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로바 카이토는
웨인라이트 저택에 하루 정도 묵으면서,
그곳에 있는
허스킨스 부인 뿐만 아니라
웨인라이트 가족,
그리고
앤 양에게서까지
거의 사촌 형 이상급의
융숭한 대접을 받으면서 느긋하게 지내고,
그가 돌아가야 될
점심시간 때 쯤에는
그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 매력이 넘치면서고
예의바르고 싹싹한
그 손님과 헤어지기를 아쉬워하게 되었다.
점심 식사가 끝난 뒤
오후 1시 20분 경
카이토가 여행가방을 든 채로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현관의 홀에서는
웨인라이트 부인과
허스킨스 부인이
카이토를 기다리고 있다가
마치 친동생이 떠나는 것을 배웅이라도 하는 것처럼
손을 내밀자,
카이토는
그들의 손에 가볍게 입맞춤을 한 뒤,
"좋은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저의 어머니께도
두 분의 친절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하실 겁니다."
라고 말하면서
여행가방을 들고 문을 나서려다가,
"이런,
팬더곰 인형을 그냥 두고 갈 뻔 했군요."
이라고 말하면서
웨인라이트 부인과
허스킨스 부인을 보면서
가볍게 웃은 뒤에
신경쓰지 말라는 듯한 말투로,
"걱정 마십시오.
대단한 일도 아니니까요.
그저 앤 양을 낙심시키고 싶지 안아서 그러는 거니까요."
라고 말하면서
여행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고 나서
다시 2층으로 올라가서
앤이 자고 있는 방에 들어간 뒤,
조용히 방문을 닫고
앤이 잠들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난 뒤,
코난이
미리 준비해 준
만년필용 마취총을 꺼내고 나서,
앤의 채형에 맞춰서
미리 넣어 둔 전신마취제인
펜토탈나트륨을 주사한 뒤
바로
앤 양의 화장대 뒤에
미리 숨겨 둔
갈색 종이 봉투를 꺼낸 뒤
그 안에서
어제 자신이 가져온 것과 똑같은 모양의
팬더곰 인형을 꺼냈는데,
어제
선물로 가져온 팬더곰 인형과 똑같이 생겼지만
두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하나는
팬더곰 인형의 벨벳천 깊숙이
긴 지퍼가 감추어져 있다는 점과,
또 하나는
속이 비어서 납작하게 쭈그러져 있다는 점,
그리고
공기를 집어 넣으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안감이
안쪽에 넣어져 있다는 점과
거기에,
팬더곰 인형의 플라스틱제 코에는
통풍용 공기 구멍도 뚫려 있다는 점이었다.
카이토는
앤 양이 확실하게 마취가 되었다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앤 양을 침대에서 내려 놓은 뒤,
팬더곰 인형을
바닥에 내려 놓고 나서,
그 안에
앤 양을
발부터 집어 넣기 시작했는데,
그 때
마침 방 문이 열리면서
허스킨스 부인이
뭐라고 할 말이 있는 것처럼
방 안으로 들어오다가,
인형 안에
앤을 집어넣고 있는 카이토의 모습을 보자,
그 자리에
못박힌듯이 우뚝 서면서
순간적으로
얼굴에 당혹스러운 표정이 떠오르더니,
비명을 지르려는 듯
입을 벌렸지만
허스킨스 부인의 입에서
비명소리가 나오기도 전에,
카이토는
진짜로 죄송하다는 얼굴을 하면서
그녀를 향해서
만년필용 마취총을 쏘고,
목덜미에
마취침을 맞은 허스킨스 부인은
공포와 당혹스러움
그리고
분노의 표정에서
서서히 눈의 힘이 풀리면서
그 자리에 쓰러지고,
그런 그녀를
진짜로 죄송하다는 듯한 모습으로 바라보던
카이토는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도둑질을 하면서
한 번도
타인에게 직접적인 물리적 공격을 한 적이 없었다는
자신만의 자부심이
이런 식으로 깨지게 될 지 몰랐다는 당혹감을
얼굴에 드러내는 것과 동시에,
아무 죄도 없는 부인에게
무례한 방법을 쓰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지금의 이 우연적인 돌발사건(?)에 대해서
속으로 욕설을 쏟아내면서
다시
앤의 몸을
팬더곰 인형 안에 집어넣는 작업을
다시 시작했고,
곧 작업이 끝난 뒤
앤 양이 들어 있는 팬더곰 인형을
바닥에 둔 채로
잠들어 있는
허스킨스 부인을 안아 들고
앤 양이 누워 있는 침대에 눕힌 뒤,
어제 가지고 들어온
팔이 빠진 팬더곰 인형을
그 옆에 눕히고 나서
그 위에
괴도 키드 마크가 있는 트럼프 카드를
놓아 둔 뒤
조용히
이불을 허스킨스 부인과 인형에게 덮고 나서,
앤이 들어 있는
팬더곰 인형을 안고는
방 문을 나선 뒤
조용히 문을 잠그고
다시 현관으로 내려갔다.
그렇게
쿠로바 카이토가
앤 양을 훔치는(?) 동안
워싱턴 D.C의 재무성 비밀경호국 차장은
뉴욕 경찰청의
찰리 경감과 통화를 하면서
점점
얼굴에 핏기가 가시고 있었으니.........
"당신 말대로요."
찰리 경감이
말을 마치자마자
차장은 말했다.
"이건 중요한 건이요.
그 드레이크라고 하는
영국인의 신원 조사 건은
아직 자세하게는 모르지만
중요한 일이라고는 들은 적이 있소이다.
당장
조회를 해 봐야 될 것 같군요.
고맙소."
라는 말과 함께
통화를 끝내자마자
즉시 기록과에 전화를 해서
에드워드 드레이크라는 영국인에 대해서
즉시 신원 조회 이유를 요청하고 나서
무엇인가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을 막을 수 없었고,
잠시 뒤,
신원 조회 이유를
기록과에서 듣고 나자
그 불길한 예감은
순식간에 위기 상황으로 올라갔으니....
에드워드 드레이크라는 영국인은
미국 대통령 영애인
앤 커크먼 양의 가정교사인
에밀리 허스킨스 부인의 친지로서
인디언스프링스 방문 허가가 난 상태라는 것이었는데,
지금
그 곳에는
대통령 영애가 묵고 있지 않은가!
그 사실을 알자마자
차장은
허둥지둥 전화를 걸더니
백악관 대통령 경호실 당직관에게
에드워드 드레이크에 대한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그 설명을 들은
당직관은
즉시 경호 부실장에게 전화를 연결한 뒤
차장에게
다시 설명을 하라고
다급하게 요청하고,
차장의
숨넘어가는 듯한
다급한 말투의 설명을 들은
경호 부실장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말투로,
"그게 무슨........
귀신 시나리 까먹는 소리인가!?
에드워드 드레이크가
뉴욕 경찰 구치소 병실에 있을 리가 없어!
어제 오전에
분명히 인디언스프링스에 도착했는데?"
라고 말하던
경호 부실장과
차장은
동시에
벙어리라도 된 것처럼 입을 다물다가
동시에
비명을 지르듯이,
"그....그렇다면
지금......
인디언스프링스의
웨인라이트 저택에 있는 에드워드 드레이크는
도대체 누구야?"
라고
고함을 지르고는
서로 전화를 집어던지듯이 놓고 나서
부실장과 차장은
즉시
미시건 인디언스프링스에 파견되어 있는
경호실 분실에
긴급히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한편
워싱턴 D.C 가
완전히 불난 호떡집처럼 난리법석이 난
바로 그 순간,
카이토는
앤이 들어 있는
팬더곰 인형을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에 여행가방을 든 뒤
미리 와서
기다라고 있는 렌터카에 탑승을 하고 난 뒤에
작별의 표시로
웨인라이트 부인에게 손을 흔든 뒤
저택을 나서고,
그로부터 5분 뒤,
웨인라이트 저택의
손님용 별채에 장착된 비상 전화가 울려퍼졌는데,
그곳은
미 대통령 경호실의 경비센터로
확보된 곳이었고,
마침
커피를 들고 가던
담당 경호원 중의 한 사람이
갑자기 왠 전화야 라는 짜증스러운 모습으로
전화를 받고
전화기 속에서
히스테리 여성이 수다떠는듯한 소리에
귀를 잠깐정도
수화기에서 떼어 놓았다가,
귀를 후비고 나서
다시 전화 수화기를 귀에 붙이고는
짜증스러운 모습에서
점점 경악의 표정의 창백한 얼굴색이
총 천연색으로 변하면서
들고 있던 커피컵을
바닥에 집어던지고는
다급하게
홀스터에서 권총을 꺼낸 뒤
마침
현관 문에서
외곽 경호를 맡은 여성 경호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가
마치 외계인이라도 본 것처럼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권총을 들고 있는
당직 경호원을
이상하다는 눈으로 보는
웨인라이트 부인을 바라보면서
"그........
에드워드 드레이크라는 영국인은 어디에 있지요?"
라고 다급하게 묻고
영문을 알 수 없는
웨인라이트 부인은
당황한 얼굴로
"5..5분 전에
차로 나갔는데요?
무.....무슨 일이죠?"
라고 묻고
그런 부인의 떨리는 목소리에
당직 경호원은
당장 비상 경보를 울리라고
외곽을 맡은 요원에게 소리를 지르고 난 뒤
당혹스러워하는
부인의 옆을 지나서
계단을
거의 3발자국씩 뛰어 올라가고,
곧바로
앤 양의 방문 앞에 서더니
문 손잡이를
이리 저리 돌려봤지만
미리
카이토가 문을 잠그고 내려갔기 때문에
당연히
문은 열리지 않았고,
곧바로
경호원은
발로 문을 걷어차 부수고는
권총을 들고
방 안을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곧
앤 양의 침대에 누워 자고 있는
허스킨스 부인과
그 옆에
불룩 솟아 오른 이불을 보더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다가
곧
그 불룩 솟아 오른 부분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는
심장이 두근 세근
빠르게
뛰기 시작했고,
마른 침을 삼키면서
조용히
그 이불을 들춰 본 경호원은
거의 심장이 멈출 뻔 했으니.....
그 이불을 벗기자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 경호실 역사상
가장 상상할 수 없는 최악의 악몽이었던
에어포스 원 공중납치 사건과,
백악관 공격, 런던 습격 사건과 맞먹을 만한 악몽이
또 다시
나타났던 것이다.
그 안에 있는 것은
괴도 키드의 마크가 그려진
트럼프 카드가 붙어 있는
팔이 빠진
팬더곰 인형이었던 것이다!
대통령의 외동딸은
사라져 버리고 없었던 것이다!
진짜 재미있네요! 괴도 키드의 아버지도 이런 일은 벌이지 못할 것 같구요! 죽고 싶어 환장한 것이 아니면 말이지요! 적어도 판도라를 찾다가 잡힌다면 적어도 죽기 전 마지막 유언이라도 남기거나 공정한 재판이라도 받기라도 하지... 이거는 거의 즉결처분급 이군요!
진짜 재미있네요! 괴도 키드의 아버지도 이런 일은 벌이지 못할 것 같구요! 죽고 싶어 환장한 것이 아니면 말이지요! 적어도 판도라를 찾다가 잡힌다면 적어도 죽기 전 마지막 유언이라도 남기거나 공정한 재판이라도 받기라도 하지... 이거는 거의 즉결처분급 이군요!
사실 이런 상황이면 즉결처분 급 맞습니다. 어떻게 보자면 미국의 자존심 그 자체를 건드리는 민감한 정치적 사건이니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