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이거 봐봐~ 이젠 아무것도 무섭지 않아!"
"그래, 미노리코. 이 파워만 있으면 더 이상 오리캐 소리 안 들을거야!"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장소, 그곳에 두 가을신 자매가 거대화해서 넘쳐나는 자신감을 주체 못하고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풍년과 수확의 신인 아키 미노리코와 가을과 단풍의 신, 아키 시즈하는 원래 이러한 힘이 없었으나 얼마전에 자신을 찾아온 액신, 카기야마 히나가 건네준 정제불명의 액체를 마신 후 믿을 수 없을 만큼의 힘이 몸안에 치솟는 것을 느끼고 지금 거대화 까지 해버린 것이다.
이 자매 신이 마신 정체불명의 액체는 다름아닌 사나에의 피를 정제하여 만든 특수한 약이었으며 신들에게 힘을 가져다 준 것만 아니라 사나에 특유의 폭주하는 기질 까지 물러받 게 한 것이었다.
평소 얌전했던 자매 신은 텐션이 지나치게 오른 나머지 거대화한 채로 환상향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자신들의 존재를 과시하고 있었으니 이를 탐탁치 않게 본 다른 신들 또한 거대화 하여 자매 신 앞에 모습을 드려냈다.
이 갑작스럽게 거대화 해서 나타난 신들은 동방프로젝트 원작에 나오지도 않는 신들이라 이름을 a,b,c,d 등 알파벳으로 부르겠다.
아키 자매 앞에 불쑥 커져서 나타난 신 a가 소리쳤다.
"너희 자매만 커질 수 있는 게 아니라고!"
곧 이어 다른 신들도 하나 둘씩 거대화 하면서 자신있게 말한다.
"후후후, 이거 정말 멋진데? 이제 환상향은 우리 신들의 세상이다!"
"빌어먹을 건방진 요괴 녀석들을 전부 몰살 시킬 시간이야!!"
"그전에, 우리들 중 누가 최고인지 겨뤄보면 어때?"
"이봐, 그러지 말고 최근에 들어와서 큰소리 치고 있던 풍신 녀석이나 짖밟으려 갈까?"
"그래! 그거 좋겠어!!"
처음에는 요괴를 몰살 시키겠다고 말한 신들이 모리야 신사의 신을 처음 타겟으로 정하고는 a가 앞장서서 요괴의 산을 향해 진격해 나갔다. 그 모습은 흡사 인간들을 벽 안 쪽으로 갇히게 만들었던 무뇌의 거인들과 비슷했고 그런 거대한 신들이 우루루 몰려가고 있으니 그야말로 충격과 공포가 아닐 수가 없었다.
이 거대화 신들의 불순한 움직임에 모리야의 신들 역시 태평하게 있지는 않았다. 멀리서 부터 다가오는 거대한 신들의 움직임을 예사롭지 않게 주시하고 있던 카나코가 팔짱을 낀 채 입을 열었다.
"사나에의 피가 유출되었을 때, 각오했던 일이지만. 막상 닥치고 나니 긴장이 되는 군."
"뭐야? 너 정도 되는 신이 저런 떨거지 신에게 쫄았다는 거야?"
"흥, 날 뭘로 보고? 나와 크게 싸웠던 네가 나의 힘을 모를리 없을 텐데?"
카나코는 자신을 향해 진격해 오는 거대한 신들을 보고도 여유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고 그것은 스와코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때 전신으로 위광을 떨쳤었던 카나코와 토착신의 정점인 스와코는 과거 모레야 국을 놓고 서로 격렬하게 싸운 사이였으니 서로의 강함을 잘 알고있었고 그에 비해 저 덩치만 큰 신들은 지금의 자신들이라고 해도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갈수록 이쪽을 향하는 수가 늘어나는 게 아닌가?
처음에는 다섯 정도였지만 지금은 열 명이 넘는다. 그리고 방금 또 한 명 추가되었다. 환상향에 이렇게 많은 신들이 자신들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도 모잘라 거대화 능력까지 얻었다니. 도대체 사나에의 피는 어떤 경로로 유통되고 있으며 그 양이 어느정도인지 가늠 할수가 없을 지경이다.
이대로라면 상당히 힘겨운 싸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고민에 빠진 카나코가 좋은 방법을 궁리하고 있는데 사나에 불쑥 끼어들면서 말했다.
"카나코님, 저에게 좋은 생각이 있어요!"
"오, 그게 무엇인지 말해 보거라."
"저들은 모두 제 피를 마셔서 저렇게 커진거라고 보는데 혹시나 카나코님과 스와코님도 제 피를 마시게 된다면..."
"으음... 확실히... 지금 우리들로서는 저들을 모두 제압하기 힘들긴 하지."
"그러니 어서 제 피를!"
"아니야, 사나에. 우린 너의 피에 의존하고 싶진 않다. 저들은 힘만 가진 것이 아니라 피의 부작용으로 폭주하고 있는 듯 하구나. 나도 저들 처럼 폭주할 염려가 있으니 그건 최후의 최후까지 남겨둬야 할..."
"거 쫑알 쫑알 말이 많네. 닥치고 사나에의 피를 받으라고!"
카나코가 점잖게 거부를 하자 갑자기 돌변한 사나에가 주사기를 꺼내서 그대로 카나코의 팔에다 꽂아 버렸다. 그리고 그 안의 내용물이 주입해 들어가자 안색이 변한 카나코가 무서운 얼굴로 사나에를 노려보면서 외쳤다.
"네, 이놈! 사나에가 아니구나. 정체를 밝혀라!!"
그러자, 검은 연기에 둘려쌓인 사나에는 그 모습을 바꾸어 버렸다.
"용케 눈치 채셨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바꿔진 모습은 바로 카기야마 히나였고 사나에로 위장하여 카나코에게 그 정체불명의 약을 주사하기 위해 접근했던 액신이었다.
약을 주입 당한 카나코는 불쾌한 얼굴로 히나를 노려봤고 히나는 자신의 작전이 성공하여 기쁨의 웃음을 안면에 유감없이 드려내고 있었는데 바로 그때 모리야의 철륜이 히나의 등 뒤를 노리며 무서운 속도로 날아왔다.
그 모리야 철륜이 히나의 몸에 닿자 안개 처럼 흩어져 버린 히나. 자신의 철륜이 히나의 몸을 통과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란 스와코가 또 다른 철륜을 날렸지만 결과는 같았다.
"이거 무섭네요, 습격할 것을 미리 알았기에 본체는 딴데로 옮기고 분신을 만들어 뒀던 겁니다."
"뭐야?"
자신의 바로 뒤에서 들려온 히나의 목소리. 스와코는 히나의 본체가 자신의 등 뒤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지만 이미 주사기가 목덜미에 꽂히고 난 후였다. 그리하여 카나코에 이어 스와코 마저 사나에의 피를 주입받아버렸고 히나는 만족했는지 '후후후'거리며 그자리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으.. 건방진 액신 주제에 감히, 재앙신인 나에게!!"
분노로 인해 신력을 끌어올리는 스와코. 당장, 그 액신을 찾아내서 혼쭐을 내 버릴 생각이었지만
"그만둬, 스와코. 지금 상태에서 흥분해 버리면 사나에의 피로 인해 폭주할 가능성이 커진다!"
폭주를 염려한 카나코에게 제지당하고 말았다. 카나코의 말 대로 이왕 이렇게 된 거, 신사를 향해 진격해 오는 멍청한 신들 무리처럼 되서야 꼴사나워 질 뿐이다. 오히려 이걸 기회 삼아 폭주 없이 사나에의 피를 다룰수 있게 되어야 바람직한 일이다.
카나코는 스와코가 냉정을 되찾아 현명한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안심하고 진짜 사나에를 부르기로 했다.
*
그 시각, a를 선두로 한 거대 신들 무리들이 요괴의 산에 발을 들어놨고 이 일은 텐구 사회 상층부에 까지 알려져 텐마를 비롯한 텐구들은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 난리가 난 것이다. 어째서 신들이 거대화 한것이며 거기다 요괴의 산을 침입해 온 것인지 어느하나 짐작가는 곳이 없었으니 대응도 불가능한 공포의 대사건이라 할수 있겠다. 이제 이 산도 끝장이라고 중얼거리는 한 대텐구에게 그 아래 직속 부하인 샤메이마루 아야가 다가와서 결의에 찬 얼굴로 말했다.
"제가 목숨을 걸고 신들에게 무리지어 요괴의 산에 온 이유를 묻겠습니다."
이 얼마나 용감하고 장한 텐구란 말인가? 다른 텐구들을 봐라, 텐마와 자신을 비롯한 대텐구들은 어떠한 대안도 마련하지 못한 채 두려움에 떨고만 있지 않은가? 이런 한심스런 자신들에 비하면 평소 규율을 중시하는 텐구 사회에서 자유분방함으로 야단을 쳤던 저 카라스 텐구야 말로 우리들의 자랑이었던 것이다. 그녀의 결의에 눈시울이 붉어질 만큼 감동 받은 대텐구가 아야의 어깨를 잡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역시 아야다. 네가 바로 우리 텐구들의 미래인거야. 그래, 부탁한다. 저 무서운 거대한 신들 앞에 당당히 나설 수 있는 건 지금으로서는 너 뿐이다. 부탁하마!"
"아.. 예,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너만 믿으마!"
자신의 직속 상관에게 저렇게 까지 책임을 떠맡게 되면 제아무리 자유분방하고 무책임했던 아야라 할지라도 엄청난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래서 아야는 그장소에서 도망치듯 벗어나 요괴의 산을 오르고 있는 거대한 신들에게 서둘려 가기로 했다. 허나, 아야의 목적은 신들과의 교섭이 아닌 딴 데 있었으니. 감출 수 없는 기자 혼이 불타올라 이런 특종을 혼란중인 텐구 조직에 묶여서 놓친다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반드시 좋은 사진을 남겨서 이 대사건을 기록해야할 의무가 있다고 다짐한 아야는 거대 신들에게 들키지 않을 정도로 조심 스럽게 다가갔는데 갑자기 커다란 손이 자신을 낚아채는 것이었다.
아뿔사! 하고 신들에게 발각되었나 하는 생각에 공포를 느끼고는 자신을 감싸고 있는 손안에서 부르르 떨고있는데 어디서 많이 듣던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이었다.
"겁먹지마, 나야. 이부키 스이카."
자신을 잡고 있는 거대한 손의 정체가 신이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공포는 사라진 게 아니었다. 다름아닌 오니 사천왕 이부키 스이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저 오니 사천왕은 자신에게 적의는 없다. 오히려 호의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느낌을 받았으니 공포와는 별개로 스이카가 자신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직감에 의해서다.
그리고, 그 직감은 정확히 적중했다.
"네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
"예..?"
"진짜 사나에는 지금 야고코로 연구실에 붙잡혀있어. 나 대신, 붙잡혀 있는 사나에를 구출해 줬으면 해."
"하지만, 제가 무슨 수로?"
"안개로 변해서 접근하려고 했지만 그 조차도 발각할 만큼 주변에 센서들이 예민하더라고. 네 속도라면 발각된다고 해도 쉽사리 붙잡지 못 할거야."
"그치만, 그 전에 사나에 씨가 잡혀있는 정확한 위치라던가.. 방해물이 있을 텐데요?"
"그거라면 내가 도와줄 테니까, 너는 사나에를 모리야 신사 쪽으로 나르기만 한면 되."
"예, 알겠습니다."
어떨결에 스이카의 부탁을 들어주게 된 아야. 도대체 왜 사나에가 붙잡혀 있고 또 지금 구출하지 않으면 안되는지 알 수 없었지만 이것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대사건을 해결 할 중요한 열쇠일지도 모르며, 저 거대 신들의 이상 행동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아야였다.
'그래, 전에 봤던 사나에의 그 거대화 능력과 저 신들의 거대화와 연관성이 있을지도 몰라.'
환상향 최속을 자랑하는 자신의 스피드를 믿고 스이카의 원호 속에 반드시 사나에를 구출하리라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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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나서 느끼는 건데
제 소설 속의 히나는 조커 빰치는 빌런인거 같네요;;
나왔다! 히나쨔응!
오늘도 약을 빠는 내용이네요
미치광이 히나쨔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