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세월 한순간
소리없이 길가는 달 어두운 밤에 뜨네
높은 하늘 그저 달리고 있을
호랑지빠귀 순수한 자장가
멎을 새 없이 들려오는 노래는
미칠듯이 그대를 비추어 그리고
외롭고 외로워 잠드는
수 없는 운명임에도 마음은 가득 차올라
언젠가 또 만날 수 있다고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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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텐트로 돌아가자마자 뒤적거리며 짐가방같은것을 뒤지기 시작했다
소녀 : 그러니까, 분명히 안쪽에 모아뒀을텐데...
소녀 : 찾았다
소녀 : 버릴수도 없으니까 어쩔까 생각했지만 설마 이런곳에서 도움이 될줄은 생각도 못했어
그렇게 말한 소녀는 잘접힌 천을 이쪽으로 내밀었다
소녀 : 자, 갈아입을 옷이야. 그런차림으론 정말로 감기에 걸릴거야
응...?
지금까지 입고있던 겉옷같은것보다는 나은것 같지만...
소녀 : 아하하, 괜찮아. 제대로된 남성용이니까
아, 응...
소녀 : 그러면, 잠깐 물을뜨러 갖다올테니까
아마도 옷을 갈아입는것에 신경을써준 것이겠지
우와앗!!
소녀가 나간 입구밖에서 냉기가 흘러들어왔다
추,추워라. 확실히 이대로라면 감기에 걸릴거야...
건네받은 옷을 활짝 펼쳤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물건이 보이지않아 살짝 고개를 기울였다
팬티는 어디에 있는거지...?
옷을 뒤집거나 흔들거나 당겨보지만 그럴만한 물건은 보이지 않는다
역시나, 남성용 속옷은 가지고 있지 않았던건가...
그렇다면 어쩔수 없지...
어쩔수없이, 어디까지나 어쩔수없이 속옷없이 옷을 입기로 했다
벼, 별로 노팬티의 취미가 있는건 아니니까 말이야!!
애초에 사람은 원시에 알몸이었으니까 속옷이 없는정도로 허둥대지 말자고.
그냥 그것의 앉음새가 나빠질뿐이잖아
자기자신에게 그렇게 타일르고 주섬주섬 건네받은 옷을 입는다. 하지만...
이 바지...구멍이 여기에 있다는것은 여기가 앞인가.
주섬주섬...
읏...차. 으~음, 뭔가 별로 입은 느낌이...
뭐 상관없나. 다음은 이 겉옷을 걸쳐입고...이 띠를 묶으면 되는구나?
꽈악
좋아...
하지만, 별로 편하지가 않네, 솔직히 말해서...
위에도 뭔가 이상하지만, 아래가 어쨋든 여러가지로 위화감이 많다
땡기는 느낌도 좋지않고 속옷을 입고있지 않은 탓인지 사타구니가 시원한데
게다가 앞이 너무크게 뚫려있어서 통풍이 좋기는 커녕 마치 바람을 맞는것 같아
그보다, 그 이전에 튀어나오겠어 이거...
명백하게 문제가 있는 옷이다. 자칫 잘못하면 노출증의 변질자가 되겠어
역시, 이대로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안드는건 아니다
역시 그녀에게 말해서, 속옷을 빌리는것은...아니아니아니, 그건 안되잖아.
사람으로선 어찌됬든, 남자로서는 그건 위험해
게다가, 모처럼 호의로 빌려준거야. 그런걸 말했다만 벌을 받을거야
여기선 그녀에게 의지하지 말고 자신의 지혜로 극복해야겠지
그렇게 혼잣말을 하고 다시한번 갈아입은 옷을 뒤적거린다
아아, 그런가. 이 두꺼운천, 이거를 앞쪽으로 하고 그리고 이쪽을...응?
소녀 : ......
누군가의 시선을 느껴 얼굴을 들어보니,
어느틈에 돌아온건지 소녀가 조금 곤란한듯한 기가막힌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소녀 : 장난치는...건 아니겠지. 일단은...
그렇게 말한 그녀의 입주변은 조금 당겨지듯이 되었다
으윽...뭐,뭔가 미묘하게 애절한 눈빛이다
아,아니. 그러니까 오해야. 이건 즉 속옷이 없어서 이런것으로
소녀 : 지금 허리에 감고있는건 외투야. 어깨에 걸쳐입는것인데 말야
뭐?
소녀 : 그리고 위에는 좌우가 바뀌었고, 아래는 앞뒤에 반대야
반대라니...아니, 앞이 벌어져있으니까 이쪽이 앞이잖아?
소녀 : 그건 꼬리를 통하게하는 곳인데 말이야...
뭐어? 꼬리...?
그 일상생활에서 쓰이지 않는 단어에 허를찔린다
문뜩 시선을 돌리자 뭔가가 흔들흔들하고 흔들리고있다
소녀의 엉덩이근처에서 뻗어나있는 끈...같은 물건.
풍성한 털로 덮여있는 그것은 그야말로...
...꼬리?
그러고보니, 동굴에서 도망칠때도 엉덩이근처에 팔랑거리는게 있었던것 같은...
하지만 그 생각을 상식적으로 부정한다
아니아니아니, 그런일이 있을리가. 분명 장식인가 뭔가인게...
그렇게 생각을 고쳐먹고 그 흔들리고 있는것을 힘껏 움켜쥐었다
소녀 : ㅡㅡ히잇!?
헤에, 잘 만들어져있네. 겉보기도 그렇고 촉감도 그렇고 마치 진짜같네
게다가 이 감촉, 굉장히 느낌이 좋아
소녀 : 히얏! 아...아...아앗!?
푹신푹신하고 부드럽고 게다가 매끄럽고 복슬거리고 마치 극상의 감촉...
목도리로 해도 좋을것같아
게다가 구불거리며 움직이고있고, 도대체 어떤 원리로...
쉭
응?
소녀 : 응...크으...히잇!?
뭐지? 더욱 푹신푹신해졌는데...
너무나 촉감이 좋아서 계속해서 만지고 있으니 그건 갑자기 머리가 선것처럼 부풀어올랐다
이건대체...
호기심에 양손으로 꽉 잡은 순간
소녀 : 히...히야아앙아아앙!!
...우와앗!? 뭐,뭐야!?
그 일순간 커다란 비명에 놀라서 무심코 꼬리에서 손을 놓았다
도대체 뭐가 일어난건지 확인하려고 비명이 난쪽을 돌아보았다
소녀 : ......
...?
보니, 어째서인지 소녀가 부들부들하고 어깨를 떨며 이쪽을 노려보고있다
어,어이. 도대체 뭐가...
소녀 : 뭐가...?
그러자 소녀는 이쪽을 노려보면서 쭉 앞으로 나왔다
소녀 : 무슨...속셈일까
무슨이라니...뭐가?
소녀 : 그러니까!!
소녀 : 아무런 말도 없이 처녀의 꼬리를 꽉 잡는건 무슨속셈인지 묻고있는거야!
꽉잡다...니, 아니 그건...
소녀 : ...
설마그건...진짜인가?
소녀 : 당연하지. 이 자랑인 꼬리가 진짜가 아니면 뭐가 진짜라는거야
아,아니 그건...
우와앗!?
사랑스런 모습에서 상상도 할수없는 그녀의 박력에 나는 뒤로 물러섰다
소녀는 지금까지 잔뜩 괴롭힌당해온 꼬리를 소중하게 보살피듯이 쓰다듬었다
소녀 : 그렇지 않아도 말도없이 꼬리를 쥐어잡다니...
아니...그..뭐냐
소녀 : ...
그녀는 큰 한숨을 쉰다
소녀 : ...하아, 몰랐던 모양이니 어쩔수 없네. 이번만 넘어가줄게
뭔가...미안
하지만말야 보통은 꼬리가 진짜라고는 생각하지 않잖아
뭐, 사람은 원숭이에서 진화했고, 그런 퇴화의 예도 없었던건 아니지만...
소녀 : ......
이쪽의 새삼스런 변명때문인지 소녀는 뭔가 말하려는 기묘한 얼굴을 한다
....응?
내 눈이 이상해져버린걸까?
기품조차 있는 아름다운 얼굴과 윤기가 나는 아름다운 흑발. 그건좋아
그녀는 충분히 귀엽다고 생각하지만 이렇게된거 외견은 관계없어. 문제는...
그,그러고보니 정신이 없어서 신경쓰지 못했지만...잠깐...
사람의 머리에 털...이라고?
소녀 : 왜그래?
풍성한 털로 덮여있는 커다란 귀가 꿈틀하고 움직였다
아니 그게, 그러니까 그 뭐냐
귀와 꼬리...설마하니 인간처럼 보이지만, 인간이 아닌가?
아니 잠깐, 섣불리 물어봤다가 또 기분이 안좋아져서
그때문에 이런 숲속에 버려지기라도 한다면...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못본걸로 했다
아~ 아무래도 이부근의 풍습이나 관례같은걸 잘 모르겠어서 말야
소녀 : 그 모습으로보면 그런것 같네
소녀는 이쪽의 이론에 대해 한숨을 내쉬었다
소녀 : 어쨋든 그 잘못된 복장을 고쳐입을까
아,응...
소녀에 말에 서둘러서 옷의 끈을 풀기시작한다.
하지만 너무 꽉 매었는지 잘 풀리지가 않는다
읏...차, 후우...겨우 풀었다.
다음은....흡...이쪽의 끈도 단단히 묶였네...
그런 악전고투하는모습을 보다못했는지 소녀는 이쪽의 앞에 무릎을꿇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매듭을 풀어갔다
소녀 : 가만히 있어봐
아, 응. 미안해
스륵, 스르륵
소녀 : 설마, 이걸 띠로 사용할줄은 생각도 못했어...
바지를 묶고있던 띠에 손을대고 그녀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런가? 기다라니까 분명 띠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말에 그녀는 불쑥 중얼거렸다
소녀 : 이건 속옷이야
...에?
소녀 : 그러니까...속옷
속옷...이라니, 이 기다란 천이?
아니, 이런 긴걸 어떻게...설마, 이게 그 훈도시라는건가!?
소녀 : 그런셈이야
소녀 : 몰랐다고는해도, 속옷을 띠대신으로 하는건 아닌거같아
으윽...
소녀 : 후훗
이쪽의 고뇌에 소녀는 미소를 흘리면서도 손을 멈추지 않는다
소녀 : 남은건...
스르르르륵
소녀는 풀어진그것을 단번에 끌어내렸다. 하지만...
......훌렁
아...
소녀 : ...에?
그 띠(훈도시)는 바지를 고정하고있던 유일한것이다. 그것을 풀면 당연히...
소녀 : ......
바지가 단숨에 아래로 떨어져 아무것도 입지않은 상태가 된 그것은
소녀의 눈앞에서 바람도불지 않는데 흔들거렸다
그 시각적인 기습에 소녀의 몸은 굳어버리고 시선은 그 이형의 물체에 고정되었다
여보세요...?
그녀의 얼굴이, 목이, 손이, 아마도 전신이 데워진것처럼 빨갛게 물들어간다. 그리고...
소녀 : 꺄
꺄?
소녀 : 꺄아아아아아아아악!!
!!
도대체 신체의 어디에서 내고있는것일까.
그 초음파와 같은 비명에 일순간 정신을 몽롱해진다.
그리고 무심코 손을 귀에대고 초음파를 막으려고한 순간
슉ㅡㅡ!!
으와아아아아앗!?
가공할 충격이 하반신의 한곳을 통과했다
소녀 : 이걸로 됐어
드디어 납득한것처럼 수긍한 소녀는 팡하고 부드럽게 등뒤를 때렸다
과,과연. 이렇게 입는건가
또다시 기억이 끊겼었지만 평소의 행실이 좋았던것인지 무사히 돌아올수 있었다
이게 원래의 착용감인가. 움직이기 편하네, 아까의 그거와는 전혀딴판이야
빙그르르 돌아서 옷의 착용감을 확인한다
이거에 비하면, 처음의 자신이 입은방법은 구속복으로밖에 보이질 않는다
꼬리의 구멍도 이쪽에는 그런기능이 없으니 재빨리 구멍을 꿰메고
엉덩이의 균열이 보이지 않게 하였다
하지만 꼬리가 있는것을 매우당연한듯이
말하는데도 없는것에 대해서도 별로 신경쓰지 않네
조금 신경은 쓰이지만 사람은 제각각이라는것이겠지
여러가지로 미안해
그녀를 돌아보고서 다시금 인사를했다
소녀 : 아니, 여러가지 엇갈린것도 있고 그건 상관없지만...
소녀 : 그러면...
소녀는 자세를 바로잡고 이쪽을 향해 확실히 말했다
소녀 : 쿠온.
에?
소녀 : 이름...아직 말하지 않았으니까
쿠온 : 쿠온. 그것이 나의 이름
아,응. 이름인가
쿠온...
쿠온 : 그래서, 너의 이름은 뭐야
이름...
쿠온 : 응, 이름
쿠온의말에 겨우 중요한것을 떠올려냈다
그,그래. 나는...
나는?
나...는...
쿠온 : ....
잠깐...기다려봐...
얼굴을누르고 있을리 없는 기억을 떠올려본다
나는...나는...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후의 말이 이어지질 않는다
쿠온 : 그,그러면 어디에서 왔어? 지금까지 뭘했는지라던가
어디...에서?
어디에서...어디에서...어디에서...
머릿속에서 주문처럼 반복에보지만,
마치 구름에 떠있는것처럼 흐릿할뿐 아무런 반응이 느껴지질 않는다
......
쿠온 : 그래...
일시적인것 같지는 않은 기억상실에 쿠온도 곤혹해 하는것처럼 느꼇다
지금까지 뭘햇던거지...
그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을 때 문특 머리를들고 눈앞의 소녀를 보았다
그렇지, 이아이가...
기억이 애매한 부분도 있지만 간호해준 이아이라면...
이쪽의 기대하는 시선을 눈치챈것이겠지. 그녀는 조용히 얘기하기 시작했다
쿠온 : 너는...이 인적도 없는 산중에서 혼자서 쓰러져 있었어
혼자서?
쿠온 : 응...그래서 그대로 냅두는것도 꿈자리가 나쁘니까 주워서 간호했어
쿠온 : 그래서 기대시켜서 미안하지만 내가 아는 너는 그정도야
그런...가...
쿠온 : 미안해
아니, 멋대로 기대한 이쪽이 미안해
쿠온 : 그렇게 말해주면. 하지만, 곤란하네. 설마 이렇게 되다니...
그렇게 중얼거리며 쿠온은 자신의 머리에 손을대고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눌렀다
정말이지 곤란하네 이런때에는 어쩌면 좋을까
알게된건 자신이 누군지 모른다, 정도일까
덧붙이면...여긴 어디야?
쿠온 : 쿠쥬리의 서쪽...시시리주의 안쪽이라고하면 알겠어?
과연
...전혀 모르겠어
쿠온 : ...
지명을 알아도 거기에 어디인지 전혀 몰라서야 의미가 없네
달리...달리 물어볼게 있다면...
그렇지, 그 커다란거!
쿠온 : 커다란거?
아, 그래. 질척하고 느리적거리던 슬라임같은거. 그건뭐야!?
쿠온 : ...슬라임?
쿠온은 살짝 고개를 기울이면서 금방 무슨말인이 알아챈듯 하다
쿠온 : 아, 혹시 타타리(저주)를 말하는거야?
타타리(저주)...?
쿠온 : 그건 그런 이름의 생물...이려나?
쿠온은 조금 자신없게 미소지었다
쿠온 : 뭐냐고...물어봐도, 솔직히 이쪽도 곤란해져
쿠온 : 알고있는건 햇빛이 닿지않는 땅속 깊은곳에 서식한다는 정도야
쿠온 : 거기에 굴러들러온 생물을 공격해서 식량으로 한다는것
쿠온 : 그리고, 절대로 죽지않는...다는것 정도야
죽지않는다...
쿠온 : 응. 저건말야, 죽지않아
쿠온 : 태워도 잘라도 때려도, 금방 되살아나서 뭘해도 숨통을 끊는건 할수없어
아니 아무래도 불사신이라던가 하는 그런생물이 있을리 없잖아
생명력이 강해서 죽이기 힘들다던가 그런거 아니야?
쿠온 : 아니, 정말이야. 정말로 뭘해도 죽지않아. 뭘해도 어떻게해도...말야
쿠온 : 기껏해야 철저하게 때려잡아서 쫒아내던가
싫어하는 큰소리와 빛으로 물러서게하는게 최선이야
쿠온 : 그런이유로 그숫자도 그생태도 잘 모른다는거야
뭐야 그 말도안되는 생물은. 무시무시하잖아...
쿠온 : 그래서 너는 굉장히 운이 좋았던거야.
조금이라도 도와주러가는게 늦었다면 지금쯤 뼈조차 남아있지 않았을거야
그 말에 통채로 먹혀 순식간에 녹았던 거대한 벌레를 떠올린다
이쪽의 창백한 모습에 쿠온은 쿡쿡하고 웃으며 말했다
쿠온 : 안심해. 서식지에는 접근하지 마, 인적에서 떨어졌을경우에는 섣불리 길에서 벗어나지마
쿠온 : 그런 기본적인 주의사항을 지키면 왠만하면 습격당하는일은 없으니까
그,그런가. 왠만히는...이라니?
정말로 그런 희귀한 경우였던거야!?
쿠온 : 무슨일이든지 절대로라는건 없어
그때는 그때가서 생각하는게 좋지 않을까
쿠온 : 사람은 운이 없으면 바람이 분것만으로 죽으니까
쿠온은 그렇게 시원스럽게 말했다
이미 끝난 과거니까 말할필요가 없다는건가, 그게아니면...
쿠온 : 그건 그렇고, 이제부터 어쩔셈이야?
이제부터...
정말로 어쩌면 좋지...
쿠온 : 미안해, 조금 심술궃은 질문이었을까
쿠온 : 기억이 없는 자신의 이름도 확실하지 않는데
그런 질문을 받아도 곤란할뿐이지
뭐 그건 그렇지만
쿠온 : 음, 그렇다면...
무언가를 떠올린듯한 그녀는 이야기를 끊고 생각에 잠겼다
쿠온 : 이것도 뭔가의 인연. 잠시동안 너의 신변은 내가 맡는다는걸로 어때?
....하?
그 엉뚱한 생각에 잠시동안 말이 막혔다
이 소녀가 나를?
아니 호의는 고맙지만...
...아니 잠깐
이런곳에서 떨어지면 금방 야위어 죽거나 괴물의 먹이가 되는 두가지 선택뿐이야
조금 불안은 있지만 여기까지 나에게 여러가지 해줬어. 지금와서 잡아먹거나 하진 않겠지
적어도 상황을 이해할수 있을때까지 그녀를 의지하는게 좋아.
여기는 흘러가는배에 타는셈치고 말에 따르도록하자
...알았어. 잠시동안 잘부탁해
머리를 숙이니 쿠온은 방긋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띠었다
쿠온 : 응, 현명한 판단이야. 솔직한건 좋은거라고 생각해
그 미소. 거절했다면 야위어 죽었을거라는 건가...
쿠온 : 그러면 너의 앞으로의 행동도 정해졌으니, 일단은 이름정도는 정해둬야지
...이름?
쿠온 : 계속해서 이름이 없으면 불편하니까 말야. 이름, 아직 생각나지 않지?
응...
생각해보니, 이름이 없으면 마을에 내려갔을때 곤란하네
알았어, 그러면 적당히 정해...
아니 잠깐
이건 어쩌면 찬스가 아닐까?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건 어떨까 생각했는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새하얗다는거잖아
그렇다는건 나 자신의 이름을 굉장히 멋지게 지을수있단 거잖아
어쩌면 내 진짜이름은 평범하고 튀지않는것이었을지도 몰라
아니 그건 아직 괜찮지만 머리를 맞은것처럼 괴상한 이름이었을 가능성도 있어
그렇게 생각하면 기억상실도 나쁘진 않아.
아니, 나쁘기는 커녕 멋지잖아. 역경을 찬스로 바꾼다는건 바로 이걸두고 말하는거지
그렇다면 이름을 적당히라는건 말도안되지
여기선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누구나가 부러워할정도의 멋진이름을...
좋아! 내이름은!!
쿠온 : 음~ 어떤이름으로 할까
.....에?
눈앞의 소녀는 모처럼 멋지게 손을 치켜올렸는데 완전히 무시하고 사랑스럽게 생각을 하고있다
안좋은 예감이 들어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물었다
저기...혹시...너도 생각할 생각이야?
그러자 그녀는 갑자기 무슨말을하냐는 느낌으로 이쪽을본다.
쿠온 : 생각이고 뭐고 그게 의무니까
의,의무?
쿠온 : 보호자라고하면 부모나 마찬가지. 즉 너를 주워서 보호자가 된 나에게는
너의 이름을 지어줄 의무가 있어
아니 그건...
아무리봐도 연하인 여자애에게 부모는아니잖아, 부모는...
쿠온 : 나의 보호같은건 필요없이 혼자서 해나갈수 있다면,
그건 그거대로 상관없지만
으...으음...
지금 그걸말하면 반박할수가 없다. 이쪽의 추욱하고 어깨를 떨어트리는 모습에
쿠온은 장난스럽게 미소지으며 팡하고 두손을 친다
쿠온 : 그럼 결정된거네
하아...모처럼의 멋진이름계획이...
결국 무엇하나 자신의뜻대로 되지않은채 문자그대로 모기장밖에서 자신의
이름결정회의는 진행되었다
쿠온 : 그렇네, 너의 이름은...
고개를 기울여 천장을 바라보는 쿠온.
......
잠시동안의 침묵후 문득 그녀가 뭔가의 단어를 입에 담았다
쿠온 : 하...쿠...
하쿠...?
쿠온 : 그래, 『하쿠』.
아무래도 그녀로서는 회심의 이름이었겠지.
그렇게 말하며 이쪽으로 방긋하고 미소지었다
쿠온 : 앞으로는 하쿠라고 부르면 좋지 않을까
하쿠...
그녀에게서 받은이름을 입으로 말해본다
그다지 확와닿지가 않는데...
쿠온 : ...뭔가 말했어?
두근
배후에서 묘한 한기를느끼고 몸을떤다
슬쩍 쿠온을 보니 그녀의 눈은 곁눈질하면서 웃고있는데도
뱀에게 노려지는 개구리처럼 두근두근하고 심박수가 증가한다
읏!? 아,아니 아무것도...
그런 나에게 쿠온은 크흠하고 작은 기침을내고 이쪽에게 말했다
쿠온 : 이 이름은 굉장히 유서깊은 이름이야
쿠온 : 전승에까지 칭송받는분의 이름에서 받은 이름이니까
칭송받는분...
쿠온 : 그래, 칭송받는자니까..
기억이 없는 나에게는 그 고마움은 알지못한다
하지만 그녀의 소중하듯이 여기는 표정에서 그것이 매우
의미있는 것이라는것 어쩐지 이해할수 있었다
알았어...
하쿠 : 나는 『하쿠』. 앞으로는 그렇게 불러줘
쿠온 : 응, 그렇게 말해줘서 다행이야
하쿠 : 크으! 아침해가 눈부시네...
하쿠 : (여기서도 별다른일 없어도 해는 뜨는가.
그러면, 이제부터 어떻할까...)
쿠온 : 몸상태는 이제 괜찮아?
하쿠 : 응...?
그 목소리에 뒤돌아보니 거기에는 냄비를 안고 아침식사 준비를하고있는 쿠온이 있었다
쿠온 : 일단 눈에띠는 상처같은건 없었던것 같은데...
하쿠 : 몸의 상태...
확실히 쿠온에게 주워졌을때 혼수상태였던것 같고,
그후에 정체를 알수없는 괴물들에게 쫒겨다녔었다
신중하게 어깨를 돌려 고개를 까닥까닥 흔들어본다
하쿠 : ...뭐 특히 문제는 없네
쿠온 : 정말로?
하쿠 : 그래. 어느쪽이냐면 근육통쪽이 힘드네
그런 허세를부린 농담에 쿠온은 쿡쿡하고 웃는다
쿠온 : 그러면 안심이야. 아침을 먹고나면 출발하자
하쿠 : 출발?
하쿠 : 이라니, 도대체 어디에?
쿠온 : 계속 여기있어도 소용없으니까 가까운 촌락으로 이동할거야
하쿠 : 근처의 촌락?
쿠온 : 응, 조금 걸어가면 있어.
하쿠 : 그런가, 난 분명...
쿠온 : 분명?
하쿠 : 아니, 분명 쿠온은 여기에 살고있는거라고 생각했어
쿠온 : 그건, 내가 산너머에 살고있는, 촌티나는 시골사람으로 보인다는 의미일까?
쿠온이 이쪽을 힐끗 노려본다
쿠온 : 그게 하쿠의 소원이라면, 쭉 천막생활을 해도 괜찮지만 그게 좋아?
쿠온은 싱글벙글웃으며 제안해왔지만, 확실하게 눈이 웃고있질 않다
하쿠 : 자,잠깐 기다려. 별로 그런 의미는 아니야
쿠온 : 아하하, 농담이야
쿠온 : 여기에는 여행의 도중에, 잠깐 들렸을 뿐이야.
하쿠도 있고, 슬슬 내려갈까해서
하쿠 : (여행의 도중....인가)
하쿠 : (...마을로 내려가면, 누군가 나를 알고있는 녀석이 있을지도 몰라)
하쿠 : (의외로, 금방 문제가 해결될지도 몰라)
쿠온 : 그러면,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거기에 있는 짐을 그아이에게 쌓아줄래?
하쿠 : 그 아이...?
그렇게 부탁받아 고개를 기울였다.
하쿠 : (그런데, 다른 사람은 없었던것 같은데)
? : 쿠케-!!
하쿠 : 우와앗!!
하쿠 : 뭐,뭐야. 이 타조같은건!?
그 타조같은건 이쪽을 먹이라고 생각한건지, 재롱부릴셈인건지 열심히 뻐끔거리며
이쪽으로 달려들려 하고있다
쿠온 : 타죠? 무슨소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아이는 타조같은게 아니라 말이야
하쿠 : 이게...말?
하쿠 : (이런 말이 있을리...아니, 쿠온의 일도 있어.
이게 말인거겠지)
하쿠 : (점점 상식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어...)
아침식사후, 둘이서 천막을 정리하니, 태양이 머리위에 오기전에
짐을 쌓은 타조같은거와 함께 출발했다.
하쿠 : 그러고보니 괜찮은거야?
쿠온 : 뭐가?
하쿠 : 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내 탓에 그 방해가 된게 아닐까 해서 말이야
그러자, 쿠온은 의외로 아무렇지 않게 웃었다.
쿠온 : 용무라고는 해도, 이 산에 온건 큰 용무인건 아니야.
하쿠의 일은 하는김에 하는거니까 신경쓰지마
하쿠 : 그런건가?
쿠온 : 응, 정말로 마음내키는대로 가는 가벼운 홀로여행이니까.
오늘은 동쪽에 내일은 서쪽...기분에 따라서 훌훌이랄까
쿠온 : 물론, 여행을 나선 목적은 있지만, 별로 서두를 필요는 없으니까
쿠온 : 그것보다도 말야, 가본적없는 땅에서 여러가지를 보고듣고, 공기를 느끼고싶어.
쿠온 : 『지금』밖에 하지 못하는것을 후회하지 않도록...
쿠온은 어딘가 먼곳을 바라보는 눈으로 그렇게 말했다.
하쿠 : (하지만, 이유는 어찌됬든 젋은 여성의 홀로여행은...)
하쿠 : (여행은 위험으로 가득해. 그것은 어제 두번이나 실제로 체험했으니 잘 알고있어)
하쿠 : (게다가, 잘 정비된 가도라면 몰라도, 이런 산속까지 나돌아다녀도 괜찮을까?)
하쿠 : 저기...
그 의문을 쿠온에게 말해보려고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 쿠온은 갑자기 멈춰서서 이 이상 앞에 나오지 말라는듯 손을 옆으로 뻗어
이쪽을 멈추었다
? : 그르르르....
하쿠 : 게엑!
하쿠 : (들개...아니, 늑대인가? 동물인건 확실하지만 특이한 형태를 하고있어.)
하쿠 : 어,어이. 무슨일이야?
쿠온 : 무슨일이라니?
쿠온 : 아, 그런가. 괜찮겠네 이아이들 굉장히 약하니까
하쿠 : 그,그런건가?
쿠온 : 응. 나무봉이라도 휘두르면, 금방 도망치니까말야.
쿠온 : 그런데도 공격해오니까, 좀 귀찮지만 말야
쿠온 : 금방 쫒아낼테니까, 잠깐 기다려줘
하쿠 : 아니, 그렇다면 나도 도울게
하쿠 : (후후후, 지금까지 험한꼴을 당했으니까.
미안하지만, 너희들로 원한을 갚게 해줘야겠어)
시험당한 각오 ~쿠쥬리 가도~
승리조건 : 적세력의 전멸
패배조건 : 하쿠또는 쿠온이 전투불능
시스템메뉴의 용어사전에 전투지도가 추가되었습니다
전투지도에는 시뮬레이션파트에 대한 다양한정보가 기재되어있습니다
전투에대해 모르는것이 있으면 확인해봅시다
※첫전투부터 초회특전캐릭인 투하트2의 타마키,사사라를 사용가능(한정판특전인 수영복버전도 사용가능으로 예상)
하쿠 : 받아라, 내 정의의 철퇴를....으랴아아앗!!
하쿠 : ......뭐?
하쿠 : 받아라아아, 정의의 철퇴!!
쿠온 : ...하쿠, 뭘 놀고잇는거야
하쿠 : 아,아니 기다려. 저기....쿠온씨
쿠온 : 응?
하쿠 : 뭔가 이 멍멍이들, 맞아도 멀쩡한거 같은데...
쿠온 : 하쿠, 아무리 약하다고해도 장난치면서 놀면안되지. 방심은 금물이야
하쿠 : 아니 별로 놀고있는건...
하쿠 : 으랴아아아앗!!
하쿠 : 오랴아아아아아아아아앗!!
쿠온 : ...하쿠?
하쿠 : 잠, 기다려기다려
하쿠 : (어떻게 된거야, 이녀석들 약한게 아니었냐!?)
하쿠 : 하아...하아...하아...
하쿠 : 쓰,쓰러트린...건가?
쿠온은 눈을 감고, 그 커다란 귀를 기울였다
쿠온 : 응, 근처에는 이제 기척이 없는것 같은데?
하쿠 : 그,그런가...
나는 풀썩하고 지면에 쓰러졌다
하쿠 : 죽는줄...알았다...
쿠온 : 에...그러니까, 수고했어?
드러누운 나에게 쿠온은 검은 수통을 내밀었다
묵묵히 그것을 받아들었다
하쿠 : 이야기가 다르잖아!
쿠온 : 이야기라니?
하쿠: 그러니까, 그 강아지들은 봉을 휘두르면 금방 도망칠거라고 말했잖아
하쿠 : 그런데 도망치기는 커녕 반대로 덤벼들어오고,
봉을 휘둘러대도 조금 물러날뿐. 잘못하면 이쪽이 죽었다고
쿠온 : 별로 거짓말은 하지 않았는데말야
쿠온 : 그아이들, 기습을 하거나 무리를 지어 덤벼올뿐이고 정말로 별거 아니야.
하쿠 : 저게...말야?
쿠온이 힐끗 여기를 본다
쿠온 : 혹시 하쿠...
쿠온 :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하쿠 :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는 신경쓰이지만, 듣지 않은걸로 하자.
왠지 알것같아...)
쿠온 : 응, 하쿠는 병석에서 막 일어났으니까, 분명 상태가 안좋았던거야.
익숙하지 않았던것 같고...
쿠온 : 분명, 앞으로 몇번 경험해보면, 간단히 쫒아낼수 있을거야
하쿠 : 그런거, 두번세번이나 경험할까보냐
쿠온 : 그러면, 슬슬 출발할까
하쿠 : 아니, 벌써말이야!? 조금더 쉰다는건...
다리에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고, 흔들흔들 하고 흔들리고 있다
쿠온 : 별로 상관은 없는데, 너무 여유를 부리면 도착하기전에 해가 져버릴지도 모르는데 괜찮아?
쿠온 : 그러면 밤길을 걷게될테고, 그아이들에게 또 습격당할지도 모르는데
하늘을 올려다보지만, 아직 해가 그렇게 지지는 않았다
하쿠 : 저기, 촌락은 그렇게 멀지 않은거지?
쿠온 : 응, 조금남았어
하쿠 : ......
쿠온 : ...응?
멍한느낌으로 여길보는 쿠온
하쿠 : (거짓말은...아닌것 같은데. 괜찮아, 촌락은 가까울...거야)
하지만 그뒤로 얼마나 걷고있는것일까?
쿠온이 말한대로 태양이 크게 기울어졌는데 아직 촌락이 보이질 않는다
하지만 상당한 거리를 걸어왔다고 생각하는데
쿠온은 지친기색도 없이 유유히 계속 걸어간다
게다가 그 발걸음은 꽤나 빠르다.
한편, 이쪽으로 말하자면...
하쿠 : 하악...후욱...하악...
원래부터 체력에 그다지 자신이 없었던 탓인지,
이미 숨이 끊어질 지경이다. 거기에다...
하쿠 : (다,다리가...)
다리는 이미 납덩이같이 무거운것을 끄는듯이 걷고있다
하지만 아직 앳된소녀인 쿠온이 계속걷고있는데,
남자인 내가 약한소리를 할수는 없다.
할수는 없지만...
하쿠 : 저,저기, 쿠온...
쿠온 : 응?
쿠온은 걷는걸 멈추지않고 돌아보았다
하쿠 : 저기...뭐냐, 꽤나 걸은거같은데 촌락은 아직인가해서...
쿠온 : 응, 앞으로 조금. 조금더 남았어
하쿠 : 그,그래?
하쿠 : (조금더...정말로 조금더이지?)
희미하게 느끼고는 있었다. 쿠온과는 뭔가 감각이 틀리다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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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럭..엄청난 대사분량에 토혈을 할거같네여 ㅂㄷㅂㄷ
다음편에서는 취락도착후의 스토리와 새로운 등장인물이?
긴문장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ㅊㅊ
잘 보고 갑니다 ㅊㅊ!
잘봤습니다!
번역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여기까지 쉽게 진행했습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우왕 정말 감사합니다
번역 추천드리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