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왕 문 스타가 탄압당했다길래 갑자기 생각나서 써 봤습니다.
오랜만에 글을 써서 그런지 필력이... 개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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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왕 문 스타가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깨달은 사실은, 자신이 쇠사슬에 손목이 묶인 채 어두컴컴한 방 안에 기절해 있었다는 것이었다.
"으으으... 여긴 또 어디지..."
희미하게 비추는 횃불로 보이는 광경을 보아하니, 이 곳이 묘지가 아니라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유희왕 듀얼몬스터즈>의 방영 이후로 수많은 사람들이 듀얼 몬스터즈의 묘지를 음습하고 어두운 공간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늘었지만 어디까지나 과거의 일.
싱크로 시대 이후로 정령 복지 차원으로 정령계가 듀얼 필드에 여러가지 손을 쓴 결과, 현재의 묘지는 마치 은행 창구같은 곳으로 변모했다.
화려하게 등장하는 것도, 싸우는 것도, 장렬하게 패배하고 묘지에 나뒹구는 것도 현재는 어디까지나 엑스트라 덱 몬스터들에게나 해당되는 말일 뿐,
기술왕 문 스타를 포함한 수많은 메인 덱 몬스터들은 그저 소환의 소재가 되어 묘지로 보내지고, 호명받아 필드로 돌아가는 것을 기다리는 비정규직 신세가 되어버렸다.
문 스타는 창고에 쌓여 있는 수많은 카드 중 하나였지만, 레벨 3에 패특소가 간편하다는 이유로 어느 날 A·제넥스 버드맨과 함께 팬텀 나이츠 덱에 투입되었다.
비록 늘 버드맨이 잡혔을 때에나 튀어나와서 브레이크 스워드의 엑시즈 소재가 된 뒤, 묘지에 보내져 듀얼이 끝날 때까지 재호명 한 번 없는 신세였지만
문 스타는 자신 대신 피안을 넣었으면 넣었지, 자신은 투입될 이유가 없었음에도 자신을 투입해준 주인에게 늘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평소같이 엑시즈 소재로 묘지로 보내진 이후, 한 번의 호명 때문에 그 일상이 방금 깨져버렸다는 걸 깨달은 문 스타는 사태를 깨달을 시간도, 절망할 시간도 없었다.
그저 정면을 쳐다보며 혼란스러워할 뿐이었다.
잠시 후, 소수를 세며 마음을 가라앉힌 문 스타는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좋아, 침착하게 주변을 둘러보자. 일단 지팡이가 안 보이니까 내 스태프 트릭-탈출마술을 시도할 수는 없겠군.. 그보다 여긴 진짜 뭐 하는 곳이야?'
마치 공방같아 보이는 이 곳은 보통 공방과는 확실히 다른 곳이었다. 십자가, 뿔, 별같은 잡동사니가 바닥에 무질서하게 널려 있었고,
벽에는 온갖 종류의 원단과 레이저 무기같은 물건이 정리되어 있었다. 여기가 공방이라면 대체 뭘 만드는 공방이란 말인가?
문 스타의 혼란만 늘어가던 도중, 그의 귓가에 이상한 노래가 들려왔다.
"It's time- to ddd! dddduel!! 쥐이이이이잉~"
이내 비트박스 비슷한 무언가가 된 노래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due- 어머나, 이제야 깨어나셨군."
그 노랫소리의 주인은 바로...
"치, 치료의 신 다이안 켓?!"
이미 채용가치는 떨어졌기에 고참 카드로 컬트적인 대접을 받고 있는 그 이름을 문 스타가 불러 본 지도 어언 6개월만이었다.
아로마 덱과 듀얼했을 때 저쪽 필드의 몬스터들의 입에서 넌지시 오르내리던 것을 들었던 이후로는 들을 일조차 없었으니까.
"그래, 잘 알고 있군. 이 지팡이가 아마... 네 물건이었지?"
다이안 켓이 내민 지팡이에는 늘 문 스타와 함께하던 별이 지팡이의 달 모양에서 사라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문 스타의 눈살이 신문지 구겨지듯 찌푸려졌다. 그의 상징이 사라진 이상, 그 상대가 누구라도 그는 그 별을 되찾아야 했으니까.
"젠장! 내 별에다 무슨 짓을 한 거야!"
"지금이 2016년 3월 16일이지? 드디어 너의 TCG 수출이 결정되었어. 축하할 일 아닌가?"
"갑자기 그 이야기는 또 왜 하ㄴ... 설마!! 니가 바로..." 문 스타의 머릿속에 확신 하나가 스쳐지나갔다.
한 달 전의 이야기였다. Em룡검사 덱과 듀얼을 하던 중, 문 스타는 상대 필드의 플레시아의 충혹마의 모습이 뭔가 달라졌다는 것을 눈치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텅 비어 있던 플레시아의 목에 깃털 장식이 새로 생기면서 가슴팍이 가려졌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엑시즈 소재가 되기 전에 허겁지겁 충혹마를 불러 뭔 일이었는지 물어보려고 했지만, 유독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듀얼이 끝나고, 문 스타는 이 기묘한 사건에 대해 팬텀 나이츠 동료들을 불러 물어보았지만 아무도 아는 바가 없었다.
하지만 덱의 몬스터 중 가장 선배격이었던 버드맨은 뭔가 눈치를 챘다는 듯,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은 채 그에게 다가가 귓속말을 속삭이기 시작했다.
자신이 현역일 시절에만 해도 카드들이 외국에 나가는 순간 소중한 무언가를 잃은 채 살아가게 된다고,
'탄압의 인도자'라고 불리는 자가 몇 년 내내 카드들을 쥐어뜯어 박살내고 있다고.
하지만 그 '탄압'이라는 과정을 당한 카드들에게 매번 범인을 물어보면, 그저 눈을 감고 벌벌 떨면서 '탄압의 인도자'라는 말만 중얼거릴 뿐이었다고....
"니가 그 탄압의 인도자였구나! 버드맨 어르신의 말씀이 전부 사실이었어!"
"하하, 버드맨이 그렇게 가르쳐주던? 하긴. 웜 킹의 아랫턱을 꿰매버린 게 바로 나였으니까.
그래... 맞아. 내가 그 탄압의 인도자, 다이안 켓이다!"
"그렇다면 왜 내 지팡이에서 별을 없앤 거지?!"
"그 분께서 말씀하셨다. 이슬람교에서 클레임이 들어왔다고.
그들의 상징물은 초승달과 별.... 그래서 너에게서 초승달과 별이 합쳐진 모습을 제거하라고 하셨다."
"그런 건 상관 없어! 난 이름 그대로 문 스타니까 그런 모습으로 그려진 것 뿐이잖아! 내가 뭐 살라딘이라도 되는 줄 아냐?!"
"그런 건 어찌 되든 상관없다! 그 분께서는 듀얼 몬스터즈의 이름이 더럽혀지는 것을 원치 않으시는 건 뿐이니까!"
"내가 듀얼 몬스터즈의 이름을 더럽힐 리가 없잖아!
디안케트가 켈트 신화에서는 인간 말종이었다던데, 카드를 멋대로 공공의 적 취급하는 거 보니 너도 마찬가지구나!
넌 대체 어째서 이런 끔찍한 일을 벌이고 있는 거야?!"
"아아아.. 너같은 2015년산 카드는 알 수조차 없는 이야기지.
내가 1999년, 스타터 박스에 수록된 뒤로 카드 창고 구석에서 썩어가던 시절이었다. 나는 못생긴 할망구라는 욕을 들으며 모두에게 거절당한 채 지내고 있었지.
3년의 시간이 흘렀어. <유희왕 듀얼몬스터즈>는 미국에 방영되기 시작했고, 수많은 카드들이 검열당한다는 소문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결국 내게도 해외 발매의 날 직전에 그 분이 다가왔어.
하지만!
그 분은 나를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바꾸어 주셨다! 자비심 깊은 수도녀였던 수녀가 죽임을 당했고! 수많은 악마족 몬스터의 뿔이 잘려나갔지만!
그 분께서는! 나를! 찢ㅉㅣ나 보여주던 할망구였던 나를! 이렇게 미려하고 자애로운 모습으로 바꾸어주셨단 말이다!
그리고 그 분께서 내게 손길을 내미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지. '앞으로는 내가 일일히 심판을 집행하기에는 카드의 수가 너무 많다.
그리하여 내가 너를 탄압의 인도자로 임명하리니, 나를 대신하여 불손한 자들을 이끌거라.'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도 탄압의 인도자로서 음란하고 불쾌하며 잔혹한 것들을 이렇게 인도해주고 있는 거야! 너따위 카드가 어딜!"
방금까지만 해도 분노에 차 있던 문 스타는 다이안 켓의 이야기를 들은 뒤로 아무런 말이 없었다.
광기.
다이안 켓의 눈동자에 이글거리는 광신(狂信)은, 그 광기가 자아내는 공포는 필클을 시전하는 외신 아자토트의 공포에서도 느낄 수 없던 느낌이었다.
"그런데 말이야. 아쉽게도 니 지팡이와 니가 등장할 때 나타나는 스포트라이트의 별은 지워내는 데 성공했는데,
아직 한 군데가 더 남아있어... 그래서 너가 일부러 깨어날 때까지 뜸을 들인 거야. 기밀보안. 알지?"
잔혹한 종류의 즐거움을 오랜만에 느끼기 시작한 다이안 켓은, 살포시 미소를 지으며 벽에 걸려 있던 레이저 절단기를 꺼내들었다.
그리고는 문 스타의 얼굴에 절단기를 들이밀기 시작했다.
"안돼! 안돼! 내 얼굴만은! Not the bees! Not the bees!!! 으아아아아아아악!!"
얼마 후.
갑자기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 문 스타의 모습에는 어떠한 생기도 살아 있지 않았다.
팬텀 나이츠들이 전사의 유품을 테마로 한 몬스터들이었다지만, 문 스타의 몰골은 악마족이 아니라 언데드족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무력했다.
단지 그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었던 버드맨만이, 듀얼이 끝나고 늘 같이 술잔을 들어 줄 뿐이었다...
이슬람이요 이슬람쪽 국가 국기 중 몇몇 곳 보면 초승달+별이 저렇게 그려져 있어서 별을 갈아낸 거 같네요
말해! 지금 누굴 생각했지? 다..다이안 캣 님을 생각했습니다...(날 용서하시구려 프레시아...)
으으 그 뒤는 생각하기 싫어요.. 뇌에 조크님이 강림하신다구요!
다이안 캣도 탄압의 피해자라고요! 원래는 약간 노출을 즐기는 자유분방한 분이셨는데
저 별이 도대체 뭐가 문제라고 없애버린거지 육망성도 아니고 그냥 별인데...
ddd조련왕 다크홈
이슬람이요 이슬람쪽 국가 국기 중 몇몇 곳 보면 초승달+별이 저렇게 그려져 있어서 별을 갈아낸 거 같네요
사람은 성장하면서 소중한 무언가를 잃어버리지... 넌 절대 잊지 마라.
(황천 개구리, 소중한 천사링을 잃어버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