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악당 캐릭이 주인공이면
나름 아픈 과거가 있어서 나빠졌다거나
남들은 이해 못 할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거나
자기만의 신념이 있다거나
이런 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얘 빨아줄만 하다는 걸 보여주는데
걍 처음부터 끝까지 썅년임
이런 팀업무비 클리셰인
처음엔 서로 못 믿고 적대하다가
고난 겪으면서 미운 정 들어서 서로 돕고 그러는거
다른 등장인물들은 다 그 클리셰 따라서 나름 교감이란걸 하는데
애거사는 그런거 없고 시작부터 끝까지 자기만 생각함
마지막에 빌리가 대신 희생한다는거 바로 받고 도망가는 것도
보통 다른 캐릭이면 말만 그렇게 하고 다른 생각이 있겠거니 할텐데
애거사는 진짜 그냥 니가 희생한다니까 난 도망갈게 하고 도망간거임
그러다 아들 트라우마 긁혀서 급발진한거 뿐이고
또 도망치고 거짓말하고 있어보이는 척 하는 캐릭터는
나름 그걸 빌드업삼아서 다른 계략으로 역경 이겨내고 하는데
애거사는 무서워하는건 사실 진짜 무서워 한거고
도망치는건 진짜 대책없어서 뒤도 안돌아보고 도망치는거고
모든 행동이 단락적인 소인배임
나름 오래 산 대마녀랍시고 뭔가 큰 그림 그리는게 있겠거니 하는데
그냥 그때 그때 사기치면서 힘흡수라는 사기적인 능력 덕분에 살아남은거지
계략 쓰는 분야에선 딱히 남 속이는 것도 잘 못해서 뭐 했다하면 바로바로 들통나고
큰 그림도 못 그려서 아차했으면 드라마 시작하자마자 죽었을꺼 말 그대로 운 좋아서 살았음
사실 힘흡수 능력 없었으면 뭐 다같이 모여서 처형하니 뭐니 할 것도 없이
300년 전에 사기 치고 다니다 뚝배기 깨져서 죽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