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고명섭
출판사 - 교양인
쪽수 - 378쪽
가격 - 22,000원 (정가)
극한의 삶에서 발견하는 인간 존재의 내면 세계
광기는 천재의 어두운 그림자와 같다.
광기가 없었다면 천재성도 없었을 것이며,
천재가 아니었다면 광기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을 것이다.”
문제적 인간들은 우리에게 문제를 던진다. 인간이 무엇인지 답해보라고 수수께끼를 던진다. 불과 얼음, 광기와 천재, 온화함과 냉혹함이 한 마음 안에 동거하는 모순투성이 인간들. 우리의 마음은 그 기이한 마음들과 얼마나 다른가. 그들의 행동양식과 사고방식을 따져보는 것은 곧 우리를 둘러싼 삶을 이해하는 데 나침반 노릇을 해줄 수 있다. 그들의 정신을 절개해 들여다보면 만화경 같기도 하고 살풍경 같기도 한 풍경이 펼쳐지며, 때로는 경탄을 자아내는 숭고한 광경이 열리기도 한다.
폭풍우처럼 숨 가쁘게 몰아치는 특유의 문체로 저자는 문학과 사상과 정치를 가로지르며 문제적 인간들의 내면으로 난 한없이 어두운 미궁 속으로 직진해 들어간다. 안으로 찢겨 자기와 다투고 불화하는 인간들의 내면을 통과해 우리는 인간 존재의 보편적 역설을 만난다.
“천재는 광기의 심연에서 솟아오르며, 광기는 천재의 어두운 그림자와 같다. 광기가 없었다면 천재성도 없었을 것이며, 천재가 아니었다면 광기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을 것이다. 광기는 한계 체험까지 자신을 몰아갔던 내적인 충동의 다른 말이다. 그 광기의 충동이 열어놓은 지평 위에서 인간의 욕망과 절망과 희망이 새벽녘 안개처럼, 한낮의 햇살처럼 드러나 보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삶의 완성이 불가능한 꿈이듯, 인간에 대한 이해도 내 소박한 인식 저 너머에 있다. 그 아득함을 잠깐 엿보았을 뿐이다.” - ‘머리말’에서
글 쓰는 인간 ‘호모 스틸루스’의 매혹적인 주술
“고명섭은 눈과 귀와 코로 읽어낸 세상사를 자기 심장에 새긴 뒤 모든 죽어버린 이념과 시대와 인간에 박동을 부여하는 매혹적인 주술사다. 철저히 수공업적인 ‘글 쓰는 인간(Homo Stilus)’의 전형을 보여주는 고뇌 어렸으되 긴박한 그의 문체는 글을 읽는 내내 심장 박동을 가속화한다.
문학과 역사와 철학은 이미 경계가 녹아버리고 없다. 가히 지식 연금술이다. 거기에 광기로 얼룩진 20세기 인간 군상들이 숨 쉬고 있다. ‘천재’란 시대가 개인을 빌려 얼굴을 나타낼 때 모습이다. 《광기와 천재》는 그 광기로 우리를 안내하는 혀다. 다만 한 가지 경고를 덧붙인다. 조심하라! 또 조심하라! 침을 삼키게 하는 글의 유혹은 생각의 관절을 무시로 버근거리게 한다.” - 서해성(소설가)
- 개정판 머리말 문제적 열정이 우리에게 던지는 것들
머리말 ‘불행한 의식’의 모험과 투쟁
장 자크 루소 감수성의 혁명, 상상력의 저주
“나의 출생은 나의 첫 불행이었다” / 열여섯 살 무작정 길을 떠나다 / 청년 루소의 ‘황금시대’ / 다섯 아이를 버린 아버지 / “나는 다른 세계를 보았고 다른 사람이 되었다” / 《인간 불평등 기원론》, 문명을 탄핵하다 / 《신엘로이즈》, 감수성의 폭발 / 《에밀》과 《사회계약론》 / 망상에 갇힌 불행한 망명자 / 《고백》, 전대미문의 자기 폭로 / “굴종으로 얻는 평화보다 위험한 자유를 선택하겠다”
미셸 푸코 한없이 자유에 가까운 광기
파리고등사범의 광기 어린 천재 / 정신분석학, 실존주의, 마르크스주의를 넘어 / 니체의 발견, 고고학과 계보학 / 《광기의 역사》의 탄생 / 《말과 사물》이라는 폭탄 / 쇠파이프를 든 정치 투사 / 암호문처럼 떠오른 단어 ‘권력’ / 삶을 예술 작품으로 만드는 법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천재의 의무, 순수의 열정
천재 집안의 유순한 막내 / 빈의 반항자들, 바이닝거, 크라우스, 로스 / “천재의 가장 완벽한 사례” / 전쟁터에서 쓴 《논리-철학 논고》 / 초등 교사를 거쳐 다시 철학으로 / 철학의 마구간을 청소하는 자 / “철학은 신과 화해하는 길”
프란츠 카프카 존재의 감옥, 변신의 욕망
동생들의 죽음과 죄의식 / 아버지를 향한 극단적 애증 / 간결하고 냉정하고 무심한 문체 / 문학 세계의 ‘지하생활자’ / 자기 학대와 자기 처벌의 쾌감 / 폐결핵, 비좁은 세계의 작은 해방구
나쓰메 소세키 불안의 질주, 문학의 탄생
길가의 돌처럼 치인 어린 시절 / 실존의 질병, 위궤양과 신경쇠약 / 자기 혐오에 갇힌 유학생 / 유럽과의 대결 의식, ‘자기본위’의 신념 / 소설에서 발견한 구원 / 시대의 한계를 넘지 못한 근대 비판
조제프 푸셰 가장 과격한 기회주의
수도원을 나와 혁명가가 되다 / 언제나 ‘다수파’에 선 사람 / ‘최초의 공산주의 선언’ / 목숨을 구걸하는 ‘리옹의 도살자’ / 로베스피에르와의 마지막 대결 / 테르미도르 쿠데타의 기획자 / 나폴레옹 배후의 정보정치가 / 영원한 음모가, 끝없는 배신자
세르게이 네차예프 혁명가의 교리문답
도스토옙스키 《악령》의 사악한 혁명가 / 강철같이 단단한 ‘특별한 인간’ / 음모주의와 테러리즘의 등장 / 바쿠닌을 빨아들인 마성 / 냉혹한 혁명 강령 〈혁명가의 교리문답〉 / 자기 파괴적 증오와 불타는 복수심 / ‘혁명가, 불행한 운명에 갇힌 사람’ / 혁명으로 구현된 복수의 심리학
아돌프 히틀러 르상티망, 혹은 몰락의 정치학
폭군 아버지와 도전하는 아들 / 밑바닥에 내던져진 몽상가 / 두려워 혐오스러운 유대인 / 히틀러를 구원한 전장의 한계 체험 / “내가 독일을 구하리라” / 선동가 히틀러 탄생 / 숭배받는 지도자 / 히틀러주의의 교과서, 《나의 투쟁》 / 나치당의 권력 장악 / 정치의 미학화, 정치의 연극화 / 신들의 몰락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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