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친구녀석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무척 당황한 목소리
'야 차끌고 가던 중에 교통사고 당해 쓰러져있던 아깽이 구조했다 어쩌냐'
이거 일단 줍긴 했는데 어쩌지, 내가 구조한게 잘 한걸까 등등
멘탈이 터져있던 친구놈
일단 친구놈이 정신 좀 챙기고 병원에 데려가 보니
교통사고로 인해 왼쪽 골반뼈가 박살이 났다고..
시간이 좀 지나고
지인 및 SNS를 통한 모금으로 어떻게 병원비 충당해서
수술은 잘 마무리되었으나, 구조한 친구네서는 못 키울 상황..
집에 건강이 안 좋은 노견이 이미 하나 있어서
경제적으로나 노견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나 무리
일단 수술 회복할때까지만 친구가 데리고 있다가
낫고 나면 입양처 정해질때까지 우리집에서 임보하기로 했는데
어째 마눌님은 이미 얘 이름을 짓고 계셨던..
결국 우리집 애가 되었습니다.
이름은 순삼
기존 고양이들과 합사하기 이전에 한동안 방 안에 격리
신입이 마음에 들었는지
워낙 소심한 성격임에도 늘 살살 따라다니면서
한발짝 떨어져서 살피곤 했더랍니다
흑삼이랑은 거의 친남매 수준..
처음 격리하면서 지냈던 작은 방 안에는 이케아 벙커베드가 있었는데
단계적으로 합사 시작하면서 방문을 열어줬더니
신난 흑삼이가 사다리 타고 2층침대로 오르락내리락을 반복(..)
아직 수술 후유증이 있어서 절룩거리던 순삼이는
밑에서 '우와 개 쩐다'라는 표정으로 마냥 바라만 보길래
2층으로 올려줬더니 기부니가 좋아졌더랩니다
이후 순삼이가 절룩거리면서 2층침대 올라가는 사다리를
무려 3칸이나 올라간 것을 발견하고 황급히 바닥으로 내려주고
사다리는 아예 치워버렸네요. 올라가다가 떨어져서 다칠까봐.
어린것들끼리 사이가 참 좋아서 셋이 잘 어울려 놀았는데
시따가 가버린 이후로 뭔가 허전해졌네요
텅스텐 핀 박은 골반쪽 만지면 울퉁불퉁하니 안쓰러웠는데
지금은 투실투실 살도 많이 찌고
캣타워도 잘 오르락내리락 하고
우다다도 잘 하고
다리도 거의 안 절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근데 저만 제외하고 사람은 다 싫어해서 문제..
블랙에 절묘한 화이트 무늬가 너무나 매력적인 아이네요. 특히 첫사진 카리스마! 첫째가 고양이별 가기 전에 남은 가족을 위해 귀여운 막내를 데려왔나봅니다. 오래 오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사실 출하년도 08년도인 첫째는 또 따로 있습니다(..) 요즘 치매 와서 걱정이네요
에궁 귀여워라 건강하게 지내길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저희집에서는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로 데려올때 건강에 이상이 있던 애들의 이름에 '삼'을 붙이는 전통(?)이 있습니다. 삼시리즈 1호 산삼이는 태어나서 1~2년 못 넘길 약골이라고 했었는데 무려 8년을 살았고 2호 흑삼이는 태어날때부터 눈이 하나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근육냥으로 성장했으니 3호 순삼이도 비록 사고로 다쳤었지만 앞으로 쭉 건강하리라 믿십니다.
집냥이라 귀여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뻐~
귀엽다.. 네로