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를 계속하는 나미에게는, 가지고 다닐 수 있는 개인 물품의 양에 한계가 있다. 적은 옷을 돌려 입으며 옷장을 만드는 것은 여간 고역이 아니다. 잘 신지 않는 10센티 핀힐 펌프스 같은 건 평소라면 절대 사지 않지만, 여행 도중 들른 이 섬에 『르브노 리스치야크』 직영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더니, 갑자기 너무 갖고 싶어졌다. 아끼는 옷이나 구두를 버리고 간신히 옷장 공간을 확보하고, 항구 근처 매장에서 고민 끝에 고른 것이, 이 로열블루 새틴 펌프스다.
해적이 신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마치 설탕 공예처럼 섬세한 구두. 발을 넣으면, 가느다란 핀힐이 절묘한 균형으로 나미의 몸을 지탱해 주고,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아주 좋아졌다.
발이 화려하면, 왠지 멋 부리고 싶어진다. 기분 좋게 갑판에 나가자, 가장 먼저 눈치챈 요리사가 음속으로 날아와서, 이런저런 말을 쏟아내며 칭찬해 주었다. 나이 많은 고고학자도 「잘 어울려」라고 미소 지어 주었고, 선의는 「반짝반짝해서 별 같네~」라고 감탄했고, 조선공은 새틴이나 크리스탈 비즈의 품질에 감탄하고 있었다.
하지만, 거친 녀석들 투성이인 밀짚모자 일당에는, 이 구두의 장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도 있다. 구두 가격을 들은 저격수는 진심으로 어이없어했고, 음악가는 구두보다 나미의 다리 라인을 더 열심히 보고 있는 것 같았다. 선장은 말할 것도 없고, 날아온 희귀한 새나 점심 메뉴에만 정신이 팔려서, 나미의 구두가 새로 바뀐 것에는 눈치채지도 못했다.
뭐, 동료들의 반응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이건, 내가 신고 싶어서 산 구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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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 이 자식
루피말고 브룩새꺄 뭘 보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