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워낙에 평이 안좋은지라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지 JRPG의 팬으로서 한번쯤 플레이 해봐야 할 게임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해서인지 생각보다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장점
-일직선 진행으로 인한 부담없는 플레이:이건 사람에 따라 상당히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지만,
저같은 경우는 자유도가 지나치게 높은 게임들은 일단 게임을 켜기가 부담스럽더군요. 투자한 시간대비 진행율의 효율이
많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서...반대로 파판13의 경우는 헤멜 일이 없는지라 플레이 시간만큼 진행율도 비례해서 올라가고,
챕터의 맺고 끊음도 분명하기 때문에 게임을 종료할 시점의 선택도 편해서인지 부담없는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세대가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아름다운 화면:괴물같은 사양의 게임들이 범람하는 지금 시점에 봐도 파판13의 그래픽은
여전히 경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시리즈 영화로 만들어도 충분할 분량과 퀄리티를 자랑하는 동영상도 파판13의 플레이 벨류를
한층 높여주는 요소입니다. 제작진이 연출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플레이내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투가 즐거운 RPG게임:아마 역대 파판중 가장 전투를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각종 롤과 버프, 디버프,
브레이크와 TP어빌리티를 자유롭게 활용하며 플레이하는 수준에 이르렀을때, 파판13은 새로운 게임으로 다가옵니다.
@단점
-공감하기 힘든 캐릭터와 스토리:이미 이 게임을 플레이해보신 많은 분들이 단점으로 지적하신 부분입니다. 저도 게임을 플레이하기 전에는
'일본 애니나 RPG 스토리가 다 중2병이지 뭐'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이 게임은 진짜 좀 심각하긴 합니다. 특히 동영상과 자동진행 파트가
플레이타임에서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터라 더더욱 큰 단점으로 다가옵니다.
-엔딩 후 컨텐츠의 불필요한 노가다성:제가 생각하는 이 게임의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플레이타임을 억지로 늘리려고 한 의도인지, 의아할 정도로 지루하고 지겨운
노가다들이 이 게임의 엔딩 후 컨텐츠입니다.
우선 엔딩을 본 후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하는 아다만 노가다의 목표 아이템인 ,트라페조헤드론의 드랍율이 너무나도 극악합니다.
베스트초이스를 장착한 상태에서도, '이렇게까지 안나올 필요가 있나....'싶을 정도의 드랍율로, 나중에는 손으로는 아다만을 잡으면서도
머리로는 아무 생각도 없는 상태가 되더군요. 결국 3개를 얻을 때까지하고, 나머지는 분해를 통해 만들긴 했지만 너무나도 많은 시간을 쏟아부어야 했습니다.
이런 아다만 노가다를 통해 모든 롤 풀업과 모든 무기 풀업을 한 이후부터는 명비가 주는 미션을 클리어하게 되는데...이 미션이 또 골때립니다.
명비가 미션을 주는 장소와 실제 미션을 수행해야 하는 장소가 멀리 떨어져있는 경우가 많은데, 미션을 한번에 하나씩밖에 수행할 수가 없는 관계로
60여개에 이르는 미션을 플레이하는 동안 11장의 거대한 맵을 수십여번 왕복하게 되는데, 정말 지루하고도 지겹운 반복 작업입니다.
그나마 하나의 장소에서 여러개의 미션을 수행할 수 있는 타이탄의 시련은 한번 깬 미션을 몇번씩 다시 깨야 다른 미션에 도전할 수 있는 어이없는 구조때문에
맵을 왕복해야하는 다른 미션들보다도 오히려 더 플레이어를 지겹게 만듭니다.
-아쉬운 최적화:저사양과 고사양에 관계없이, 특정 부분에서의 프레임 드랍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전투시 30프레임 고정도 아쉬운 부분이고요.
위와 같은 몇몇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JPRG의 팬들에게 파판13은 한번쯤 플레이해볼만한 게임임에는 분명합니다. 각종 웹진과 잡지들이 메긴 높은 점수들에
이유가 있음을 플레이내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최근 스팀으로 19.99달러의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되었고 수시로 50% 세일을 때리고 있으니 아직 플레이해보지
못하신 분들이라면 추천해드리고 싶은 게임입니다.
P.S 마침 제가 클리어하자마자 13-2도 50% 세일을 개시해서 바로 구입해서 조금 플레이해봤는데, 이것도 기대되는군요.
초반부부터 전작의 단점들을 해소하고자 노력한 부분들이 여럿 보이네요.
흠.. 단점을 보니 파판을 처음 접해보신듯한..
스토리만 좋았어도, 아니 중간만 됐어도 다른 겜이 됐을텐데. ㅋㅋ 엔딩후는 원래 그런 겁니다. 노가다 하라고 만든 거니까요. 파판의 전통이랄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