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핵심 규칙은 단순할 수록 좋습니다. 재미가 직관적으로 와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깊이 있게 만드는 것이 참 어려운 포인트라고 할 수 있죠.
특히나 요즘같이 나올만한 게임 장르는 거의 다 나왔다고 하는 시기에는 더욱 더 그렇습니다.
하지만 장르별로의 핵심 재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고, 이를 최대한 재미있는 각도에서 이어붙여 이러한 단순하면서도 깊이있는 게임이 출시되었습니다.
바로 <고디안 퀘스트>입니다.
<고디안 퀘스트>는 싱가포르의 Mixed Realms 스튜디오에서 개발된 게임으로, 개발 규모가 매우 작은 인디 게임입니다.
개발자의 지난 작품은 무려 이라는 VR 게임이었죠. VR 게임을 만들던 개발사가
PC 게임 시장에 뛰어든 것은 '정말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하나의 플랫폼에만 머물러있고 싶지 않아서라고 답변했습니다.
회사도 도전적인 만큼 게임도 상당히 도전적입니다. <고디안 퀘스트>는 RPG와 TCG 두 개 장르의 게임이 섞여 있는 혼합장르의 게임입니다.
보통 RPG는 성장을 기반으로 하여 플레이 시간에 따라 강약의 유무가 달리고, TCG는 공평함을 기반으로 전략에 따라 전투 승패가 갈리는 게임입니다.
그래서 두 개 장르를 혼합하면 성장성으로 전략이 약해진다거나, RPG적 성장의 재미가 없다던가 하는 정합성이 어느 부분에선가 깨지게 되죠.
하지만 <고디안 퀘스트>는 이러한 문제를 덱빌딩과 직업, 스킬 성장이라는 소재를 활용해 더 재미있게 해결했습니다.
<고디안 퀘스트>의 전투는 단순히 공격과 방어만 하는 전투가 아닌, TCG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기본적으로 <고디안 퀘스트>의 전투는 서로가 9칸(3x3)의 진형을 가지고 전투가 진행됩니다.
전투는 카드를 이용해서 진행되는데, 캐릭터가 가진 스킬과 장비에 따라서 덱이 구성됩니다.
카드를 이용할 때는 어빌리티 포인트(AP)라는 것을 활용되는데,
카드를 버리거나 위치를 조정하여 한정된 자원 안에서 최대한 효율을 만들어내는 것이 이 게임의 가장 큰 재미 요소 입니다.
여기에 RPG방식이 재미있게 섞여있는데, 플레이어는 최대 7개의 영웅(검사, 마법사, 성직자, 레인저, 바드, 드루이드, 무뢰한)이 등장하고,
게임 진행에 따라 최대 3인까지 파티를 꾸릴 수 있습니다.
처음 선택한 캐릭터를 제외하고는 언제든 마을에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는 전투에 따라 경험치를 얻고, 성장을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특성을 강화하고, 신규 스킬을 익힐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종 장비들을 착용하여 더 강해질 수 있습니다. 총 10개 부위에 장비를 작용할 수 있으며, 소켓에 보석을 넣거나, 마법을 부여해 속성 등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장 방식을 통해 자신의 덱을 강화하거나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유저가 캐릭터를 어떤 특성으로 성장시키고,
어떤 장비에 어떤 강화를 했느냐에 따라 보유할 수 있는 카드 덱이 달라지게 되고, 이로 인해 같은 클래스라도 유저 성향에 따라 활용성이 전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즉 다른 TCG와 달리 덱빌딩을 RPG 게임으로 하신다고 하면 바로 와닿으실 것 같습니다.
인상적인건 이 게임이 복잡한 여러 장르가 섞였음에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느껴지는데, 전투 방식도 칸 구조로 매우 직관적이고,
캐릭터들이 초기에 들고 있는 카드들이 해당 직업이면 바로 떠오리는 스킬 등이어서 어렵지 않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Easy to Learn, Hard to Master'라는 게임의 교본같은 문장을 잘 실현한 것이죠.
이처럼 각 요소들이 상호 요소간에 절묘하게 잘 조화가 되어있고, 상호간의 긍정적인 시너지를 주고 있습니다.
각 요소마다 완성도도 높아서, 게임의 몰입감을 더해주고 있죠. 어느 한쪽에 치우쳐지지 않고, 밸런스를 잘 잡아 냈다는 점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이 게임은 스팀에서도 판매되고 있지만, 스토브에서 공식 한글 버전을 지원하고 있고, 조금 더 싼 가격으로 만나보실 수 있으니, 한번 들려주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