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었을 때 실물과 다른 이유.

"사진이랑 실물이 다르네!"
라는 소리를 다들 들어본 적이 있을 거다. 실물이 사진보다 나은 경우도 있고, 안타깝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고. 그리고 가장 흔한 건 연예인들을 방송에서 보다가 실제로 보면 엄청 다르다는 얘기들이고.
그런데 이건 사실이다. 물론 100% 그런 건 아니고, 상황에 따라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소리다.
위의 사진은 유명한 화각에 따른 사람의 인상 변화다. 광각에서는 좀 넙대대하게 보이고 망원으로 갈 수록 얼굴이 작아보인다. 이건 렌즈라는 물건이 실제보다 가깝게 보거나, 실제보다 넓게 보기 위해 택한 효과의 부가효과 같은 일이다. 그래서 사람을 대상으로 할 때는 85mm 이상의 렌즈를 쓰라고 하는 얘기도 있다. 당장 마지막 줄의 105mm 부터는 비교적 비슷하게 나오니까.
그리고 이 사진에서 참고해야할 건, 당연히 한 자리에 서서 찍은 사진은 아니라는 거다. 각 사진마다 대체적으로 비슷한 크기로 나오도록 거리를 조절했을 것이다. 광각은 피사체에 가깝게 붙었을 테고, 망원은 뒤로 물러나고.
그럼 '내가 사진에서 얼굴이 커 보이는 건 렌즈의 화각 탓이니 망원렌즈만 쓰면 다 해결되는구나!'는 아니다. 사진에는 중요한 게 하나 더 있는데, 그게 바로 조명이다.
조명의 위치에 따라 사람의 인상이 확연히 달라보이는 예시다. 조명이 어디 위치 하느냐에 따라 얼굴 크기부터 표정까지 천차만별이다.
보통 머리 위의 조명은 인상을 강하게 만들어주고, 한쪽 측면에서만 조명을 치면 얼굴이 훨씬 갸름해 보인다. 밑에서 올려치면 이질적이면서 동시에 훨씬 커보이기도 하고.
당장 연예인들을 방송에서 볼 때와 현실에서 마주쳤을 때 느끼는 이질적인 느낌은 바로 조명 탓이 크다. 방송에서는 진짜 뜨거울 정도로 조명을 인물에게 직접 때리는데, 이렇게 하면 얼굴의 자잘한 굴곡들이 무시되면서 전체적으로 큰 윤곽만 남는다. 얼굴은 입체인데 그걸 뭉갠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방송에서 보는 연예인의 얼굴보다 실제로 봤을 때의 얼굴이 훨씬 작고 오밀조밀하게 된다.
그렇다면 방송이나 무대조명은 일부러 연예인들 얼굴 커보이라고 그러는 걸까? 이유는 위의 영상을 보면 알 수 있다. 조명의 각도에 따라 저렇게 변화가 생기면 일관된 이미지로 영상을 잡아내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변화가 적은, 가능한 때려박은 극단의 상황에서 촬영하는 거다. 그게 더 수월하니까. 반대로 영화는 매 컷마다 조명의 환경을 컨트롤할 수 있고, 그걸 적극 활용한다. 방송국도 시간과 자본의 여유가 있다면 조명을 좀 더 세밀하게 활용하겠지.
렌즈를 충분한 망원으로 쓰고, 조명은 신경 써서 윤곽을 살아나게 배치하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된다. 그렇지만 부가적인, 그러니까 사람의 뇌가 갖는 문제도 큰 영향을 준다.
강호동은 키는 183cm, 몸무게는 110kg 정도 나가는 거구다. 그런 사람이지만 207cm의 서장훈 옆에 있으면 뭔가 작아보인다. (이 아저씨가 얼굴이 큰 편이라 그런 것도 있고) 당연히 164cm의 이수근과 같이 있으면 원래대로 거구로 보이고.
이렇게 누구와 사진을 찍느냐에 따라 사람은 엄청나게 달라보인다. 그나마 강호동은 방송에서의 이미지가 있어서 어느 정도 착각의 여지가 적어지지만 이런 경우도 있다.
걸그룹 EXID와 AOA의 비교다. 그냥 단순히 봐도 정형돈의 눈높이가 다르다. (참고로 이 두 사진은 어느 정도 광각으로 찍은 걸로 보인다. 바깥 쪽 인물들이 중앙인물보다 크게 보인다) EXID에서 제일 작은 멤버는 혜린인데, 이 사람 키가 167cm다. 그리고 AOA의 설현은 멤버 중에서 두 번째로 장신인데 167cm다.
결론을 내자면 왜곡 없이, 그러니까 실물에 가장 가깝게 사진을 찍는 방법은 85mm 이상의 망원렌즈에 일상적인 조명, 그러니까 햇빛이 어느 정도 머리 위에 있는 정도의 수준에서 혼자 사진을 찍는 게 가장 실물과 가까운 사진이 된다.
가장 많이 쓰는 카메라인 폰카에 대해서도 쓰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져서 다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