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오브 워(上) - 불사신.
* 오늘의 게임은 갓 오브 워(2018).
PS2부터 시작해서 PS5까지.
플스 역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액션 게임이다.
* 처음 PS2로 갓 오브 워를 만났을 때는 별로 호감이 가지 않았었다.
그 때의 액션 게임 표준을 고스란히 따르기도 했고,
당시엔 일본 게임이 강세였던지라 어디선가 갑툭튀한 아류작처럼 비쳤다.
주인공 크레토스의 모습을 보자마자 '뭐야, 이 빡빡이는?' 하면서 크게 기대도 안 했었지.
* 하지만 게임을 시작한지 10분만에 나를 사로 잡았다.
다른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강렬한 폭력성과 어마무지한 스케일 때문이다.
당시 받았던 충격은 이루 말 할 수가 없다.
남들 다 기어 다니는데 혼자 비행기 타고 다니는 수준.
순수 체급만으로 압도적이었다.
이런 게임은 주인공의 강력함을 느끼게 해줘야 하는데 주인공 크레토스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고
자기보다 훨씬 큰 괴물도 쌈싸먹고, 죽어도 지옥에서 다시 기어 올라오는 모습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뇌 빼고 살육하는 게임처럼 보이지만 창의적인 퍼즐이라거나,
스토리가 의외로 몰입감 있다는 점도 플러스였다.
* 하지만 압도적 체급에도 불구하고 시리즈의 위상은 점차 떨어져 갔다.
그도 그럴 것이 1편부터 시작해서 2, 3, 체인 오브 올림푸스, 고스트 오브 스파르타, 어센션까지.
크레토스는 계속 고통 받고, 분노하고, 쥐불놀이 하고, 퍼즐 풀고, 거대 보스를 QTE로 때려 잡고... ...
무한반복.
유비소프트 게임이 더 혁신적이다 싶을 정도로 변화가 없었다.
그렇게 흙 속으로 사라지는가 싶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걸 일신하여 새롭게 나타났다.
* 이 게임이 흥미로운 지점은 모든 걸 바꿨음에도 기존의 전통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점도 다르고 메인 무기도 다르고, 퍼즐 구성도 다르고, 심지어 크레토스는 새 살림을 차려서 웬 아들까지 떡하니 있다.
거의 리부트에 가까워보이지만 기존의 갓옵워의 느낌이 너무 잘 살아 있다.
심지어 스토리도 연계된다(크레토스가 신 도살자였다는 사실만 알아두면 전작을 몰라도 크게 상관은 없다).
* 시작하자마자 나오는 강력한 적과의 전투.
* 의외로 빡빡한 전투 난이도와 잔혹한 처형 연출.
* 입이 떡 벌어지는 거대한 스케일.
* 그리고 ㅈ같은 퍼즐까지.
구작 갓옵워의 느낌을 잘 계승하고 있다.
* 잊혀진 게임을 현대의 게이머들에게 어떻게 권할 것인가.
그리고 기존 팬들의 까다로운 기준에 어떻게 맞출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겨 있다.
그에 대한 결과물이 구작 팬 입장으로서 제법 괜찮다.
* 물론 단점이 없지는 않다.
* 가장 큰 단점은 게임 템포가 느리다는 것이다.
연출을 롱테이크처럼 했는데, 이 때문인지 별 거 없는데도 카메라가 상황 상황을 길게 물고 늘어진다.
기본적으로 연출이 느려터졌고, 반대로 빠른 연출을 쓰지도 못 한다.
특유의 롱테이크 기법 때문에.
컷씬도 많은지라 여간 답답하단 말이지.
* 퍼즐도 템포를 늦추는데 한 몫 한다.
구작 갓옵워도 퍼즐이 많았지만 그 쪽은 진행을 위한 퍼즐이 대다수였다.
* 허나 이번작은 성장을 위한 퍼즐이 새로 생겼고 전부 도식화 되었다.
이것들은 틀에 짜여진 형태로만 나온다.
특히 룬 상자 퍼즐이 실망스러운데.
도끼 던져서 오브젝트 전부 맞추기,
도끼 던져서 오브젝트 순서대로 맞추기,
도끼 던져서 오브젝트 빨리 맞추기.
이런 식이다.
가장 큰 문제는 상자를 열기 위해 도끼로 맞춰야 하는 오브젝트가 어느 범위 안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어쩔 때는 룬 상자가 섬 안에 있는데 부셔야 하는 오브젝트는 섬 바깥에 있는 경우까지 있더라.
* 퍼즐을 통한 어드벤처 또한 갓옵워의 핵심적인 부분이라
화끈(하기만)한 게임을 기대하는 사람들에게는 답답할 수도 있다.
퍼즐의 존재 자체는 호불호의 영역이긴 한데,
퍼즐 그 자체보단 양이나 형식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느린 연출과 과하게 많은 퍼즐이 게임의 템포를 너무 낮추는 게 가장 큰 단점으로 보인다.
조금 싸우다가 하루종일 퍼즐 풀고.
좀 싸우나 싶더니만 3박 4일 동안 퍼즐만 풀면 답답할 수 있지.
*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팔레트 스왑 보스도 약간 아쉬울 수 있겠다.
하지만 초반, 중반, 후반에 각각 스케일 큰 보스전이 있기는 하다.
즉, 최소한의 양심은 갖췄다는 이야기.
* 그보다는 전투만 하는 컨텐츠가 없다는 게 문제다.
니플하임이니 무스펠하임이니 뭐니 하는 게 있기는 한데 이것도 순수하게 액션만 즐기는 컨텐츠가 아니다.
뭔가 이상한 조건들이 붙어 있어서 영 껄끄럽단 말이지.
액션에 있어서 과하다 싶을 정도로 쓰는 스킬도 많고 컨트롤 요소도 상당한데,
막상 그것들을 풀로 활용할 컨텐츠가 없다는 건 이해할 수 없다.
액션, 퍼즐, 스토리가 비슷한 비중인지라 순수 액션 게임에 비하면 2회차 맛도 살지 않는다.
게임을 영화 보듯이 즐길 수 있는 쉬움 모드는 넣으면서 뇌 빼고 싸우는 투기장은 없다니.
허 참. 액션이 부끄러워?
* 단점만 길게 늘어놓은 거 같은데,
그건 그냥 구매할 때 참고하라고 풀어넣은 거지 종합적인 평가는 액션 어드벤처로써 완벽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완벽하지 못한 이유는 앞에서 말한 느린 템포 때문이고.
개인적으로는 구작보다는 못 하다는 감상이지만, 크게 의미 있는 비교는 아니다.
제작진이 너무 '시네마틱'에 집착하는 거 같은데 좀 더 게이머의 입장에서 생각했다면 진짜 완벽한 게임이 나왔을 거 같다.
하긴, 시네마틱이 소니 퍼스트의 정체성이긴 하지.
* 정말이지. 오랜만에 하는 대작 게임이라서 감회가 남달랐다.
속이 후련하다.
막 뻥뻥 터지고
날라댕기고
건물 무너지고
벽 타고
밧줄 타고
퍼즐도 좀(많이) 풀고
거인 나오고
거대한 뱀 나오고
용이랑도 싸우고
사후 세계도 갔다가 막막.
올인원, 토탈 패키지다.
하나의 게임에 모든 게 다 들어 있다.
* 구작 팬들을 위해 전통을 유지하면서 현대 게이머의 입맛에 맞게 혁신도 한다는 건 모순적인 말이다.
가령 툼레이더 리부트는 찬사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가서는 올드팬 뉴팬 모두 떨어져 나갔고,
신 사쿠라대전도 결국 부활에 실패했고,
킹 오브 파이터즈 역시 현대 게이머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 했으며,
데드 스페이스 리메이크는 기대만큼 흥하질 못 했고,
드래곤 에이지는 웃음거리가 되었다.
이처럼 한 번 떨어진 위상을 되찾는 건 불가능한 임무에 가깝다.
그걸 해냈다는 것만으로 갓 오브 워는 찬사를 받아 마땅한 게임이 아닐까 싶다.
죽어도 죽지 않는 불사신 그 자체.
* 특징.
사상 최대 스케일의 액션 어드벤처 게임.
* 장점.
강렬하고 몰입감 넘치는 액션.
다채로운 퍼즐.
구작 팬들도 납득할 수 있는 진중하며 설득력 있는 스토리.
북유럽 신화의 재치 있는 변주.
어느 게임도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인 스케일.
풍부한 컨텐츠.
* 단점.
전투보다 벽 타기와 퍼즐 푸는 시간이 더 많음.
걸으면서 대화하는 장면이 은근 많음.
납득하기 어려운 룬 상자 퍼즐.
찾아야 할 오브젝트가 동서남북위아래 모든 곳에 있어서 시점 돌리느라 어지러움.
사람 답답하게 만드는 비좁은 시야.
구작에 비해서는 작아진 스케일.
질리도록 나오는 팔레트 스왑 보스.
조작키가 너무 많이 쓰이는 전투 시스템.
속 터지는 게임 템포.
1회차에선 스킵도 안 되는데 많이 나오는 컷씬.
플레이 도중에 대사가 많이 나와서 온전히 대사를 읽기 힘듬.
아이템을 세팅하거나 업글하는 맛이 떨어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