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츠카가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고
거기에 쇼야를 섭외하고
흑심을 품은 마시바가 본심을 숨기며 쇼야와 친구하자며 접근하자
바늘가는데 실 간다고 마시바를 좋아하는 카와이도 거기 합류한다.
카메라를 가진 유즈루도 제작진에 끼어들고
늘 쇼야를 노리는 우에노도 카와이 초청으로 당연히 끼어든다.
의상제작 요원인 우에노를 따라 사하라도 낀다.
친목도 다질 겸 그들 모두가 함께 놀이공원에 가서
갑자기 확 불어난 교우관계에 쇼야와 쇼코는 당혹을 느끼면서도
이 무리가 주는 편안함에 매료된다.
쇼야로서는 오랜만에 맛보는 기분이었고
쇼코로써는 생애처음 맛보는 기분이었다.
구름위를 걷는 것처럼 쇼야가 모처럼의 우애에 한껏 들떠있을때
거기서 알바하고있던 시마다를 만나고 만다.
시마다는 명실상부 이 작품에서 쇼야를 가장 고통스럽게 한 사람이다.
쇼야가 개초딩이던 시절엔 부하는 아니고(그건 히로세가 맡은 노릇이었다)참모쯤 되는 지기였으나
쇼야가 쇼코를 이지메한 업보로 거꾸로 이지메를 당하는 판이 되자 이제 새로운 일진 대장이 되어
앞장서서 쇼야를 괴롭힌게 시마다였다.
시마다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중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쇼야가 이지메했던 사실을 떠벌리고 다니는 통에
쇼야는 중학교에서조차 초등학교 못잖은 이지메를 감내해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쇼야는 이때까지만 해도 시마다를 미워하지 않았다.
애초에 자기가 쇼코를 이지메했던게 모든 원인이었고, 자기가 이지메를 선도하는 바람에 시마다를 나쁜짓에 끼워넣었다는
죄책감까지 갖고 있었기 때문.
그래서 쇼야는 언제나 시마다와 화해하고 싶었고
시마다가 좋아하는 밴드의 CD를 혼자서 나고야까지 기차를 타고 가 사와서
자기도 그 밴드 좋아한다며 넌지시 화해의 의사를 밝히지만
그러자 시마다와 꼬붕들은 '아~ 오늘부터 팬 그만둘래'라는 충격적인 대답을 한다.
쇼야가 내민 손길을 시마다는 매몰차게 쳐버렸다.
여기서 절망한 쇼야는 집에와서 망치로 CD를 부숴버리고
그때부터 미래를 비관하여 자살을 향한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그렇게나 고통스러운 기억이었기에 쇼야는 애써 잊고 살고 있었는데, 그걸 눈앞에 떡 갖다놓은 미친짓을 한 사람은
바로 우에노였다.
오로지x99우에노 관점에서 봤을 때, 이것 또한 자기가 좋아하는 쇼야를 위해서 한 일이었다.
개초딩시절에 우에노는 쇼야와 시마다와 히로세 세사람과 파티를 이루어 거기 홍일점으로써 악동짓을 하던 때가
인생에서 가장 빛나던 기억이었기에
중학교때 쇼야와 시마다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른 채로
그날그때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거란 막연한 기대로
무계획적이고 독단적으로 트라우마 피해자를 가해자 앞에 처억 데려다놓는다.
시마다의 얼굴만 봐도 마음이 가라앉고 고통을 느낀 쇼야는
친구들의 흥을 식히지 않기 위해 애써 고통을 참았고
영화 각본에 대한 회의가 시작되자
마시바가 자기 취향대로 자기를 이지메한 아이를 찾아가 쳐죽여버리는 스토리를 말하자
시마다에게 복수하고싶은 충동을 느끼나, 그렇다면 그 전에 자기가 쇼코에게 복수당해야 마땅하기에
결국 모든것이 자기 탓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죽고싶어할 만큼 괴로워하게 된다.
언제나 당당했던 초딩시절 쇼야의 모습을 생각한 우에노는 닭살돋으니 그렇게 풀죽지 말라며 위로하고
옆에 앉아서 자기와 쇼야는 닮은꼴이라는 말을 한다.
아무렴 지금의 쇼야랑 비교하면 무슨 개소린가 싶겠지만
우에노의 말은 사실 맞았다.
초딩시절의 쇼야랑 우에노는 닮은꼴이었다.
활력도,
폭력성도,
당당함도
리더십도
모든면에서 그야말로 쇼야는 남자 우에노였고, 그녀의 상위호환이었다.
뒷이야기에서 이당시 우에노는 쇼야를 보곤 자기의 영웅이라고 하였으니
딱 감상이 그랬다.
그러나 그날의 쇼야는 이제 간데없고 고등학생 쇼야는 인생의 아픔을 맛보고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는데
우에노는 초딩시절의 빛나는 추억에만 묶여있었다.
그렇기때문에 시마다랑 쇼야를 마주치게 만드는 미친짓을 할 수 있었다.
하여튼 우에노는 지난번 사건들로
쇼야가 쇼코만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내심, 일단 인정하고
쇼야가 쇼코에 대한 속죄에만 매달리고 자신은 돌아봐주지 않으면서
자기보고 쇼코에게 사과하라고만 하니
방식을 조금 바꾸기로 한다.
자기가 초딩때 이지메했던 사하라와 화해하여 지금은 친구로 사귀고 있으니
너도 시마다랑 히로세랑 그럴 수 있을거라고 거기다 견주어 얘기한다.
그러니 이것은 우에노의 착각이었다.
우에노는 일진으로써 촌티나는 여자애인 사하라를 깔봤기에, 금상인 자기 바로 턱밑에 촌티나는 사하라가 은상을 받아 쫓아오자
그것이 못마땅해 자기 꼬붕들과 함께 신나게 씹는다.
다음날 사하라를 따르는 여자애들이 우에노의 작품을 씹자
사하라는 대범하게도 우에노를 존경해 쫓아왔기에 이만큼 할수 있었다며 우에노를 두둔했고
여기에 흠 제법이네라며 감동한 우에노가 사하라랑 친구가 된 것이니
이건 우에노가 사하라랑 화해한게 아니고 사하라가 우에노에게 아량을 베푼거다.
이야기는 다시 현재로 돌아와서
그럼에도 쇼야는 여전히 시마다와 히로세와 화해하기 싫었고 거부의사를 밝히자
우에노는 나름대로 강수를 둔다.
자기가 쇼코랑 단둘이서 화해를 해보일테니
화해가 잘 되면 시마다랑 히로세랑 화해해달라고 부탁한다.
진짜 목적도 물론 밝히고.
쇼야가 달달볶는 쇼코와의 화해 같은건 냉큼 치워버리고
다시 쇼야랑 가까워져 사귈 맘만 가득했던 우에노는
모든걸 일사천리로 진행한다.
롤러코스터를 타서 다리를 떠는 쇼코를 막가파로 관람차에 데려가 단 둘이서 화해(?)의 대화를 하고자 한다.
그러나 타고 내려온 쇼코의 뺨에는 맞은 흔적이 있었고
쇼야는 우에노가 너무 뻔뻔하게 둘러대길래 순간 그냥 넘어갈까도 생각하지만
이내 자기 입장을 생각하고 우에노를 맹추궁한다.
결국 우에노는 쇼코를 때렸다고 자백했고
쇼코를 보호해야 하는 입장의 쇼야는 끈질기게 우에노를 추궁한다.
우에노는 슬슬 짜증이 솟아 네가 뭔상관이냐고 내뱉는데
여기에 발끈한 쇼야가 상관있다고 고함을 지르자
거기에 퓨즈가 뚝 끊어진 우에노가 아이스크림을 쇼야의 가슴팍에 던지는 폭행을 저지른다.
이것은 우에노가 작중에서 쇼야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저지른 폭행이다.
쇼야 입장에서는 우에노가 혓바닥을 잘 굴려서 쇼코에게 사과한다고 했으니, 우에노가 평소 쇼코에게 한 짓을 생각해보면 못미덥긴 해도
아무튼 우에노가 정말 반성해서 쇼코에게 사과하고 둘이 화해한다면 쇼코에겐 좋은일이라서 일단 하고싶은대로 하게 해줬더니
사과와 화해는 커녕 쇼코에게 폭행이나 저지르고 내려왔으니 그녀에게 속죄해야하는 쇼야 입장에서는 도저히 그냥 넘어갈수 없었다.
어떻게 보면 또 쇼코에게 아픔을 자기가 방관한 꼴이나 마찬가지니까.
우에노 입장에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쇼야가 자긴 안봐주고 쇼코만 졸졸따라다니면서 자기가 싫어하는 연적 쇼코에게 사과하라고 다그치니
빡치지만 꾹 참고 이까짓 사과 냉큼 해치워버리겠다고 올라갔는데, 서로의 입장차이로 화해가 이루어지지 않자 맘에 안드는 년을 한대 때려주었다.
근데 거기서 그치지 않고 좋아하는 남자가 연적의 기사처럼 나서서는 자기가 무슨 악녀라도 된것처럼 끈질기게 다그치다가
쇼야가 상관있다고 고함을 지르자 지난번에 자전거를 타고 꽃집 앞에서 쇼코를 만나던 때 일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 돌아버리고 만다.
우에노 입장에서 쇼야의 말은 우리 사이가 이만하다는 염장질이었기 때문.
결국 즐거웠던 놀이공원 유람은
우에노가 멍청하고 몰이해한 독단으로 벌인 배려와 화해가
쇼야와 쇼코에게 고통만 가득 안겨주고 끝나버리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