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마스터 극장판의 메세지는 마지막 배웅장면에서 나왔듯이,
그리고 하루카가 작중 내내 추구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765pro의 아이돌과 P들의 마음은 언제나 하나'
'우리는 영원한 아이돌마스터의 프로듀서'
'모두가 한 마음으로 다함께 아이돌마스터'
가 아닐까 합니다.
아이돌마스터2에서부터 단결이라는 테마를 내세운 것으로 알고 있고
TVA에서도 1기는 고군분투하는 모습과 함께 '다함께 힘을 합쳐서' 라이브를 성공해냈고
2기에서는 성공한 아이돌이 되어 점점 개별활동이 많아지자
이를 아쉬워하며 다같이 해낼 라이브를 고대하고 준비하는 하루카의 에피소드가 있었죠.
극장판에서는 아예 해외활동이 생긴 멤버도 있고,
프로듀서까지도 해외로 연수를 떠나면서
765pro는 각각의 길을 가게 되는 모습이 다시 나옵니다.
하루카와 아이돌들은
삶이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니까
시간이 흐르고 각자 성장하면서 각자의 길을 갈 수 밖에 없다는 것,
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하나라는 것을 라이브를 준비하면서 새삼 깨닫게 됩니다.
애니에서의 하루카는 '모두 함께'에 심하게 집착하는데,
사실 현실적인 선택이라곤 할 수 없지만 그런 하루카이기 때문에
하루카를 중심으로 '모두가 함께'라는 테마의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의 아이마스 P들도 애니든 라이브든 행복한 시간을 함께하고 나면
모두 뿔뿔이 흩어져 현실로 돌아가, 각자의 길을 걸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각자의 길을 가더라도 마음만큼은 언제나 아이돌마스터로 하나가 될 수 있겠죠.
어떤 길을 가더라도 돌아보면 당신을 기다리는 아이돌마스터가 있다.
저는 극장판을 통해 그런 메세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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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판은 전체적으로는 P들의 눈물을 부르는 작품이지만,
세부적으로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느꼈습니다.
1. 본가 간의 비중분배 실패
TVA에서도 하루카 치하야 미키의 비중이 컸고, 개인에피에서 제대로 매력을 보여주지 못한 아이돌도 있었습니다.
극장판에서는 더더욱 심해져서 사실상 하루카 중심의 이야이기고,
간간이 미키의 시선, 치하야의 시선, 이오리의 시선이 비추어질 뿐입니다.
아이돌에서 배제된 리츠코를 챙겨주는 소소한 장면은 고마웠지만,
리츠코보다 못한 비중을 받은 아이돌이 더 많다는 것은 씁쓸하네요.
2. 분가가 엮인 갈등이 너무 길고 비중이 컸다
밀리온 멤버를 등장시켜 세대의 계승을 준비하는 것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밀리마스 애니도 나올 것이고, 애니의 파급력을 생각하면 미리 준비한다는 의미가 있죠.
극장판 기획 당시엔 밀리온 아이돌들이 정립되지 않았으니 설정충돌이 있는것도 어쩔 수 없죠.
하지만 갈등을 너무 길게 끌면서 다루다 보니, 정작 P들이 보고싶었던 아이돌들의 웃음과 단결을 많이 보지 못했습니다.
밀리마스 애니였으면 이정도의 갈등은 괜찮았을지 모르지만, 이건 본가의 극장판이었죠.
시호는 나중에 하루카에게 사과하고 하루카의 관점을 어느정도 인정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극장에서 다시 보면서 극 전체적으로는 '시호의 성장'이 표현되었다는 느낌도 받았지만...
'당신이 왜...' 발언이 너무 강경하게 표현되다보니 어그로를 엄청나게 끌었다는 생각이듭니다.
하루카의 모습도 '반드시 모두와 함께하고 싶어'에서 나오는 망설임이 아니라
결정하지 못하고 '어떡하지...'에 가까운 소극적인 모습이라 여러모로 까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애니 마지막에 방황하다가 자신은 모두와 함께 아이돌을 하는게 즐겁다는 걸 깨달았던만큼
극장판에서는 좀 빨리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어떻게든 카나와 접촉할 방법을 찾으러 뛰어다니는 게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3. 마지막 라이브
라이브 무대의 연출 자체는 호오가 갈리는 부분이고,
저는 BD를 사서 보았을 땐 별로였고 이번에 봤을 땐 다시보니 괜찮네 정도로 느꼈지만,
그동안 그렇게 따라오느라 고생한 밀리온 멤버의 안무가 손뼉치기 위주로 나오는 건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곡 안무도 있었을테지만 극장판에서 보여준건 마스터피스 하나뿐이잖아요.
덕분에 '밀리온 아이돌은 겨우 손뼉치기를 못해서 그 난리가 났냐'는 비아냥을 듣는 사태가 생겼습니다.
4. 한국개봉만의 문제지만... 자막
저는 들어서 이해되는 부분은 자막을 안 보고 아이돌들 보고 있느라 많이 캐치해내지는 못했지만,
전체적으로 직역보다는 의역이 많았습니다.
물론 번역은 해석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적절한 의미를 우리말로 재창조하는 게 맞긴 합니다만,
여러가지 상징이 담기는 아이마스 대사의 특성상 직역이어야 의미가 전달되는 경우도 있어서...
그리고 아미/마미의 리츠코에 대한 호칭이 '언니'로 통일된 것이나
이오리의 별명 '데코쨩(마빡이?)'이 '짱구머리'로 문맥을 따지지 않은 단순번역이 된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아레나에서 하루카의 심금을 울리는 대사 오역도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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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극장에서 다시 본 극장판은 좋았습니다.
아이돌들이 움직이는 것을 다시 한 번 큰 화면으로 봤던 것,
질투심 많은 미키가 하루카를 인정하고 바라보던 시선,
치하야가 어머니에게 라이브 초대장을 보낼 정도로 성숙해진 모습,
혼자 동떨어진 시호를 챙기던, 그리고 하루카와 내심 의견을 달리하면서도
리더의 결정을 말없이 기다리고 등을 떠밀어준 이오리의 너무나 든든한 모습.
(하루카가 아닌 리더를 뽑는다면 단연 이오리를 뽑을 수 있을 정도...)
혼자서 어떻게든 하는 것이 아니라
다함께 서로 의지하고 도와가며 빛의 너머로 향해 가는 모습들.
그 모습을 보는 게 무척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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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계속!
아이마스에요! 아이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