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카타역에서 17시 50분에 출발한
노조미 58호 열차
그린샤(특실)에 앉아 있는
마리아 개트너는
불안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괜찮아?”
옆자리에 앉은 여자,
모델 에이전시 매니저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네.”
마리아 개트너는
그녀에게
차가운 표정으로 짧게 말했다.
마리아는
걱정하는 척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이
역겹게 느껴졌다.
2일 전
사장이
직접 가고시마까지 내려와서 말했다.
도쿄에 가서 한 남자를 모셔야 한다.
페이는 하룻밤에 1백만 엔.
수수료 10%를 때고,
90만 엔을 현찰로 주겠다고 했다.
마리아는 내키지 않았다.
단 하룻밤에 90만 엔.
물론 많은 돈이다.
그러나
알 수 없는 불안함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마리아는 거절하려 했다.
그런 그녀에게
사장은 놓치기 힘든 좋은 기회라고 회유했다.
도쿄에서
높은 사람을 모시게 되면
인맥도 쌓을 수 있고,
나중에 방송에도 출연할 수 있는 기회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최고 인기 연예인들의 이름을
몇 개 들먹이면서,
그녀들도
데뷔 이전에
귀한 분들을 모시는 일을 했었다고 말했다.
마리아는 알 수 있었다.
그것은 회유가 아니었다.
협박이었다.
사장은 야쿠자 쪽 사람이었고,
그가 무서운 사람이라는 것을
그녀의 매니저인
이 여자가 여러 번 강조했었다.
지금도 걱정스러운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지만,
이 여자도
사장과 마찬가지로 포주나 다름없었다.
마리아가 몸을 팔아 번 돈을 빨아먹는
또 다른 기생충이었다.
-오카야마. 오카야마.
이 열차는 오카아먀 역에 정차하도록 하겠습니다.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오카야마, 신코베, 신오사카, 교토, 다고야, 신요코하마, 시나가와, 도쿄.
아직 지나가야 할 역이 한참 남았다.
마리아는 눈을 감았다.
그래,
차라리 잘되었어.
이번 기회에 제대로 기회를 잡도록 하겠어.
하룻밤에 1백만 엔을 지불할 정도의 남자라면
분명
부와 권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어떻게든 그 남자를 휘어잡을 테다.
방송국은 외국인을 좋아했다.
일본을 사랑하고,
일본어를 할 줄 아는 외국인들을 좋아했다.
특히,
마리아처럼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은
언제나
시청률의 보증수표였다.
마리아는 젊고 아름다웠다.
무엇보다
일본어에는 자신이 있었다.
그녀가
지금 방송에 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기회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뿐이다.
마리아는 눈을 감고
그렇게 마음을 다잡았다.
세계 최고의 정시성을 자랑하는
일본의 신칸센답게
19시 32분에 오카야마 역에 도착한
노조미 58호는
정확히 1분간 정차한 후에 다시 출발했다.
눈을 감은 마리아는 열차가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린샤의 문이 열리며
승객이 들어오는 소리도 들었다.
마리아는
그 소리에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눈을 감은 채로
자신의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강해져야 해. 약해지지 마.
그렇게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
“마리아 개트너?”
그런 그녀의 주문이
누군가의 목소리에 의해 깨어졌다.
마리아는 눈을 떴다.
지금,
도쿄로 가는 신칸센 안에서
자신의 이름이 불릴 이유가 없었다.
마리아는 눈을 떴다.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두 사람의 양복 입은 남자를 바라보았다.
“마리아 개트너?”
남자가 다시 물었다.
마리아는
본능적으로
이 남자들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녀는
고개를 젓고 싶었다.
일본어를 하지 못하는 척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녀를 잠식한 공포는
그녀에게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본 남자는
씨익 웃었다.
마리아는
그 웃음이
먹이를 찾은 짐승의 모습처럼 느껴졌다.
“누, 누구시죠?”
옆자리에 앉은 매니저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남자는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어 내밀었다.
“경시청.”
남자가
벚꽃 문양이 들어간
경찰 수첩을 보여 주면서 말했다.
“다음 역에서 내려 주셔야 되겠는데.”
다른 남자가 말했다.
“무,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죠?”
매니저가 약하게 반항했다.
매니저의 말에
경찰 수첩을 보여준 남자가
동료로 보이는 남자를 돌아보며
웃었다.
마리아 개트너는
그 웃음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이럴 줄 알았어.
그런 의미가 담겨 있는 웃음이었다.
남자는
천천히 무릎을 굽혀 자세를 낮췄다.
그리고
마리아 개트너와 매니저 두 사람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마리아 개트너
그리고
카와다 미코토.
두 사람을
매춘방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합니다.”
매니저는 깜짝 놀랐다.
경찰로 보이는 남자가
자신의 이름을 알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조용히 가자고.
여기서 큰 소리로 ‘매춘방지법’ 위반이라고 소리치고
수갑 채우면
수치스럽지 않겠어?
안 그래,
포주아가씨?”
매니저 카와다 미코토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미칠 듯이 뛰는 심장을
어떻게라도 진정하기 위해서
덜덜 떨리는 손으로
마리아의 손을 맞잡을 수밖에 없었다.
마리아의 손도
자신만큼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다음 역에서 내린다. 이해되나?”
두 사람은
남자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착한 아이군.”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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