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여행의 행선지를 정하기 위한 참고 자료지. 첫번째 후보는, 『빨강머리 앤』의 무대가 된 캐나다의 프린스 에드워드 섬.
전부터 꼭 한 번 가보고 싶었거든. 그리고, 두번째 후보는, 『보물섬』의 무대가 되었다고 하는 케이맨 제도.
다같이 보물찾기를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보물찾기?! 어쩐지 가슴이 두근거릴지도!”
야요이 짱이 눈을 빛내며, 흥분하며 내 의견에 수긍했다.
“그치, 그치~!”
그렇지만, 아카네 짱, 나오 짱, 레이카 짱의 반응은 미묘했다.
“미유키~, 그거 니 취미에 관한 것만 얘기하고 있는 거 아이가?”
“그럼, 아카네 짱은 어디가 좋다 생각해?”
“훗, 미유키, 잘 물어봤다카이.”
아카네 짱은 맛집 잡지를 꺼내 들어, 페이지를 펼쳐 보였다.
“졸업여행이라 카믄, 맛집 탐방 아이겠나. 이름하여 『전국 횡단 오코노미야키 먹어치우기 투어』인기라!”
“오오~! 이거 맛있어 보여♪”
항상 서로 부딪히는 경우가 많았던 나오 짱이, 드물게도 아카네 짱의 의견에 동조하며 맛집 잡지를 안으로 들어갈 기세로 보고 있었다.
나는 한심해하는 눈치로 아카네 짱을 바라보았다.
“아카네 짱도 자기 취미에 관한 것만 얘기하고 있잖아…….”
“취미 아이다! 내한테는 어엿한 일인기다! 오코노미야키라캐도, 전국 각지에서 조금씩 재료나 만드는 법도 다르다카이.
전국의 오코노미야키를 다 먹어 보믄, 맛의 연구에 도움이 될 기란 얘기다.”
“그것보다 아카네 짱은, 영국에 있는 브라이언을 만나러 가고 싶은 건 아니고?”
“무, 무슨 소릴 하는 기고. 브……브라이언 같은 건 아무래도 좋다카이!”
아카네 짱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정말 알기 쉽다니까.
야요이 짱이 주저하며 손을 들었다.
“저기, 모처럼 전국 횡단을 할 거라면, 나 히어로쇼 탐방을 하고 싶어. 전국 각지에서 여러 로컬 히어로가 있어서 말이야.
아직 이 눈으로 ㅂㅈ 못한 히어로도 잔뜩…….”
“히어로는 TV나 만화면 충분하다카이!”
“그야, 진짜 히어로와 악수를 나누고 싶은걸.”
야요이 짱은 신경 쓰지 않고, 나오 짱이 의견을 내놨다.
“그보다 나는 스페인에서 축구를 관전해보고 싶어.”
이번엔 레이카 짱이 의견을 내놨다.
“여러분, 절충안으로, 후지산 등산은 어떨까요?”
다들 일제히 의자에서 미끄러져 넘어졌다.
“우째서 절충안이 후지산 등반인데! 의미를 모르겠구마!”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 졸업 후에 우리가 걸어가야 할 꿈을 향한 여정은, 분명 험난할 거예요.
하지만, 괴로울 때, 좌절할 것만 같은 때, 일본 최고봉인 후지산에 등정했다는 추억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신감으로 이어질 거예요.”
“비밀기지를 찾을 때에 기각당한 거잖아? 감기에 걸릴 거야.”
그렇게, 나오 짱이 질린 듯한 표정을 지었다.
“애당초 책의 문이 있는데 우째서 일부러 고생까지 해 가믄서 등산을 해야 하는 긴데?”
이 처자는 공식 소설에서도 길에 진심입니다
레이카가 하자면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