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연히 로마 TS 만화를 봤습니다. 카이사르를 시작으로 로마의 역사적 인물들을 TS화한 4컷 만화로서 상당히 재미있었는데 제가 본 시점에서는 정식 연재를 준비하고 있더군요. 그 때부터 거의 1년 넘게 정식연재를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그런 기다림 끝에 ‘로마의 딸’이 드디어 정식으로 시작했습니다.
로마의 딸은 로마 역사에서 제일 유명한 인물 중 하나인 카이사르를 주인공으로 어린 시절부터 일대기를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일단 지금이 1부인데 제목을 봐서 3부까지 계획됐을 것 같네요.
프롤로그는 의외로 카이사르 인생 최고의 절정기이자 극적인 순간인 알레시아 전투입니다. 카이사르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전술적 역량을 보여준 전투로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전투입니다. 이렇게 미래의 절정기를 프롤로그로 보여주는 건 킹덤 같은 만화 등에서도 사용된 방법입니다. 아무래도 어차피 역사서가 스포일러가 되는 역사만화의 특성을 역이용해서 쓸 수 있는 수단 같네요.
<최근 가장 잘 알려진 역사 콘텐츠 중 하나인 킹덤과 시대가 꽤 가깝습니다.>
베르킨게토릭스를 포위한 로마군이 갈리아 지원군에게 포위당한 2중 포위전인 알레시아 전투는 여러 극적인 사건이 있던 처절한 전투였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본편이 여기까지 진행되면 작가분이 묘사해 주시리라 보고 구구절절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대신 다른 이야기를 하죠.
일단 역사 만화면서 TS화라는 건 사람마다 의견이 다르겠지만 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으므로 괜찮습니다. 물론 거부 반응이 있는 사람도 있겠고 그런 의견에 특별히 뭐라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도리어 저는 TS를 통한 캐릭터성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TS를 한답시고 캐릭터를 완전히 생뚱맞은 인물로 바꾼다던가, 반대로 그냥 성별만 바뀐 역사적 인물 그대로인 경우가 있죠. 어느 쪽이건 그럴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래도 그럼 굳이 TS를 해야 하나? 싶은 의문이 들기 마련입니다.
물론 이 프롤로그에서는 다들 등장 시간이 매우 짧으니 그걸 확인할 수 는 없죠. 이건 본편에서 다룰 문제일겁니다.
고증 면에서는 좋습니다. 역사 작품에서 양날의 칼이 고증이고 너무 목매다는 것도 뭐하지만 아무래도 역사를 다루는 작품에서는 고증이 눈에 띌 수밖에 없는데 로마의 딸은 고증도 훌륭합니다.
<히익!>
수십 권의 참고 서적의 위엄을 보이듯 여러 부분에서 빼어난 고증이 돋보이는데, 단순히 멋있는 장면을 넣는 것이 아니라 로마 군단은 물론 고대의 전쟁에서 뺄 수 없는 모습임에도 등장하기 힘들던 여러 공성장비들과 투석병까지 그려냈습니다.
작화도 좋고 카이사르의 대머리를 마빡으로 바꾼 센스도 즐겁습니다. 사실 나무위키에서 카이사르가 대머리였다는 내용에 걸린 링크를 통해 로마TS만화를 알게 된 것이어서 기분이 묘하네요.
짧은 프롤로그에서도 라비에누스, 안토니우스, 베르킨게토릭스 같은 역사 인물들을 그려내서 다양한 인물을 감상할 수 있는데 과연 이 만화는 어디까지 가고 이들의 이야기를 어디까지 다룰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로마 사상 가장 유명하고 특별한 인물이었던 카이사르와 로마 군단, 지중해 세계의 이야기가 계속 이야기되기를 빌며 계속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겠습니다.
<로마군의 재앙>
우연히 발견한 프롤로그의 친구들. 아실 분도 많겠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그 친구들이 여기 있었다면 카이사르가 죽었다 깨도 이길 수 없었을 텐데 말입니다. 애초에 아스테릭스와 오벨릭스는 이 전투에 참전하지 않은 듯하니 분명 그들의 아버지나 삼촌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