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마라 다 지나간다
김정한
울지 마라
힘들고 아프고 슬퍼도
그 또한 지나가게 되어 있다
그러니 초조해하지 마라
네가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도록
내가 너의 곁을 지킬 테니
바람이 운다. 구름도 운다. 결국 하늘이 운다. 소나무가 흔들린다. 바위가 흔들린다. 내가 많이 흔들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견디고 이겨내야 해. 내 영혼을 껴안고 있는 내 몸이 쓰러지지 않도록. 때로는 '견딤'과 '이김'이 삶의 이유이니까.
시가 전부 다 이런 식이다.읽으면서 그 사람은 이런 심정이었으려나 생각이 들었던 시를 올려본다.사진 말고, 맨 위에 올려놓은 시는 내가 어떤 사람에게 해줄 말이다.
김정한이라고 해서 소설 모래톱을 떠올렸는데 일단 여자이고, 사랑시를 전문으로 쓰는 사람이었다. 하등 쓸데없고 낯간지러워서 매장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쿡쿡거렸는데, 담당이 내 정신상태를 친히 걱정해주었다(...) 실연, 오르가즘(고개를 갸웃할지 모르지만 성적 관계를 의미하는 용어가 상당히 많다. 저자가 할리퀸 어지간히 좋아하시는구만.), 채찍질 등 가학적(;;;)인 내용을 주로 다루고 있다. 그나마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시가 저 마지막 시였다. 생각해보면 이 시는 저자가 실연을 겪고 정신적 방황을 하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그대로 담은 것 같다.
어느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선 반드시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그리움은 끝에 사랑이 기다리고 있지만 기다림은 끝에 슬픔이 기다리고 있다.
시 말고도 이런 식으로 무슨 소린지 알 듯 모를 듯한 이야기가 잔뜩 써 있다. '솔직히 이런 글 나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결국 나는 시인이 되지 못했고 저 사람은 시인이 되어 책까지 냈지. 이 책에 대한 점수가 짠 이유는 솔직히 질투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시를 쓰면 감정과잉으로 저렇게 될 거 같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