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해성사를 하러 왔어요, 시스터 마리.
저는 평범한 트리니티 학생이에요. 정말로, 정말로 평범한 그냥 여학생요. 나기사 님이나 정의실현부 부장 같은 유명인들과는 다른, 정말로 평범한 일반 트리니티 학생이에요. 음..정확한 소속은...아니다. 그냥 제 얘기부터 할게요. 아니, 제 얘기 이전에 샬레의 선생님 이야기부터.
아, 샬레의 선생님! 키보토스의 구원자, 싯딤의 상자의 주재자, 총학생회장의 유지를 이은 분. 대단하신 분이죠. 저 같은 일반 학생은 감히 쳐다볼 엄두조차 내지 못할 만큼요. 그런 분 옆을 키보토스의 온갖 다재다능하고 우수한 학생들이 둘러싸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트리니티의 정의실현부, 이젠 망해버린 아비도스 거지새ㄲ..크흠, 한 분 빼고 가난하신 분들, 신앙이라곤 없는 밀레니엄 멍청ㅇ...아, 아니 진화론자들의 회계담당과 기록담당, 그리고 추잡하고 야만적이며 존중해 줄 가치조차 의문시되는 뿔달린 것들의 선도부장과 응급의학부 등등까지. 게헨나 말이 나와서 말인데, 선생님이 그 짐승들을 받아들여주는 것만 봐도 그분이 얼마나 포용력이 있는 분인지가 증명이 되죠.
하여튼 간에, 그분은 저 같은 일개 학생 따위는 언감생심 꿈도 뭇 꿀 위치에서, 최고의 학생들과만 어울리는 지고한 분이라는 거에요. 사실 그 분은 저 같은 평범한 학생을 만날 시간도 없으실 테고. 그래서 그냥 동경하면 했지 완전 다른 나라 분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문제가 터진 거에요. 음, 사흘 전쯤에요.
그 날도 전 평범하게 공원에서 제 유탄발사기 영점조절을 하고 있었어요. 지난 번에 여성용품점에서 소총에 부착하는 악세사리 유탄발사기를 사서 시험해 보고 싶었거든요. 혹시 시스터께서도 밀레니엄 근처 샵에서 파는 거 보셨던가요? 40X46mm, 유효사거리 350m에 포구초속이 76m인....아, 이게 중요한 게 아니지.
하여튼, 남에게 민폐를 끼치면 안 되니까 화약 안 들어간 멍청구리 탄으로 몇 번 쏴보고 있었는데...실수로 한 발이 공원 담장을 넘어갔죠. 아, 그랬어선 안 되는 거였는데.
"으악!"
담장 너머로 남자의 비명이 들려서 저는 당황했어요. 미안하다고 사과하려고 달려갔죠. 저는 책임감 있고 교양있는 트리니티 학생이니까요. 뭐 그냥 짱돌이나 다름없는 멍텅구리 유탄이니까 상대도 그냥 좀 아픈 정도일 테고.
그건 착각이었어요.
"엣.....?"
저는 경악 속에서 탄식할 수밖에 없었죠.
"서, 서, 서서서선생님???"
샬레의 선생님이, 피를 철철 흘리며 쓰러져 계셨거든요. 어..좀 많이 상태가 안 좋아 보였어요. 눈 뒤집고 시체처럼 널브러져 있던 걸 보면요. 그 때 제가 느낀 충격이 상상이 가세요? 온갖 생각이 머리를 스쳤어요. 이분이 왜 여기 있지? 설마 이거 맞고 쓰러진 거야? 아니 사람이 고작 유탄 한 방 맞고 빈사상태가 된다는 게 도대체 말이나 되나? 이거 최소 출력으로 쏜건데? 뭐 그런 것들요.
"어쩌지? 어쩌지? 어쩌지??"
그래서, 좀 웃기지만 패닉에 빠졌던 저는 일단 선생님을 들어서 남들 눈에 안 띄는 곳에 옮기기로 했어요. 하아, 지금 생각하면 그냥 그 때 발키리에 신고했어야 했는데, 당시엔 제가 너무 정신이 없었거든요.
'뭐야? 가볍잖아?'
선생님을 들어서 옮기는 건 생각보다 너무 쉬웠어요. 덩치는 제 머리 두개는 더 될 분이 정말 너무 쉽게 제 힘에 질질 끌려오더라고요. 그래서 남들 시선이 닿지 않는 으슥한 골목길까지 선생님을 옮기는 건 식은 죽 먹기였죠. 다만 거긴 바닥이 좁아서 제가 발 디딜 곳이 없어서....좀 정숙하지 못하고 무례한 건 알지만 벽에 기대어 누운 선생님의 몸 위에 걸터앉을 수밖에 없었어요. 아직도 의식이 비몽사몽인 듯한 선생님의 신음이 들려왔죠.
"으..으음...유우카...혼자 산책나가는 건 그만둘게..."
아마도 선생님은 격무에 시달리다 지쳐 잠시 기분 전환 겸 혼자 산책을 나왔다가 제가 쏜 유탄에 맞은 모양이었어요. 아무튼 선생님이 정신을 차리실 것 같아서 저는 깨워드리려고 했죠. 진짜에요. 믿어 주세요.
"으으...내 허리 위에 올라탄 거 누구야..."
"선생님? 선생님? 정신 차리세요."
"허벅지 말랑해...."
"에?"
"으....나 덮친 걸 보니 이로하구나...너 자꾸 나 깔아뭉개는 거 그만두랬잖..."
"꺄악! 더러워! 추잡해!"
"아아악!"
죄송해요. 하지만 저도 모르게 먼저 주먹이 나가고 말았어요. 하지만 아실 거에요. 선생님의 발언은 순수한 아가씨 학교 학생인 제겐 너무 자극적이고 불온했다는 걸요. 천박한 다른 학교 학생들에겐 별 거 아닐지 몰라도, 제겐 너무 선정적인 말들이었어요. 순결과 정절의 상징인 시스터후드의 마리 수녀님꼐서도 잘 아실 거라 생각해요. 샬레의 선생님이 그런 충격적인 발언을 하실 줄 어떻게 알았겠어요. 음, 너무 불순한 발언을 하셔서, 저는 너무 놀라서, 어, 그리고 얼굴이 빨개져서 그만 냅다 주먹을 내지르고 말았죠. 주먹과 뺨따귀 몇 번 내지르고 선생님이 다시 잠잠해지고 나서야 저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죠. 그리고 어...제가 저지른 참상에 말을 잃고 말았어요.
"....."
아니, 인간 남자란 게 원래 이렇게나 약한 존재였던가요? 다시 말하지만 저는 그냥 평범, 정말 평범한 트리니티 학생이고, 제 힘이 다른 학생들보다 특별히 강한 것도 아니에요. 제가 내지른 주먹이란 것도 그냥저냥 일반적인 여학생들의 연약한 저항에 불과하죠. 제대로 조준도 하지 않고 그냥 있는 대로 보이는 대로 휘두른.
그런데 그걸 맞은 선생님의 몰골은 그야말로 피떡이 되어버렸단 말이에요. 정말 그럴 줄은 몰랐어요. 진짜에요. 뺨 한 쪽은 움푹 둘어가버리고, 이도 두어 개 빠지신 거 같고, 모르긴 몰라도 갈비뼈에도 금이 가신 것 같았어요. 코피가 나신 걸로 봐서는 제가 내장도 한두 군데 상하게 만든 거 같은데...정말 겨우 이 정도 살짝 맞은 걸로 사람이 이 꼴이 된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어요. 하여튼 어...이 상태라면 발키리가 아니라 구호기사단에 먼저 연락해야 할 거 같았는데....
"근데 연락하면 난 어떻게 되는 거지?"
좌절적인 혼잣말이 새어나왔죠. 다른 누구도 아니고 샬레의 선생님을 피투성이 고기걸레로 만들어 놓고나서 제가 트리니티에 정상적으로 다닐 수 있을까요? 솔직히 자신이 없었죠. 예, 물론 생텀 타워의 관리자, 키보토스의 문제해결사도 중요하지만, 제 학교생활도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다시 의식을 잃은 선생님의 피냄새를 맡으며 대관절 어찌하면 좋을지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으음, 고해성사니까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건데, 게헨나 그 짐승들 온천개발부에서 콘크리트를 빌려다가 선생님을 공구리쳐서 강바닥에 빠뜨려버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어요. 그러면 아무도 모를 테니.
"어...여러 토막으로 토막내서 시신을 분산 유기할까?"
.....인정할게요. 아가씨 학교 영애다운 생각은 아니란 걸요. 그런 무시무시한 생각까지 하면서 골똘히 대책을 생각하다가 기절한 선생님의 쓰러진 몸에 문득 시선이 갔어요.
"....."
그, 어, 시스터도 아시겠지만, 트리니티는 여학교잖아요. 이렇게 건장한 남자의 몸을 보기가 쉬운 곳은 아니죠. 그러다보니 그, 가녀리게 떨리는 멈은, 어...꽤...자극적이었어요. 하지만 저는 절대로 선생님의 몸에 특별히 다른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었어요. 저는 그저...그저...
"그..그냥 선생님의 몸 상태만 확인할 뿐이야. 얼마나 다치셨는지는 확인해 봐야 하잖아, 구체적으로."
그렇게 스스로를 합리화해....아, 아니 진짜로 걱정해 가면서 저는 조심스럽게 선생님의 피투성이 와이셔츠 앞섶 단추를 풀었어요. 피내음과 함께...여자들에게서는 맡아 볼 수 없는 뭔가 야릇한 체취가 제 코를 찔렀죠. 뭔가..뭔가 기분이 이상했어요. 특히 선생님의 노출된 복근과 가슴을 보았을 때 저는...아, 그만할게요. 네? 시스터 마리, 뭐라고요? 더 자세히 말해달라고요?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낱낱이? 선생님 모공의 털 하나하하나까지 놓치지 말고 구체적으로요? 어...아, 알았어요...
하여튼 그렇게 선생님 앞섶을 벗겨 놓고 나니까 어...좀 다른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마 시스터 마리라도 그랬을 거에요. 여자들과는 달리 잔근육 잡힌 두툼넓적한 가슴에, 여자와는 다르게 근육으로 된 가슴골 아래 잡힌 탄력있는 복근을 보다 보니까...어느덧 선생님의 상처를 확인한다는 생각은 좀 뒷전으로 밀리고 다른 생각이 들었어요.
시스터께서도 아실 거에요. 우리 트리니티는 전형적인 아가씨 학교지요. 기품 있고, 교양이 넘치며, 예의범절이 무엇인지 아는. 저는 그 점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지만, 저어, 솔직히 저희도 사춘기 십대 소녀인 것도 사실이지요. 어쩔 수 없어 이성에 대한 호기심은 존재한다는 거에요.
아, 오해하진 마세요. 코하루 양만큼 답없이 음탕하진 않아요. 하나코 양만큼 음험하게 정신나간 것도 아니구요. 하지만, 하지만,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어쩔 수 없이 가질 수 밖에 없는 소녀 앞에서, 늠름한 성인 남자, 그것도 키보토스 제일의 인기남이 상처 입은 새처럼 정신을 잃고 무력하게 널브러져 있다면 제가 과연 어떤 생각이 들겠어요? 그 상황에서는 시스터도 같은 행동을 했으리라 생각해요.
"저, 저어...선생님?"
"....."
저는 나지막이 불러 보았어요, 대답은 없었죠. 여전히 의식이 없으신 게 분명했어요. 사실 머리에서 피를 철철 흘리는 거 보면 그럴 만도 했죠. 두개골에 금 간 거 같았으니까. 바꿔 말하면, 지금 제가 여기서 선생님을 좀 건드려도...그러니까 작은 '장난'을 쳐도 아무도 모를 거라는 것이었죠. 선생님 본인을 포함해서, 그 누구도.
"저..선생님이 건강하신지 확인해볼 뿐이에요! 남성의 중요한 곳도 남자 건강에 중요하니까! 제..제가 봐드릴게요! 제가 저지른 일이니까 책임지고!"
되도 않는 말을 횡설수설하면서, 저는 선생님의 허리 위에 정자세로 올라탔어요. 제 손으로 상체가 거의 탈의되다시피 한, 반라상태가 된 선생님을 깔고 앉아서요. 그러면서 저의 패닉에...혹은 흥분에 빠진 뇌는 필사적으로 변명거리를 찾았어요.
"서, 선생님이 잘못하신 거에요. 제 앞에 이렇게 자길 만져달라는 식으로 무력하게 누워만 계시고선!"
그러게 누가 고작 유탄 한 발에 정신 잃으랬나요! 아니, 생각해보니 그렇잖아요. 세상에 유탄 한 발에 기절하는 사람이 어딨어요? 세상에 평범한 여학생 주먹에 맞고 갈비뼈에 금가는 어른 남자가 세상에 대체 어딨냐구요. 키보토스의 구원자쯤 되는 사람이 고작 평범한 트리니티 학생의 주먹 한 멍에 머리가 터지고 의식을 잃어버린다는 건, 사실 의도한 게 아닐까요? 이건 대놓고 유혹하는 것이요, 자길 맘대로 해도 좋다는 선언 아닌가요?
"그, 그러니 괜찮은 거겠죠?"
그래요. 어쩌면 이건 신이 제게 내려주신 기회 아닐까요? 저 같은 일반 학생은 감히 꿈도 못 꿀 존재를 손에 넣을 기회를 주신, 자비로우신 신의 은총 아닐까요? 성실하게 살아 온 제가 마땅히 누려도 되는 은총이요.
그렇게 생각하며 선생님의 바지춤에 손을 가져갔어요. 그분의 벨트를 끌렀죠. 이제 이 바지만 내리면, 선생님의 가장 소중하고 은밀한 곳이 제 눈앞에 드러나, 제 하얀 손, 트리니티 아가씨의 순결한 손가락에 쥐어질 바로 그 참이었어요.
"서방님! 이 와카모, 서방님의 인기척이 끊겨서 따라와봤....!?"
"에?"
"쭈인님! 낌새가 이상해서 아스나 주인님 찾아다녔....!?"
"엥?"
"선생! 세나가 긴급 연락을 보내서 찾아다녔어. 어디 갔던 거야? 선도부 전부가 찾고 있.........너, 뭐야."
"에엥?!"
"응. 교복을 보니 트리니티네. 죽일거야."
"에에엥!?"
"으헤, 아저씨도 아직 손 못댄 거에 먼저 손대는 도둑년이 있네?"
조용했던, 원래대로라면 아무도 찾아올 이도 알 리도 없는 좁고 어두운 골목길이 시끄러워졌어요.
그리고 그 중심에 제가 있었죠.
...
...
...
그래요. 사실 오늘의 고해는 고민상담 목적도 있었어요. 시스터 마리.
키보토스 최강급 학생들이 단체로 절 죽이려고 쫒아오는 상황이면, 저는 어떡해야 하나요?
이건 시스터 마리도 분노할 사안이다.
검은양복: 어디보자....감히 나의 선생에게 꼬리를 친 트리니티 암캐년 냄새가 나는데....
어떻게 도망쳤냐?
죽어야지... 근데 트리니티 수준봐라 선생 배에도 구멍 뚫리게 하더니 죽이고 시간까지하려하네
요약: 선생님 빈사 피떡으로 만들어놓고 성폭행 하려했던 학생이 들킴
네? 시스터 마리, 뭐라고요? 더 자세히 말해달라고요?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낱낱이? ㅋㅋㅋㅋㅋㅋㅋㅋ 마리마리야...
죽어야지... 근데 트리니티 수준봐라 선생 배에도 구멍 뚫리게 하더니 죽이고 시간까지하려하네
이건 시스터 마리도 분노할 사안이다.
어떻게 도망쳤냐?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컨티넨탈 호텔로 도망간 다음 술 마시다가 머리에 총 맞는 결말밖에는...
목 메는게 얌전히 갈거 같은데
검은양복: 어디보자....감히 나의 선생에게 꼬리를 친 트리니티 암캐년 냄새가 나는데....
존윅이냐 어케 살았어
시스터 마리의 무기 피에티가 불을 뿜는 장면을 볼 수 있겠는뎈ㅋㅋㅋ
거짓말이군... 저게 사실 이라면 멀쩡하게 고해성사 할 수 있었을리 없어.
그...순수한 녹다운 상황이어도 영 아닌데 저정도면 개그캐 보정아니면 사오리보다 심한거 아니냐...?
"흐-음....?"
네? 시스터 마리, 뭐라고요? 더 자세히 말해달라고요? 하나도 빠뜨리지 말고 낱낱이? ㅋㅋㅋㅋㅋㅋㅋㅋ 마리마리야...
오늘도 피폐전개를 위해 일 안한 아로프라나
츠루기한테 살려달라고 비는게 빠르겠다
괜히 독사굴이 아니야...
저기서 살아나온 것만해도 스캐어크로우 아니냐
요약: 선생님 빈사 피떡으로 만들어놓고 성폭행 하려했던 학생이 들킴
...... 배뚫은 사오리보다 끔찍한 최후를 맞겠네
???: 결국 나도.. 아리우스도.. 트리니티였다 이건가..
아니 키보토스 최강자들 코앞에서 어떻게 도망쳐서 교회까지 도달한거냐 저 비둘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