개소리고 본모습을 감추기 위한 헛소리라는걸 느끼게 하네
코로나 초중반엔 반백신 논란으로 정반대였는데, 정부가 불리한 인플레 이슈가 슬슬 터지면서...
안되는데 르펜이 집권하면 eu 공조 ㅈㅁ하는거 아닌가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헝가리에 이어 프랑스마저 르펜이 된다면 러시아의 국제정치적 숨통이 트여버릴지도....
러시아가 난리인데 친러후보를 뽑겠다는 프랑스 국만들도 참
스리랑카, 노르웨이, 페루 할 것 없이 인플레가 전세계 정치를 죄다 휩쓸고 있더라고. 특히 연료값....
헐 르펜이 1위 ㄷㄷㄷ
TTLWR
전세계가 코로나로 힘들다보니까 죄다 정치권력이 극우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있음.
코로나 초중반엔 반백신 논란으로 정반대였는데, 정부가 불리한 인플레 이슈가 슬슬 터지면서...
우리나라 포함 전세계가 중도는 멸망하고 극좌 아니면 극우로 쏠림이네 ㅠㅠ
ㅊㅊ
봐줘서 고마워!
삭제된 댓글입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르펜도 그걸 외치기는 한데, (우리들만의) 자유평등박애라는게 문제랄까나
유럽을 주도하고 세계에서도 손에 꼽히는 강대국인데 그런 나라 대통령이 르펜이 되면 뭔가 불안할 거 같아. 오늘도 엄청난 정성글 잘 읽었어. 고마워!
늘 읽어줘서 정말 고마워!
해설해주시느라 감사합니다. 마크롱 - 중도 - 반러정책 르펜 - 극우 - 친러? 이렇게 생각하면 됩니까...?
아무래도 그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르펜이 표면적으론 온건화하고 있긴 하지만...
1달 전만해도 마크롱이 당연하게 재선할줄 알았더니... 이게 뭔일이냐.
독일과 달리 이렇게 빨리 깃발 효과가 사라질 줄은...
대단한 프랑스다 르펜 결선에 올리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걸 보면 걔네들이 맨날 주장하는 자유 평등 박애가 얼마나 개소리고 본모습을 감추기 위한 헛소리라는걸 느끼게 하네
똘레랑스라는 가면마저 부서버리는...
사실 우리도 부르봉 왕조처럼 절대권력을 쟁취해서 해먹고 싶다 이거였지 않을까?
프랑스도 개판이네
남미도 혼란이고 안정적인 곳이 진짜 있긴 한지...
결국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 이건가...
비틀린 방향의 못살겠다 갈아보자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