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사물마다 이상한 실선이 보이기 시작했다.
때때로 검은 그림자나 빛이 보이는 일도 많아졌다.
부모님에게 이야기했지만, 아무도 진지하게 듣지 않는다.
오히려 엄마는 날 꾸중했다.
고등학교이나 돼서 공부는 안 하고! 허구헌 날 공포물만 보니까 그렇지!
물론 엄마 말처럼 공포물을 좋아하고 이상한 이야기를 하긴 했다.
그러니까 엄마는 저런 이상한 것만 보니까 이상한 생각을 한다고 화낸 것이다.
며칠 뒤로 두통이 심해지고 몸이 나른해졌다.
엄마는 더더욱 화냈다.
꾀병이야? 학교가기 싫으면 싫다고 해!
매일 쫒아내듯 날 학교에 보내고, 학교에 간 사이에 내 만화책이나 피규어 같은 걸 몰래 버렸다.
어느 날 학교에서 쓰러졌다.
진찰 결과, 뇌종양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의사는 말했다.
아들이 평소에 이상하다고 말하지 않았나요? 왜 빨리 병원에 오지 않았나요?
엄마는 통곡했다.
평소부터 오컬트 마니아적인 언동을 한 내가 문제였을까…….
아이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않았던 엄마가 문제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