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한 내일로부터]다 봤는데, 만족스런 엔딩은 아니군요.
전 평소에 이런 아침드라마 전개를 별로 보지 않아서
다른 분들처럼 심미안을 갖진 못 했지만 그래도 미우나가 귀여웠으니까 할 말은 해야겠습니다.
대부분의 커플들은 예상대로 흘러갔습니다만,
이래선 미우나가 뭐가 되나 싶더군요.
사실 2쿨에선 주연들인 히카리나, 치사키, 츠무구 보다도 비중이 훨씬 높게 책정된
말하자면 주인공이었습니다.
심리 독백, 묘사 등도 미우나가 원톱이었고요(히카리가 한두마디 하는 동안 미우나는 작품 내내 말합니다.)
스토리에서 주인공은 비중 높은 남자애나 그런 게 아니라
관객의 감정 이입 대상입니다.
미우나는 대놓고 '얘 주인공이니까 관객님들 감정은 얘랑 맞춰가시면 됩니당' 했는데
호라 모 젠젠이라니요!
마지막에서 보던 사람들이 마음 한구석 어디선가 벙찐 게
우리의 주인공께서 이루어내신 건 줄곧 짝사랑하다 결국 차인 것 밖에 없습니다!
마지막화에선 작품 전체적인 분위기가 너무 밝아져서
뭔가 모든 게 메데따시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미우나가 한 건 차이고 나서 세상의 쓴맛을 알게 된 것 뿐이라는 느낌입니다.
이건 성장을 이루었다기엔 사실 한참 부족하고,
관객에게 이 쓴맛을 느끼게 하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최소한 차라리 '히카리에 대한 사랑은 그저 내 동경이었다.' 식으로 정리해 나갔으면 납득이라도 되죠.
그런 게 아니라 진짜로 좋아하는 거 맞다는 묘사만 잔뜩 들어있잖아요.
관객에게 행복, 만족감 듬뿍듬뿍 줘도 모자랄 판에
이 진짜 연심이 닿지 못하는 씁쓸함을 줘서 어쩌자는 건지...
이 작품이 그런 씁쓸 컨셉은 또 아니잖습니까.
처음부터 이런 결말로 낼 거였으면
미우나 그 많던 분량 확 줄여서 히카리랑 마나카에게 줬어야 했던 것 아닙니까.
실컷 감정이입하라고 해 놓고 미우나(와 관객)에게 괴로움밖에 안 주면 어떡합니까.
전 계속 카메라가 미우나만 찍고 있는 거 보고
아 미우나가 히카리랑 이루어지든지, 아니면 차여도 뭔가 그만한 성장을 이루든지
그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작가는 결말이 해피는 새드든 관계없이 관객에게 '만족감' 을 선사할 의무가 있습니다.
차라리 마나카가 아노하나의 멘마 같은 존재가 되고,
변하지 않기만을 바라던 주연들이 어리광을 그만두고 성장해나가는
써놓고 보니까 아노하나랑 비슷하네.
뭐 그런 쪽으로 나아갔으면 다소 새드가 섞인 엔딩이더라도 관객들은 나름 만족했을 겁니다.
세상의 재앙이 해신의 움직임 하나로 댓가없이 뿅 하고 끝난 것도 그렇고요.
진짜 마지막, 26화에서 딱 한번만 더
내용을 뒤집어 반전을 만들어내줬으면 좋았는데,
...하긴 절원의 템페스트같은 희생 소재를
아침드라마에서 바라는 건 무리였을까요.
...로리가 중딩으로 파워업 한 걸 상업적으로 사용한 걸까 싶기도 한데
사실 상업적인 건 서브 커플링 쪽에서 추구할 방법 얼마든지 있었을 테고
충분히 그럴 능력도 되었을 텐데 참...
아
진짜
우리 미우나
귀엽네요.가엾어요.
이상 미우나 보는 맛으로 잔내 봤던 덕후의 열폭이었습니다.
자 이제 슬슬 전투복도 입고 복귀준비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