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천 개의 파랑』으로
한국과학문학상 장편 대상을 수상하며 혜성같이 등장해
한국 SF의 눈부신 미래를 만들고 있는 작가 천선란.
그의 세 번째 소설집을 출간한다.
『모우어』는 『노랜드』 이후 2년 만에 묶는 소설집으로
미발표작 두 편을 포함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쓴 단편 여덟 편이 수록되어 있다.
외계 존재 진압에 투입된 어린아이들부터 비범한 능력이 있는 십대 청소년,
장의사 안드로이드,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살아가는 인간과 비인간동물까지
다양한 존재가 조명되는 이번 소설집에는,
사라진 존재를 구하고자 분투하는 이들의 쓸쓸하면서도 아련한,
그러면서도 뜨거운 내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극한의 상황에 직면한 천선란의 인물들은
슬픔과 상실감을 안고도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는데,
그 용기는 어떻게 생기고 또 발휘되는지,
이번 소설집 편편에 담긴 간절함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리라 믿는다.
천선란의 세계는 거대 우주를 배경으로
탁월한 개인이 숭고한 도전을 해나가는 것이 아니다.
인간에 의해 뒤틀린 세계를, 폭력과 아름다움이 뒤섞인 세계를,
어떻게 견디고 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애쓰는 것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는 마음이 있다는 것.
서로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 잃지 않으려 절박하게 매달리는 마음으로 말이다.
그 마음들은 스스로도 몰랐던 용기를 불러일으키고,
천선란의 거창하지 않은 인물들은 그 용기를 소중히 쥔 채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해나간다.
씁쓸한 현실을 극복하는 서사가 아닌,
서로를 이해하고 기억하는 단 한 사람이 있음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천선란은 이 위태로운 세계에
기꺼이 파수꾼이 되고자 하는 인물들을 우리에게 소개한다.
얼지 않는 호수
모우어
너머의 아이들
뼈의 기록
서프비트
사과가 말했어
입술과 이름의 낙차
쿠쉬룩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