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라스트오브어스2』 사태의 본질과 문제의식
내가 생각하는 『더라스트오브어스2』 사태의 핵심은 '평가 기준'에 있다.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각, 즉 평가 기준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더라스트오브어스2』에 대한 호불호가 갈린 것도 이러한 평가 기준의 다름에서 비롯된 것이다. 평론가들은 '창의성'을 핵심 평가 기준으로 꼽는다. 평론가들에게 중요한 것은 형식의 반복이나 답습이 아니라, 기발함과 혁신이다. 기존의 것들은 이미 색이 바래진 것이다. 콘텐츠소비자에게도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이 적용된다. 콘텐츠를 소비함에 따라 느끼는 주관적인 만족도(혹은 필요도)는 점차 감소한다. 다른 한편으로, 일반적인 게이머들은 '직관적인 만족'을 추구한다. 이러한 관점 차는 축적된 '콘텐츠 소비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대중적인 취향을 지닌 대다수는 기존에 완성된 형식을 옮겨와 살짝 비틀어 재생산하는데 그쳐도 충분히 만족한다. 영화로 치면 마블 시리즈. 아니면 흔한 스마트폰 양산형 게임도 많다. 『ASSASSIN'S CREED ODYSSEY』 같은 게임도 사실 마찬가지다. 기존 시리즈를 답습하는 동시에 배경만 고대 그리스로 바꾸었다. 성공한 작품 중 하나인 『THE WITCHER 3: WILD HUNT』의 형식을 빌려와 적당히 버무려 놓은 것이 혁신이라면 혁신인 작품이다. 직접 해보면 알겠지만,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게임을 만든 것은 오직 '수익'를 위한 목적에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이머들은 아주 만족스러워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소위 '평가 기준'이라는 것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평론가의 말이 절대적인 진리는 아니다. 그들이 지적으로 성숙한 것도 아니다. 누군가 『시민케인』를 형편없는 영화라고 평가했다고 한들, 그것을 두고 잘못된 평가라고 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시민케인』을 단순히 '재미'의 기준으로만 평가한다면, 아마도 대다수에게 『시민케인』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형편없는 작품이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번 『더라스트오브어스2』 사태에서 드러난 게이머들의 행태다. 이들은 『더라스트오브어스2』가 형편없는 게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그것이 절대적인 진리인양 여기고 있다.(물론 『더라스트오브어스2』를 호평하는 이들에게서도 이런 행태는 더러 존재한다.) 그러면서 자신과 다른 평가를 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평가 기준이 맞다"며 강요를 하고 있다. 예술병에 걸렸다는 등의 인격적인 모욕은 서스럼없다. 나아가 제작진을 골프채로 유린하겠다는 말을 하거나, CD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보이고, 심지어는 모션 캡쳐한 배우에게 살해 협박을 하는 등 폭력적인 모습도 보인다. 이런 동영상들에 달린 댓글 분위기는 열광적이다. 정말로 심각한 문제다. 한 유튜브 스트리머가 올린 동영상을 보면 마치 '닐 드럭만'이 정신박약자인 것처럼 묘사를 하고 있다. 다른 어떤 스트리머는 『더라스트오브어스2』를 두고 호평을 했다고 해서 사과를 했다고 한다. 마치 홍위병들을 보는 기분이다. 일반화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게이머들 다수가 전체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또 어디서부터 바꾸어나가야 할까. 나는 이런 게이머들이 너무나 한심하고 안쓰럽다. 게이머들의 격을 떨어뜨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