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너무와서, 길은 흙탕물이 깔리고
습기가 온몸에 들러붙는,
세상과 나의 아리따움을 찬미하며 달리다 마주친
이 물기 가득한 상황에, 나는 트레이너를 불렀다.
한 달음에 달려와준 그.
내 이 지독히 꼬인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내 소중한 사람.
그저 질척한 대기마냥, 질척히 붙어보았다.
어리광이면 어리광이고 응석이면 응석이다.
근데 트레이너는 그저 날 안아주었다.
그리고 트레이너는 운다.
당황스러웠지만, 왠지모르게 나도 눈물이 난다.
지독히 습하지만, 지독히 따뜻해서 오열하고싶었다.
그는 말없이 내 등을 쓸어주며 눈물흘린다.
그 품이 따뜻하다. 슬프도록.
나도 그런 그를 꽉 안는다.
그의 등은 유독 슬퍼보였다.
비가 그치고 뉘엿뉘엿 지는 해를 보며
나와 그는 걸어간다.
그 비의 향취로 가득한
빛으로
새벽 감성 때문인가... 기수와의 일화가 생각나서 짠하네요
좋게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