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스템
턴제전투의 템포 자체가 지루하고 올드하게 느껴지거나
액션친화적으로 개량된 턴제 RPG 전투에 익숙해진 세대는드퀘건 뭐건 불호로 느껴지는 경우가 있겠습니다.
실시간 액션식 전투 일색의 현세대 게임트렌드에 지쳐있거나
느긋하게 즐기며 세계관과 스토리에 몰입하는 왕도적 JRPG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드퀘같은 게임이 가뭄의 단비같이 느껴지겠죠.
전투가 액션식이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간혹 보이던데
40년된 냉면집에서 탕수육 주문하지 맙시다. 드퀘 히어로즈 하시면 됩니다.
난이도는 쉽게 느껴집니다.
적이 강해지는 옵션은 난이도가 또 만만치 않습니다.
요즘 일본게임은 중간이 없습니다.
서너살 아이도 눈감고 할 수 있는 내수용 난이도와
주야장천 유다이하는 수출용 난이도만 있지요.
드퀘11의 난이도도 마찬가지 입니다. 중간이 없네요.
2. 그래픽
토리야마 아키라가 감수한 캐릭터 디자인을 바탕으로
미려하게 그려지는 동화같은 그래픽은 언제나 옳습니다. 드퀘의 알파이지 오메가지요.
3D로 제작된 JRPG특유의 휑한 배경과 그 가운데 초라하게 놓여진 캐릭터간의 괴리감은
보고만 있어도 심리적 불편함이 생기는데
드퀘11은 그와는 다르게 밀도감 있는 화면을 보여줘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긴 시간을 할애해서 플레이하는 RPG에
30프레임은 다분히 시대착오적 접근인 것 같습니다. 눈이 피로한 경향이 있습니다.
PC판은 개선되었다고 하는데 콘솔유저입장에선 아쉬운 부분.
3. 사운드
드퀘의 음악하면 항상 대두되는, '그인간'의 정치적 배경은 차치하고서라도
순수하게 게이머로서 판단해봤을때
굳이 그 비난을 감내해가며 기용해야하는 실력인가 따져보면
이번작은 그 답을 제시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게으르다'
객관적으로 따져보면 드퀘11의 사운드는 늘 그래왔듯 드퀘스러운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때론 꽤 괜찮은 넘버가 엿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 아닌 작곡으로 만들어진 몇가지 트랙과
아주가끔 상황과 맞지않는 미스매치는 몰입도를 떨어트리는 지점을 만들기도 합니다.
익숙한 것, 올드한 것을 지향하는 것은 그렇다쳐도
추억을 담보로
비용절감을 OLD지향으로 빙자하는 짓거리는 이젠 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일본한정) 파판은 그래픽으로, 드퀘는 정서적으로 어필하는 게임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드퀘에서 BGM은 그 요건을 충족시키는 하나의 큰 축을 담당해왔던것이 사실이지만
스퀘닉스와 디렉터와 프로듀서는 이제는 철저하게 자본주의적인 판단을 해야 합니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사운드에서 드퀘의 시그니쳐이자 아이덴티티라고 할만한 요소가 유지되고 있는 것은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드퀘를 드퀘답게 많드는 큰 요소니까요.
4. 기타
스토리는 진행을 더 해봐야 판단할 수 있겠지만
드퀘가 늘 그래왔듯 안정적인 완성도를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드퀘 얘기는 아닙니다만
일본게임의 시나리오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모두 놓치는 경향이 강합니다.
전연령을 타겟으로 잡은듯한 쓴맛없는 스토리라인은
되려 요즘의 어린세대에게 어필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인문학적 소양과 삶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적 가치가
예전에 비해 떨어지는 사람들이 펜을 잡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물론 이것은 요즘 서구게임과의 비교입니다.
국내게임의 시나리오 라이팅은 더 처참한 수준이니까요...
UI 스타일은 좀 낡았습니다.
앞으로는 그 특유의 외형적 디자인을 유지하고
편의성을 현대적으로 살리는 방향으로 더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영음더빙은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되는데 일본애니를 영어더빙판으로 본다고 상상하시면 됩니다.
이건 취향의 영역이라 딱히 뭐라고 할 말은 없네요. 영어권 국가 판매량이 중요하니 이해는 합니다.
하지만 기본버전 일음더빙의 누락에
효과적인 감정이입이라는 이유를 대는것은
도트시대에서 끝내야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비용문제에서 기인하는 핑계라고 봐요.
더빙이 없어도 그냥 사주는 철밥통 집토끼 내수시장을 믿고
영음만 더빙했다고 생각되는데
이제는 슬슬 시대의 요구에 부합되는 행보를 해야 할 겁니다.
종합
드퀘11은 좋은 의미의 보수성과 좋지않은 의미의 보수성이 종합된 게임입니다.
드래곤퀘스트라는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많은 요소들이
어떤이에겐 반갑고, 또 어떤이에겐 올드하게 보일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작으로 입문하시는 분들은 사전에 드퀘가 어떤게임인지 어느정도 인지를 하시는편이 좋다고 보고,
좋은의미의 보수성이 부여하는 '안정감'은 시리즈 팬들에게는 큰 만족감을 주리라 생각합니다.
성급하게 유행을 따라가다 죽도밥도 안되고있는 동사에서 만들어진 파판의 대척점에 있는 게임이라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각각의 장,단점들이 진보와 보수의 관계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서 재미있네요.
이번작품은 기념비적인 드퀘 공식 넘버링 한글화 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것만으로도 구매할 가치가 아주 높다고 생각합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감합니다 만약 드래곤 퀘스트란 타이틀을 떼고 한 게임으로 만 보자면 어떤 게임이 2018년도에 이수준으로 나온다고 한다면 과연 사람들이 이렇게 열광할지 의문스럽습니다. 특히 올드와 전통이라고 우기기에는 너무 게임에 대해 고심한 흔적이 안보입니다. 대표적으로 유저인터페스가 있는데 불친절하기 그지없습니다 약초를 10개사면 약초가 그냥 다 따로 있습니다 약초 x10이 아니라 2018년도에 이런게임 처음봅니다.저장후 불러오기도 타이틀로 나가서해야하고 (이건 제가 못찾는거일수도있습니다), 저장하고나서도 게임할거냐고 물어보고. 싸울때도 싸움걸었는데 싸울거냐 물어보고 한두가지가아닙니다 BGM은 여러분께서 지적해줬듯이 겜이랑 따로놀구요. 대중성을 잡을려면 신규유저를 잡아야 하는데 드래곤 퀘스트는 대중성을 잡을려면 (일본을 제외하고)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네요.
와 진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해주셨네요. 저는 드퀘11이 드퀘 시리즈 입문작이라.. 너무 올드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어요. 그런데 예전부터 해오신 분들을 생각하면, 이런 것도 나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소감 잘 쓰시네요! 잘 봤습니다.
와 진짜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해주셨네요. 저는 드퀘11이 드퀘 시리즈 입문작이라.. 너무 올드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어요. 그런데 예전부터 해오신 분들을 생각하면, 이런 것도 나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드퀘는 처음이라 구매여부를 망설이고 있었는데 판단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문제는 작곡자가 일개 피고용자가 아니라 드래곤 퀘스트의 공동 소유자라는 거죠. 사후에 괜찮은 후계자가 나오길 바랄 수 밖에...
드퀘의 소유권은 스쿠에니에 있습니다. 이례적으로 BGM 저작권과 이에 따르는 인세를 개발사가 아닌 외주 협력사 관계인 스기야마의 스튜디오가 가지고 가는 케이스일 뿐입니다.
공감합니다. BGM이나 일본어 더빙 UI는 제작 예산을 줄이고자 한게 아닐까 싶어요. 드퀘를 전부터하던 골수유저나 옛 유저들에게 충성심을 강요하는 거라고 보이네요. 드퀘의 향수를 느끼게 하기 위한 장치라고 둘러대고 있으나 정말 그런 의도라면 일본어 더빙도 넣고 음악도 요즘에 맞게 만든 후에 옵션으로 지금처럼 바꿔 사용하도록 했음이 옳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만 그랬다면 일본어 더빙을 안 듣거나 지금의 브금을 들으면서 하는 유저과 과연 얼마나 될지 궁금하네요 캡콤의 몬헌 시리즈도 예전부터 인기는 많았으나 불친절한 게임 가이드와 게임 난이도로 인해서 신규유저보다 몬헌을 한번이라도 접했던 유저들이 더 좋아했었는데 이번 월드에서 많은 것을 바꾸고 오히려 천만장 이상의 대박을 쳤죠. 혈흔효과 삭제와 데미지 표시로 인한 초반 골수 유저들의 우려와는 달리 지금은 그 골수 유저들조차 인정했구요. 부디 스쿠애니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끔 발전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ㅠㅠ
이해가 안되는건 루리웹에서 극우논란이 들어간 게임 페르소나5나 용과 같이 시리즈 혹은 드퀘가 그래서 극우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냐 하는 점에선 아니라는 것 정도.. 그건 그렇고 스기야마 그인간 드퀘로 돈도 많아 버는걸로 알고 있는데 에닉스도 로컬라이징 야망에 불타있다면 비슷한 퀄리티로 더 싸게 만들수 있는 음악가도 널려있는거같은데 왜 안바꾸는지도 이해가 안가네요.. 뭐 다음 드퀘작에나 반영하겠지만서도..
솔직히 드퀘 본시리즈를 한글화 해준것만으로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감사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32년 전부터 겜을 즐긴 유저로써, 공략집 보면서, 대화집 보면서 어렵게 어렵게 겜을 즐겼는데 지금 어린 친구들은 한글화는 당연하겠죠. 그 어렸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유저로써 신세계 입니다. 오늘 초회판 오는데 차분히 즐겨봐야겠습니다.
예전 생각해보면 정말 게이머로선 감개무량한 시대가 왔지요. 저도 이제는 올드게이머가 되었지만 게임하기 정말 좋은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격세지감은 맞겠지요. 어릴 때 갤러그부터 했었고 패미콤부터 쭉 새턴 플스1 게임들 해왔었지만 제가 보기에도 그냥 예전 그대로 정체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게임 잘 만들어놓고 세세한 부분이 미흡하여 아쉬움에 다들 한 마디씩 하는게 아닐까 싶네요
일어 더빙부분은 비용적인 문제인지 아닌지는 좀 모호하긴 하네요. 판매규모나 제작시간생각하면 그렇게까지 부담되는 비용은 아닐거라 봅니다. 스위치버전에 음성이 추가되면 PS DL로 나오지않을까도 하네요.
일본 성우 몸값이 생각보다 비싼걸로 아는데 아닌가보네요. 듣기로는 한 문장씩 돈을 받는다고 들었거든요
공감합니다 만약 드래곤 퀘스트란 타이틀을 떼고 한 게임으로 만 보자면 어떤 게임이 2018년도에 이수준으로 나온다고 한다면 과연 사람들이 이렇게 열광할지 의문스럽습니다. 특히 올드와 전통이라고 우기기에는 너무 게임에 대해 고심한 흔적이 안보입니다. 대표적으로 유저인터페스가 있는데 불친절하기 그지없습니다 약초를 10개사면 약초가 그냥 다 따로 있습니다 약초 x10이 아니라 2018년도에 이런게임 처음봅니다.저장후 불러오기도 타이틀로 나가서해야하고 (이건 제가 못찾는거일수도있습니다), 저장하고나서도 게임할거냐고 물어보고. 싸울때도 싸움걸었는데 싸울거냐 물어보고 한두가지가아닙니다 BGM은 여러분께서 지적해줬듯이 겜이랑 따로놀구요. 대중성을 잡을려면 신규유저를 잡아야 하는데 드래곤 퀘스트는 대중성을 잡을려면 (일본을 제외하고)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네요.
오우 야~~~ 잘 읽었습니다
영어로 나온거보고 완전 어색했음;;
옛날추억으로 하는게임이라.. 전시리즈는 한두개밖에 안해봤지만 충분히 이해하고 즐길만한 정도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