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1달 전쯤 니코에 대해 같은 제목으로 소감을 썼던 유저입니다.( 니코편 )
저번에 썼던 소감이 나쁘지 않은 반응과 스스로 꽤 재밌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한번 사일러스에 대한 후기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사일러스는 이번 9.2패치로 추가된 궁극기를 훔칠 수 있는 근접 AP 메이지입니다.
챔피언에 대한 이야깃거리와 장단점을 번호로 매겨 서술해보겠습니다.
0. 디자이너
디자인은 스쿼드5(Squad5)라는 분이 맡으셨는데, 이번 사일러스는 세번째 챔피언이고 이전에 만든 챔피언은 아이번, 오른이 있습니다.
이 셋의 공통점은 한번쯤은 다들 상상해봤을 특이한 매커니즘(부쉬를 만드는 아이번, 상점에 안가도 템을 살수있는 오른, 궁극기를 훔치는 사일러스)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디자이너분의 독특한 스킬셋들은 분명 높은 활용성과 뛰어난 창의성으로 재밌는 상황을 연출해낼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번과 오른은 대회에서 메타, 자체 성능 버프등에 힘입어 꽤 높은 티어를 유지한 챔피언들이지만 결국 꽤 많은 너프와 변경을
통해 주류라는 이미지를 갖지는 못하는 챔피언들이죠. 그래도 이 세 챔피언 모두 이 챔피언만 할 수 있는 플레이가 뚜렷하고, 그게 너무 과하지 않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1. 궁스틸 컨셉과 낮은 딜, 높은 전투지속력
상당히 독특하면서 구현이 잘 된 사일러스의 컨셉입니다. 솔직히 변신형 궁이나 조건부 궁극기같은 면을 어떻게 해결할지 개인적으로는 궁금했는데 아무리 쓸모가 없어도
일단은 모두의 궁을 강탈할 수 있게 구현했다는 점에서 코딩하는 프로그래머 분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궁 스틸이라는 컨셉은 정말 매력적이고 잠재력이 무궁무진하지만 사일러스는 대가를 톡톡히 치른 챔피언입니다. 후술하겠지만 플레이상에서 직접 해보면 소름끼칠정도로 기본적인 딜이 매우 낮아 당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 극복할 수 있는 요소로 W와 E에 높은 힐량과 보호막을 부여해 궁을 훔치고 사용하고 전투를 오래 지속하며 또 궁을 훔쳐 사용하는 고유의 플레이 스타일을 살릴수 있게 만들어졌죠.
여하튼 낮은 딜과 높은 응용난이도 때문에 승률은 30%후반대~40%초반대에서 노는중입니다. 연구가 더 진행되어야겠지만요.
2.장점
2.1. 롤 내에서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수준의 변수창출 능력
사일러스는 걸어다니는 변수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W와 E를 이용한 교전 개시력, 전투 유지력과 궁극기를 활용함에 따라 뿜어져 나오는 포텐셜은 어떤 미드 챔피언을 가져다 놓아도 꿇리지 않을 수준입니다. 궁극기는 정말 궁극의 기술이라 대부분의 스킬이 위력적인 경우가 많기 떄문에 상대방이 어떤 궁극기를 가지고 있냐에 따라서 로밍, 이니시에이팅, 암살, 광역딜에서 탱킹, 스플릿까지 가능하며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후반에 가서 8~9초마다 아군의 궁극기에 죽는 우리팀을 보며 어이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챔피언의 포텐셜이 높고 할 수 있는 플레이도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아마 바드나 클레드처럼 챔피언자체가 갖는 높은 변수가 장점이 되는 케이스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2.2. 높은 기동성과 전투 지속력
사일러스는 돌진기가 세개입니다. 타겟팅으로 짧은 돌진을 하는 W, 그리고 논타겟으로 두번의 돌진이 가능한 E 덕분이죠. 거기에 W는 최대레벨에서 380+0.7AP의 힐량을, E는 첫번째 돌진에서 180+0.9AP라는 말 그대로 오버 스펙의 유지력을 제공합니다. 합치면 560+1.6AP의 피해를 받아낼 수 있죠. 거기다가 사일러스의 기본 스탯은 상당히 높은 편이라 다른 물몸 AP딜러의 보호막이나 회복 스킬보다 더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높은 기동성과 전투 지속력은 상대에게 훔친 궁극기를 활용하기 더 좋게 만들어주기까지 합니다. 3단 대쉬를 갖는 사일러스가 니코 궁을 써서 한타를 박살낸다거나 아리나 아칼리 궁으로 6단, 5단 대쉬를 하는 챔피언이 되어 날아다닐 수도 있겠죠.
3. 단점
3.1. 정말 눈물나게 약한 딜
사일러스는 초반이 카사딘급으로 약한 챔피언입니다. (물론 사일러스는 카사딘에게 카운터당합니다.) 사일러스의 스킬셋을 보면 라인클리어와 딜교에 사용되는 Q, 진입과 딜교에 사용되는 WE가 있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라인 푸쉬와 딜을 채워주는 광역 평타 패시브가 있죠. 먼저 Q스킬의 피해량은 미드 메이지들의 주력 스킬과 엇비슷합니다. 만렙기준 145+0.6AP의 피해가 조건부로 두배까지 들어가는데(신드라의 Q 264+0.74AP, 카시오페아 Q가 255+0.8AP 정도입니다.)가 추가 폭발을 맞추지 못하면 145+0.6AP라는 정말정말 약한 피해량의 스킬이 됩니다. W와 E도 있고 패시브 평타도 있는데 뭐가 문제냐고 하실 수 있겠지만 사일러스는 W와 E에서 딜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W는 그나마 붙어서 증폭된 피해량으로 쓸수만 있다면 Q보다 강한 스킬이 되기도 하지만 E는 110+0.2AP의 딜이 없는 스킬에 가깝습니다.
사일러스는 근접 챔피언이라 원거리 챔피언 상대로 Q를 주력으로 사용해 파밍해야하며 견제도 Q스킬로 하게 됩니다. 근데 이게 원거리 챔피언하고 맞딜하기에는 너무 약한거죠. 그렇게 해서 사일러스는 패시브 평타를 다 섞어서 때린다고 해도 딜을 넣는 시간에 비해 다른 누커나 암살자들에 비해서 깡딜과 계수총합 모두 너무 낮습니다. 평타4대와 Q추가폭발, W최대피해량에 E까지 맞췄을때 계수가 3.0AP를 겨우 넘습니다. 딜링 시간은 다른 챔피언들의 두세배를 훨씬 넘어가는데도요. 그래도 사일러스는 쿨감과 적절한 주문력이 갖춰지기만 한다면 구도에 따라서는 상당히 강한 딜을 보여줄 수 있긴 합니다. 블라디미르가 계수합은 크게 높지 않아도 적당히 강한 스킬을 무한정 돌릴 수있고 피흡으로 유지력까지 더해지니 후반 캐리력이 강한것처럼 사일러스도 적당히 아픈 스킬을 꾸준히 돌리며 궁으로 변수도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요.
3.2. 높은 상대챔피언 의존도와 약한 라인전
1번 단점이 주력 라인으로 가는 팀의 중반딜을 책임져야하는 미드라이너로서는 너무 크게 작용하다 보니(탑도 어지간한 챔에겐 딜교가 안되고 정글로 가면 초반 정글링이 정말 느립니다.) 상대방의 궁극기에 대한 의존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집니다. 때문에 사일러스는 상대의 조합을 카운터치는 챔피언이 될 수 있지만 절대 선픽으로는 뭔가를 하기 어려운 챔피언입니다. 게다가 사일러스는 기본 스탯과 전투 유지력만 좋지 기본적인 딜이 너무 약하기 때문에 본인보다 사거리가 긴 포킹챔피언이나 맞딜이 강한 암살자를 상대로는 라인전이 정말 약합니다. 근데 이 경우에 거의 모든 미드라이너가 해당합니다. 때문에 정말 초반이 약하고 그나마 양호한 갱호응으로 정글과 합심하여 초반을 풀어나갈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사일러스를 선픽했는데 상대 미드로 조이가 나온다? 5렙까지 자고 맞기만 하다가 궁을 훔쳐도 앞으로 들어왔다 나갔다만 한번하고 마는 거지꼴의 30대 탈옥수 아저씨가 되어 팀원들의 정치로 다시 감옥에 수감 될 수 있습니다.
3.3. 결과적으로 템과 아군 의존도가 너무 높음
사일러스에게 필요한 능력치는 상당히 많습니다. AP능력치는 당연히 필요하고, 전투 지속을 하기도 전에 죽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체력이나 생존템, 그리고 궁극기와 다른 스킬들으로 인한 높은 쿨감을 요구합니다. 게다가 사일러스의 1렙 마나량은 280으로 에코와 동일한 수준이고 성장마나량이 상위권인지라 6~7렙정도만 되어도 미드 메이지의 평균 마나량보다 높은 마나량을 지니게 됩니다. 그리고 챔피언 특성상 스킬을 많이 돌리게 되기 때문에 에코보다 더 마나가 딸린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문제는 마나, 쿨감, 주문력, 체력(혹은 생존템)이라는 스탯을 모두 가지고 있는 아이템은 없습니다. 그러면 1코어타이밍에서는 강한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2, 3코어를 갖춰야 사람구실을 할 수 있다는 거고 이는 아군에게 부담을 지우는 카사딘, 미드 블라디미르 같은 픽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근데 또 캐리력으로 넘어가보면 사일러스는 저 둘보단 캐리력이 낮다고밖에 볼 수가 없습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더 높은 캐리력을 가질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계수가 낮고 몸이 들어가야 되는 챔피언이다 보니 캐리력이 후반만 가도 무난한 보험 수준의 챔피언은 아닙니다.
4. 개인적으로 말하고 싶은 부분
4.1. 캐리력
사일러스의 캐리력이 앞에서는 그렇게 높은편은 아니라고 언급했지만 사실 조건만 갖춰지면 3~4코어 타이밍에 전성기를 맞이해서 게임을 쓸어버릴 포텐셜은 가지고 있는 챔피언 입니다. 상대방의 조합이 좋다면요. 만약 상대방이 야스오, 조이, 카사딘, 베인이나 트위치 같은 사일러스에게 하등 쓸모없는 궁극기를 가지고 있다면 초반에도 고생하고 후반에도 저 챔피언들의 캐리력을 억제하기 정말 어렵습니다. 하지만 아군에 이니시에이터가 없는데 상대편에게 말파이트나 오른, 애쉬같은 챔피언이 있다면 원본보다 더 강한 위력으로 이니시를 해결 할 수 있고 딜이 부족한데 적에게 미스포춘 같은 궁극기 하나로 게임을 박살낼 수 있는 포텐의 스킬을 가진 챔피언이 있다면 사일러스는 활용 여하에 따라 원본 챔피언보다 더 무서운 캐리력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조건을 과하게 타는게 문제라는거지 챔피언 자체의 포텐은 잘 크기만 한다면 상당하다는 거죠. 궁을 제외하고도 QWE, 그리고 평타가 적당한 수준의 딜을 보여줄 수는 있기때문에 쿨감을 맞추고 난사할수 있다면 이것도 무시할건 못됩니다.
4.2. 궁극기의 판정
사일러스의 궁극기는 AD계수를 AP계수로 바꿔주기 때문에 상대방의 AD딜링 궁극기가 의미없어지는 경우는 없습니다만, 보통의 경우에선 효율이 감소합니다. 이유는 AD스킬이 딜 자체는 AP계수로 변환되어 피해량이 높아지지만 피해 유형이 물리피해 판정을 갖기때문입니다. 이게 오히려 장점이 되어 마저템을 떡칠했지만 방어가 부실한 적 챔피언에게 높은 딜을 가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사일러스가 마관신이나 공허의 지팡이, 모렐로노미콘 등을 올렸을때는 이 아이템들이 해당 궁극기에는 큰 효과를 발휘하기 힘듭니다. 팀에 AP가 사일러스 하나밖에 없다면 이런 문제가 부각 될 수 있겠죠. 문도에게 미포궁을 신나게 갈겼는데 치감이 안붙어서 별 의미가 없었다거나 하는 상황도 충분히 나올 수 있겠구요.
4.3. 아이템과 특성
유성으로 부족한 라인전 딜을 조금이나마 메꾸고 높은 쿨감과 AP로 부족한 딜교환 능력을 커버해주고 궁극기의 사용빈도는 늘릴 수 있는 루덴의 메아리, 부족한 딜을 상당히 메꿔주는 리치베인, 생존을 도모할 수 있게 해주는 존야의 모래시계가 플레이 적으로 가장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개인적으로 사일러스를 대략 10판정도 해보고 나서 아 얘는 쓰레기다! 라고 평가했었습니다. 특성은 아는 형님(정글로 다이아에 위치하신)이 정글로 한판, 미드로 한판 해보시곤 유성보단 난입 감전이 낫겠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저도 그 생각에 동의하고 난입이나 감전 위주로 들고 PBE에서 북미 스트리머들이 많이가던 영겁, 벨트를 가보고 나서 느낀 생각이었죠.
근데 또 다른 형님(조이를 굉장히 잘 다루시고 다이아에 위치하신)이 완전 인생챔이라면서 같이 듀오로 일반을 하면서 몇판 보여주셨는데 유성+영감에 루덴과 마관신을 위시한 극 AP세팅으로 게임을 하시더라구요. 이 형님이 운이 좋으신것도 있고(일반인데 상대편이 대부분 사기궁) 센스도 출중하셔서 10판중 7판정도를 이기시는걸 보고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저도 그걸 보고 듀오중에 유성과 루덴 세팅(게임 중간중간에 서로 얘기하면서 둘사이에서는 2코어 리치베인, 3코어 존야를 가는게 정석이 되었습니다.)을 몇판 플레이 해봤는데 상대편 궁극기가 괜찮기만 하다면 라인전은 약해도 로밍과 한타로 변수를 만들기에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글을 마치며
사실 저번 니코 후기글을 쓰고 나서 니코에 대해서 꽤 긍정적으로 작성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몇번 더 해보고 나서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죠. 그래서 글을 수정할까 하다가 만약 다음에 글을 쓰게 됐을때 니코의 인식과 비교해보는게 제 발전에 더 좋겠다는 생각에 수정을 기하지는 않았었습니다. 니코가 꽤 OP라고 생각되었을때는 대처가 많이 미흡했을때 딜만 보고 다들 말했지만 현재는 니코가 오히려 버프가 필요한 챔피언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분은 거의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만큼 챔피언은 연구와 메타에 따라서 큰 영향을 받습니다. 사일러스도 아직 출시한지 2일밖에 지나지 않은 챔피언입니다. 속단을 내리기에는 이르고, 라이엇에서도 딱히 핫픽스같은 긴급조치를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시간이 지나서 사일러스가 조금 더 연구되었을때 건드려도 늦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실제로 니코와 사일러스는 동시에 개발되었다고 하는걸로 보아 꽤 오랜 사내테스트 기간을 가졌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말이죠.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 아칼리, 이렐리아, 아트록스의 변경이 시사하는 현 메타와 리메이크 시스템의 문제나 기존의 챔피언에 대한 고찰글들도 써보고 싶지만 제 부족한 역량때문에 시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그런 내용의 글로도 찾아뵙고 싶네요. 이번 후기글도 봐주셔서 감사하고 다음번에는 더 좋은 글로 찾아오겠습니다.
좋은 글 츄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