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본문은 리뷰가 아니며 어디까지나 일종의 세계관 분석에 불과합니다. 다만 게시판 성격상 스토리 소개 차원으로써 올려도 된다고 판단하여 다른 사이트에서 댓글로 논의한 부분까지 추가하여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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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더스크롤 세계관은 다른 중세 판타지 세계관 작품들과 비교할때 매우 독특한 렌즈를 통하여 인식됩니다.
일단 플레이어 자체가 중세인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데요. 플레이어의 세계관과 플레이어 캐릭터 및 플레이어 주변의 보통 사람들의 세계관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이게 얼마나 우스운 일로 이어지냐면요, 유튜브에 보면 일명 리뷰어중 몇몇이 스톰클록 내전을 종교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반란으로 해석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조금만 깊게 생각하면 말도 안된다는 것을 알수있죠. 중세시대에 종교의 자유?! 무신론자는 지금도 일부 문화권에서는 특히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이교도보다도 증오스러운 범죄자로 해석됩니다. 중세시대에 파문은 사회적 사형선고였구요. 자발적으로 종교가 없다는것은 중세인들에게 이해가 불가능한 불가사의한 영역의 일인겁니다.
스톰클록 내전은 종교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종교를 위해, 특정한 종파가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탈로스 금지령)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인 탈로스를 위해서 싸우는 것입니다. 이러한 종류의 사회현상은 15~16세기 유럽에서 벌어진 위그노 전쟁, 마녀사냥, 네덜란드 독립전쟁과 같은 종파국가 분쟁들입니다. 모두 공통적으로 타 종파에 대한 대규모 박해와 학살이 포함되었으며 특정 종파는 곧 집단적 정체성이였습니다.
명심하셔야 될것이 스카이림 세계관은 종교, 사회, 생산방식 관점에서 완벽하게 '중세'입니다. 물론 마법이 있지만 그 마법이 산업혁명을 이루지는 않으니까요.
플레이어들이 잘 느끼지 못하는데 스카이림은 매우매우 종교적인 사회입니다. 도시마다 사원이 있고, 문화 곳곳에 신앙심이 묻어있습니다, 정치권력이 특정신을 금지하고 이를 신학적으로 설명하는데 여념이 없구요(Talos Mistake). 베데스다는 그리고 엘프와 인간에의 종교적 색채가 다른 것에 대한 길고 긴 설정글을 작성하였고, 다신교 종교의 발전모델을 게임내에 구현할 정도로 해박합니다. 그런데 게임내 사회가 비 종교적일 가능성은 제로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스카이림 내에서는 신이 존재함이 확증되니 우리와 다르지 않느냐? 라고 할수도 있는데 어떤 전지전능한 존재가 존재하는 것과 그것에 종교적 숭배를 벌이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만약 사회가 세속적인 가치에 기반한다면 전지전능한 존재라도 세속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실에서는 그런일이 안일어 났지만 여러 히어로 코믹스 특히 왓치맨에 나오는 닥터 맨해튼에 대한 작중 사회의 반응을 본다면 전지전능한 존재의 확증이 종교적 숭배로 직결되리란 보장은 없다는것을 알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중에도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생산력을 이룩한 드웨머들이 종교적 가치를 부정했구요.
그리고 게임내의 모든 등장 인물은 중세인들이고 그리고 중세인들에게 정체성을 구성하는 것은 두가지 입니다. 하나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지역 공동체이고(보통 중세 유럽이면 같은 지역교회를 다니는 사람들), 다른 하나는 자신이 믿는 신이죠. 백금 조약은 그 신을 부정했고 거기에 반발하여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반란을 일으킨것이 스톰클록 내전입니다. 세속적 종교의 자유와는 억만년 떨어져 있는 개념이죠.
중세인이 아닌 사람이 중세시대에 살게되면서 크게 문제가 생기는게 또 있는데요. 중세인들은 어느 문명권을 막론하고 문맹인 경우가 90% 이상이였다는 겁니다.
사실 문자 해독력 자체가 사회구성원의 기본 소양이 되는 현상은 길게 잡아도 산업혁명 이후입니다.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라는 책을 보면 러시아 혁명 직전 노동자계급이자 주인공인 '어머니'가 백발이 성성한 나이가 되어서 글을 배웁니다. 당장 뉴스에만 봐도 일제시대에 태어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처음 글을 배우는 것이 심심치않게 나오죠.
중세시대, 고대시대의 문자는 보통 문화권내의 지배계급들간에 공유되는 정보전달 체계였습니다. 마치 현대에 이르러 대부분의 인텔리 계급이 서로 영어로 유창하게 소통이 가능한것 처럼요. 가장 단적인 예시가 한자이죠. 한글은 일반 백성이 쓰는 문자였고, 한자는 사대부가 쓰는 문자였으며, 한글이 생기기 전엔 거의 지배층들만 문자를 썻습니다. 누구와 한자로 소통하기 위해서였냐면 당연히 중국이였죠. 고대이후 동아시아 모든 문화의 중심지.
그런데 스카이림을 플레이하는 플레이어 자체는 현대인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플레이어 캐릭터도 게임내의 모든 문자를 해독할 능력이 있다는 거죠. 정상적인 중세 평민이면 할줄 몰라야 정상입니다. 세상에 글을 완벽하게 읽고 쓸줄아는 분께서 도끼들고 산적 대가리나 작살낸다니 현대로 치면 대학교수가 시리아에서 IS 사냥하는거랑 비슷한 상황인 겁니다.
그러면 이쯤 되면 게임내에서 단서를 찾아야됩니다. 정말로 내가 대가리를 작살낸 산적새퀴들이 다 문맹인가? 하는 의문이 생기니까요.
일단 문맹이 아닐거라는 증거들 부터 봅시다
1. 산적 던전들에서는 심심치 않게 책이 나오며, 심지어 산적들중 몇몇이 직접 쓴 저널도 발견 됩니다.
2. 대부분 도시의 잡화점에서는 책을 심심치않게 팔고 있습니다.
3. 또하나 중요한 것인데 지배계급의 언어가 피지배계급과 다르지 않습니다.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실제 역사적 발전과정과 비교하면 문맹률이 낮을 가능성을 더해주죠.
4. 드래곤볼에게 책을 가져다 달라고 하는 퀘스트가 꽤 많습니다. 개 중에는 당연히 읽고 쓸줄아는 학자같은 사람도 많지만 개중에는 글을 읽는 것과는 상관없는 대장장이가 2명 끼어있습니다.
5. 스카이림 내의 모든 책과 저널들은 띄어쓰기가 되어 있습니다. 가로쓰기하던 한자는 물론이고 영어도 띄어쓰기가 제대로 도입된지 얼마 안되었습니다. 띄어쓰기 규칙도 정립이 안되어있었고 인쇄술의 보급이전 종이와 책들의 필사본은 매우 귀해서 책을 쓰는 사람들은 최대한 많이 쓰기 위해 띄어 쓰기를 잘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중세시대에 보통 책을 읽는 방법은 교회 찬송가 부르듯이 리듬에 맞춰서 끊어 읽는 것이였죠. 하늘천~ 따지~ 검을현~ 누를황~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여기까지 보면 문자와 책들은 어느정도 보급되어 있는것 같습니다. 다만 주의할것이 중세인들이 무조건 전부다 문맹은 아니였다는 것이죠.
개인차원에서는 어느정도 일상언어는 읽을줄 아는 사람이 있는게 당연합니다. 1930년대 우리나라 시골에서는 소학교도 못가서 글도 못읽는 사람이 많았지만 그래도 몇몇은 어느정도 글을 읽을줄 알았습니다. 몇몇 개개인이 글을 읽고 쓸줄 안다고 결정적인 증거가 되지는 못하죠. 그리고 5번은 게임상 편의적으로 그렇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그렇다면 문자 보급률을 제대로 알아보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바로 교육기관을 알아봐야합니다.
교육 기관에서 문자를 대하는 방식을 보면 보통 그 사회의 문자 보급률을 잘 알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스카이림에는 2군데의 상설 교육기관이 있습니다.
윈터홀드 대학은 일단 가장 유명한 교육기관입니다. 사실 현대로 치면 공과대학에 더 비슷하지만 어쨌든 봅시다.
윈터홀드 대학에는 도서관이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시설을 관장하는 교수는 처음본 드래곤본에게 당연히 글을 읽을줄 안다는 듯이 이 책을 읽어보라고 책을 내어주죠. 현대인들 관점에서는 당연한 겁니다만 중요한 점은 그 오크 교수가 드래곤본이 당연히 글을 읽을줄 알거라고 생각했다는 거죠.
하지만 문제는 그것도 확실치는 않다는 겁니다. 어쨌든 플레이어가 학생으로 입부하는 방법도 있고, 그 교수가 물론 웬지 모르게 갑옷을 입고 있어도 학부생으로 생각했을 가능성도 있죠. 그리고 윈터홀드 대학의 대외적 평판은 처참한 수준인데다 일반 대중과 의미있는 상호작용을 하지 않습니다.
바드 대학을 보면 좀더 명확해지죠. 일단 바드 대학은 스카이림의 모든 바드 즉 음유시인들을 교육하는 기관입니다. 그런데 바드가 뭐냐하면, 무엇인가 기억할만한 사건이나 지역들을 직접 목격하고 그것을 노래로 만들어서 부르고 다니는 직업입니다. 물론 평범한 가수라고 이해하면 편하지만 기억해야 할것이 여기서 배우는 것은 발성법, 작곡법 이런것 뿐만이 아니라 "역사"를 배운다는 점입니다. 스카이림에서 만난 대부분의 바드들은 전쟁, 왕, 드래곤, 무엇인가 일상생활보다는 대단한것들을 좋아한다는 겁니다.
당장 바드 대학에 입학하려고 찾아간뒤 대화 몇번 나눠보면 음유시인들이 '지금 벌어지는 내전은 너무 지루해 좋은 노래가 나올수가 없어.', '수세기가 지나서도 기억될것은 왕과 내전따위가 아니라 드래곤의 출현이지'라고 말합니다.
현대에 가수들이 자신의 노래가 수세기 뒤에도 기억될거라고 생각하면서 노래를 만들 가능성은 낮죠, 그러면 바드는 구체적으로 무엇일까요? 바로 스카이림 판 "역사학자" 입니다.
실제로 대학을 돌아다니다 보면 학생과 교수들이 연대별로 일어난 사건들을 줄줄 읊는게 목격 됩니다. 단순한 가수라면 그럴 필요가 없죠, 실제로 바드들의 역할은 스카이림이라는 지역의 집단적 기억들이 구전을 통해 후대에도 기억될수 있도록 '노래'로 만드는 역사학자의 역할인 것입니다.
비슷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현실에서 찾아보면 대략 우리나라의 판소리꾼이 있습니다. 물론 실제 역사속 바드들도 있구요. 중요한것은 바드들의 역할이 가수가 아니라는 겁니다. 노래를 통해 스카이림의 집단적 기억을 보존하고 관리하는 원시 역사가 집단이라는 것이죠.
구전을 통해서 집단적 기억을 후대에 전승시키는 직업이 있는 시대는 공통적으로 문해율이 매우 낮았습니다. 고3 국어 시간에 귀에 못이 박히게 배우는것 처럼 문해율이 낮으니까 판소리를 통해 어쩌고 저쩌고 사건을 풍자하고 어쩌고 저쩌고 그러다가 나중에 한글로 기록되고 어쩌고저쩌고 결론은 집단적 기억이 구전을 통해 유통됐다는 것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바드대학에서 다루는 Poetic Edda는 역사책 이름 부터가 시인데다가 형식도 여러 시들과 노래들을 엮어논 것입니다. 그리고 대학에서 다루는 가장 중요한 역사기록의 기능을 수행하죠. 구어체가 문어체와 분리가 안되고 그대로 기록되어 취급되는 것은 강력한 구전문화의 흔적입니다. 구지가나 황조가 같이 말이죠.
그리고 구전문화가 강력하다는 것은 문맹률이 높다는 암시가 됩니다.
만약 문해율이 높은 사회였다면 같은 이벤트를 "XX년에 XX 사건이 일어났다"로 간단하게 글로 써서 전하는 거랑 "하늘을 가르는 목소리가 마라의 은총처럼 따듯하게 어쩌구 저쩌구 쏼라쏼라"하면서 문학적 수사를 통해 노래나 시로 변용해서 기록하는 것을 비교할때 전자가 더 효율적이고 더 왜곡이 적습니다.
그런데 가장 유명하며 잘 인용되는 역사책이 문어체가 아니라 구어체로 기록되어 있다는 것은 정보 유통의 관점에서 볼때 더 효율적인 방법이 지배적이지 못하고 최소한 공존하지도 못한다는 점이며 순수한 기록만으로는 정보가 유통되지 못해 구전을 통해 정보가 유통된다는 설명이 유력해지죠.
반면에 바로 이웃지역인 시로딜에는 신문이 200년 전에도 있었다는것과 음유시인이 각 도시마다 있고 그 음유시인이 대학에서 역사수업을 받았다는 것을 비교하면은 스카이림 사회의 집단적 기억은 구전문화에 크게 의존하는 형태라는 결론이 도출되며 어째서 스카이림에는 신문사가 없는지도 명확해집니다. 베데스다가 그냥 분위기 맞추려고 제외한것만은 아닐 가능성이 높죠.
아직도 감이 안잡히신다면 현대에 음유시인이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간단합니다!! 물론 시인, 가수, 소설가 같이 문학의 형태로 집단적 기억을 이어가는 직업이 있습니다만 현대의 집단적 기억의 매우 적은 부분만을 차지합니다.
우리가 예를 들어 저번 지방선거를 기억할때 누군가가 시를 쓸수도 있지만 보통 우리는 "문어체"로 기록된 즉 많은 사람들이 읽을 것을 상정한 기록들인 신문기사같은 글들을 읽어서 인식합니다. 아무도 10년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2차세계대전에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같은 일을 시나 소설만을 읽어서 배우지 않죠.
그리고 결정적인 증거가 하나 더있습니다. 바로 "오블리비언 사태"에 대한 집단적 기억입니다. 모두 알다시피 오블리비언 사태는 현대로 치면 운석충돌급의 대규모 소요사태입니다. 비록 한참전인 200년전 일이지만 게임내에서 직접 다룬 책들도 어느정도 찾아볼수 있구요.
던스타의 영주직속 마법사인 Madena와 *스포일러*가 유일하게 오블리비언 사태를 게임내에서 직접적으로 말해주는 사람입니다. 심지어 플레이어 캐릭터도 오블리비언 사태가 뭔지 몰라서 마법사에게 다시 물어보는데다가 사태 당시 황제를 암살한 여명회에 대한 박물관을 만들고 있는데 마을사람들이 빡쳐서 가서 불살라 버리지 않고있죠. 요즘으로 치면 "나치 기념관"같은게 생기는 것인데요!
이게 무슨 의미냐면 일반적인 스카이림 사람들의 기억에 "오블리비언 사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현실과 비교해 볼까요 우리는 대부분 거의 100년 전에 일어난 1차 세계 대전에 대해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보다는 약간 덜 자세하지만 200년전의 나폴레옹 전쟁도 일어난것 자체는 잘 알고 있죠.
그런데 스카이림에서는 세계가 종말을 맞을 뻔했고 그 후폭풍으로 정치적인 보편제국이 멸망하는 급변사태가 200년 만에 잊혀진 겁니다!!
물론 200년 전은 평균수명을 고려할때 매우 예전일이고 스카이림은 오지입니다. 그리고 30년전 대전쟁의 사건은 비교적 명확하게 기억되고 있구요. 하지만 대전쟁이 잘 기억되고 있다는 점이 기록문화가 주도적이라는 것을 뒷받침 해주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대전쟁은 30년 밖에 안된 현재 진행형인 사건이기 때문이죠. 스카이림 전역에 그당시의 참전용사들이 거주하고 있고, 중요한 정치 지도자들 역시 대전쟁을 겪어본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엘렌윈 대사, 툴리우스 장군, 울프릭 스톰클록, 발그루프, 리케, 갈마, 브룬울프 프리윈터 등등 그당시에 참전용사들이 사회 각계각층에 존재하죠. 이러한 사건은 구전문화를 통해서도 충분히 왜곡없이 전해질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오블리비언 사태는 관계자들이 다 죽은 순수한 역사속 사건이며, 기록문화가 잘 발달했다면 몰라도 문맹율이 높은 구전문화라면 잊혀지거나 왜곡될 가능성도 높은 사건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드래곤본을 포함한 마을 하나가 통째로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기록문화의 정보가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는 유통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높은 문맹율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근거가 됩니다. 물론 문해력을 가진 지식인들은 알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위의 Madena 처럼요. 하지만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사건이 잊혀질 만큼 기록된 정보들이 일반 대중에 널리 유통되지 못하고 있으며 문자의 자리를 대신하여 구전을 통해 집단적 기억을 구성하는 바드들의 존재를 생각해 볼때 다시 한번 문해율이 매우 낮다고 추측할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길게 쓰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추측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게임내의 정보는 제한되어 있고 관점도 드래곤본의 관점 하나밖에 없으니까요. 그리고 베데스다는 역사학자 집단이 아니니 만큼 이 부분을 명확하게 만들것 같지도 않습니다. 다만 게임내 스카이림 사회와 중세사회에 대한 더 자세한 이해에는 도움이 될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글을 이만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글게요. 문서와 책들이 그렇게 많은데 문명의 꽃이 피지않는건 무언가 두려움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찬란한 문명을 펼치다 단 순간에 사라진 드웨머들 처럼 되면 안돼겠다는 탐리엘 주민들의 무의식속에 잠재한 두려움 같은거. 더 나아가 진리를 탐구한 자들이 하나같이 미치광이가 되거나 사망한거보면 필멸자사 모라의 영역으로 나아가지 못하도록 안전장치같은게 있을지도...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 시로딜에는 신문이 200년 전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무슨뜻이냐면 시로딜은 문해율이 적어도 18세기 중후반 수준 이라는 뜻이죠. 프랑스 혁명 때 쯔음이면 신문이 이미 많이 보급되어 정치에 깊이 영향을 주기도 했으니까요.
신문도 존재하니 출판력도 상당수준일거 같아요. 여행객들에게 그지방 특색이라던가 가볼곳을 설명하는 가이드북 같은것도 유통중이니까요. 그리고 지역 안내 팻말도 글로 적힌거 보면 최소 모험가나 여행객들은 일단 읽을줄 안다고 생각됩니다. 읽을줄 알고 출판력도 상당한 수준인데 봉건제가 존재하고 이렇다할 문화적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다는것이 드웨머 미스테리나 헤르메우스모라 같은 외부존재의 두려움이 아니라면 딱히 설명항수가...
신문따윈 조선시대 초반부터 있었습니다. 문해율과 상관없이 정보를 유통하고 싶은 사람들이 정보를 종이 따위로 전하는 것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몇 달이나 지난 글이지만 제 개인적 견해로는 삶이 가혹할수록 문화는 그 순위가 밀려난다는 점 입니다. 당장 스카이림은 기후만 봐도 한대지방에, 자이언트에 제물을 바치는 공양문화, 뱀파이어/늑대인간의 위협, 내전과 산적들, 각 지역의 문제점(리프튼, 마르카스, 포크리스 등등) 여러가지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문화고 역사고 신경쓸 상황이 아닌것이죠. 당장 광산이 점령당하고 산적이 통행세를 받고 이상한 집단이 주민을 납치하고... 오블리비언 이후로 최소 1세기는 무정부상태와 다름없었겠지요. 바드라고 해봐야 여관에서 돈받고 노래불러주는, 그나마도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 이야기를 노래하는 정도입니다. 지금으로 치면 역사가들이 돈벌기 위해서 퓨전사극을 쓰는것과 같은거죠. 복합적인 문제라고 봅니다. 오블리비언 사태에서 대학만이 거의 피해가 전무했다는 점에서 오는 지식인들에 대한 반감과 어떠한 형태의 두려움, 윗 분이 말씀하신것과 같은 드웨머 멸망에 따른 발전에 대한 망설임, 기초적인 생계의 힘듦 등이 주 요가 아닐까 합니다. 초등교육시설이 전무한 점은 시대 특성상 종교시설이 교육시설의 기능도 함께 수행함으로 필요에서 빠질수도 있겠군요. 어디까지나 게임일뿐이고 베데스다의 의중을 저희가 알긴 어렵습니다만,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것은 게임을 좋아하는 일에서 굉장히 중요하죠.
와 재밌네요 잘읽었어요! 이런거 자주 올려주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